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4-09-02 09:31:18
[베타뉴스=곽정일 기자] 지난 7월, 서울의 갭투자가 의심되는 거래가 지난해보다 약3배 가량 증가하면서 가계부채에 대한 걱정이 제기되고 있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차규근 조국혁신당 의원실이 국토교통부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주택취득자금 조달 및 입주계획서에 임대보증금을 승계받고, 금융기관 대출을 끼고 있으며, 입주계획을 '임대'라고 써낸 주택구매 사례는 7월에 963건이었다.
이는 작년 동월 대비 약 2.88배 증가한 수치다. 차 의원은 지난 2021년 1월 이후 3년 6개월 만에 최대치라고 분석했다.
지역별로 보면 강남 3구(강남·송파·서초구)에서 갭투자 의심거래는 238건이 나타났다. 지난해 같은 기간(88건)보다 약 2.7배 증가했다. 또 '노도강'(노원·도봉·강북구)에서도 작년 7월 17건에서 올해 43건으로 2.52배 증가했다.
금액으로도 큰 폭 상승했다. 올해 7월 갭투자 의심 거래액은 1조3969억2176만원으로 지난해 7월(4409억2164만2923원)과 비교해 약 3.16배 증가했다.
이같은 갭투자 의심 거래 증가에 따라 가계대출도 빠르게 증가하는 추세다.
지난달 5대 시중은행의 가계대출은 8조원 넘게 증가했다. 은행들이 일제히 대출금리를 올리고 한도를 줄였지만 이번달 시행되는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2단계 규제가 시행되기 전 대출을 받으려는 수요가 몰린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이 같은 갭투자를 위한 대출 증가에 심각한 우려를 표하고 있다. 무리하게 대출을 받아 갭투자를 통해 아파트를 매수하면, 아파트 가격이 계속해서 올라가면 좋지만, 그 가격이 떨어지는 순간 역전세를 비롯한 여러가지 문제가 터지게 되기 때문이다.
한 전문가는 "어느 자산이건 무조건 오르기만 하는 자산은 없다. 아파트도 마찬가지, 한 10년의 장기적 관점을 잡고 보면 우상향이지만, 그 안에서는 급등과 급락을 반복하게 된다"며 "결국 하락을 맞이하게 되면 무리하게 대출을 받아 갭투자를 한 투자자들의 고통은 상상을 초월하게 된다. 주의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이어 "지금 경기 상황이 국제적으로든 국내적으로든 좋지 않은 것이 사실"이라며 "서울, 아니 강남이라도 하락장에서는 가격이 빠지기 마련이다. 그때 내가 과연 버틸 수 있을지 신중하게 생각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베타뉴스 곽정일 기자 (devine777@beta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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