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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경매매물 속출 ‘11년만에 최대치’…하반기 경기 먹구름에 영끌족 ‘비명’


  • 곽정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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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 2024-08-06 08:21:59

    ▲ 남산에서 바라본 서울 시내 아파트 단지 모습 ©연합뉴스

    [베타뉴스=곽정일 기자] 최근 서울 아파트 가격 상승으로 '폭등'이야기 까지 나오는 가운데 부동산 경매매물이 11년만에 최대치라는 기록이 나왔다. 특히 집값 상승기때 무리하게 대출을 실행한 '영끌족'들이 이자 감당을 하지 못한 게 주 원인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

    5일 법원등기정보광장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부동산(토지·건물·집합건물 등) 임의경매 개시결정 등기 신청 건수는 총 1만3770건으로 전달(1만983건)보다 25.4%, 전년 동월(9328건) 대비 47.6% 늘었고 2013년 7월(1만4078건) 이후로는 최대치를 기록했다.

    임의경매란 돈을 갚아야 할 의무가 있는 채무자가 의무를 이행하지 않을 때 돈을 받을 권리가 있는 채권자가 담보로 제공받은(채무자가 제공한) 부동산에 설정한 권리들을 실행해 자신의 채권을 회수하는 법적 절차를 뜻한다. 별도의 재판을 거치지 않고 곧바로 법원에 경매신청을 할 수 있는 특징이 있다.

    이번 자료에서 눈에 띄는 것은 부동산의 종류와 발생한 지역이다.

    경매 부동산 물건의 종류 중 가장 많았던 것은 아파트, 빌라, 오피스텔 등의 집합건물 비중이다. 지난달 이 같은 집합건물의 임의경매를 실행한 건수는 5489건으로 전체 경매 물건 중 약40%를 차지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달(3547건)과 비교해도 54.8% 늘어난 수치이며, 지난 2010년 11월의 5717건 이후 13년 8개월 만에 최대치다.

    지역별로 가장 임의경매 건이 많았던 곳은 경기도로 3371건이었다. 뒤를 이어 ▲경남 1275건 ▲경북 1188건 ▲충남 985건 ▲부산 881건 ▲서울 828건 순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현상에는 집값 폭등기였던 2020~2021년에 무리하게 집을 산 영끌족들이 고금리로 인한 이자부담을 버티지 못하고 경매에 내놓으면서 물건이 늘어난 것이라는 분석이 일반적이다.

    한편 올 하반기 글로벌 경기도 좋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이 속속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골드만 삭스 그룹은 내년 미국 경기 침체 확률을 상향 조정했다. 골드만 삭스 잰 헤지우스 분석가와 팀은 일요일(현지 시각) 보고서에서 미국 내년 경기 침체 확률을 15%에서 25% 로 올려잡았다.

    일각에서는 빠르면 9월 늦어도 연내에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에서 금리를 인하할 것이라는 예측에 '조금만 버티면 다시 집값은 오른다'라는 의견을 내고 있다.

    그러나 이는 쉽지 않을 전망이라는 게 관계자들의 입장이다. '우리 금리가 조만간 내려갈 까'라는 기자의 질문에 한 업계 관계자는 "미국과 우리나라의 금리차가 이미 많이 벌어져 있기 때문에 설사 미국이 금리를 내려도 우리가 영향을 받아 같이 금리를 내리기까지는 시간차가 꽤 클 것"이라며 "더구나 미국 경기가 안좋아지면 그 여파가 우리에게도 미칠 것이고 당연히 우리 부동산 시장에도 그 영향이 미칠 가능성은 크다"라고 강조했다.


    베타뉴스 곽정일 기자 (devine777@beta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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