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참사 부실 대응 혐의를 받았던 박희영 서울 용산구청장이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참사 발생 702일 만의 판결이다.

서울서부지법 형사합의11부(재판장 배성중)는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로 기소된 박 구청장에게 30일 무죄를 선고했다. 박 구청장은 참사를 예측하고도 대책을 세우지 않았다는 혐의를 받았으나, 재판부는 "참사의 직접적인 원인은 다수 인파의 유입과 군중 밀집"이라며 "자치구가 인파 유입을 차단하거나 분산시킬 권한이 없었다"고 판단했다.

또한 재판부는 "피고인들이 구체적인 의무를 다하지 않았다고 보기 어렵고, 형사적 책임을 물을 만큼 업무상 과실이 증명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박 구청장이 참사 당일 직원들을 통해 현장 도착 시각을 허위로 기재한 혐의(허위공문서작성)에 대해서도 무죄가 선고됐다. 재판부는 "허위 작성이나 배포를 지시한 증거가 없다"고 밝혔다.

검찰은 박 구청장에게 징역 7년을 구형했으나, 재판부는 이와 달리 무죄를 선고했다. 함께 기소된 최원준 전 용산구 안전재난과장, 유승재 전 용산구 부구청장, 문인환 전 용산구 안전건설교통국장도 모두 무죄 판결을 받았다.

이번 1심 무죄 판결로 박 구청장은 사법 리스크에서 일단 벗어나 잔여 임기를 수행할 수 있게 되었고 안정적인 구정 운영을 지속할 동력을 마련한 것으로 평가 된다.

베타뉴스 이 직 기자 (leejik@beta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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