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경제

美 증시 호황에도 자사주 매입 10년래 최저... 하락장 신호?


  • 박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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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 2024-10-07 14:06:34

    개인투자자들 파생상품 기반 상장지수펀드(ETF)로 쏠려

    올해 미국 뉴욕증시 3대 지수가 최고가 경신을 이어오고 있지만 최근 기업 경영진의 자사주 매입 비중은 지난 10년간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 임원들의 자사주 매입 기피 현상이 다가올 하락장의 경고음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워런 버핏, 제프 베조스 아마존 창업자 등이 보유 주식이나 자사주를 매각했다.

    ▲ 미국 주요 주가지수가 사상 최고가 행진을 이어가고 있지만, 회사 사정을 잘 알고 있는 임원 등 미국 기업 내부자들의 자사주 매입은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미 뉴욕 월스트리트 도로명 안내판 ©연합뉴스

    6일(현지시간) 내부자 주식거래 정보제공업체 인사이더센티먼트닷컴에 따르면 기업 임원·이사가 자사주를 거래한 미국 기업 가운데 순매수였던 곳은 7월 기준 15.7%에 그쳤다. 이는 최근 10년 중 최저 수준이다.

    경영진이 자사주를 순매수한 기업 비중은 8월에 25.7%, 9월에 21.9%를 기록했지만 역시 지난 10년간 평균인 26.3%에는 모두 미치지 못했다.

    자사주 매입 금액도 크게 감소했다. 워싱턴 서비스 자료에 따르면 올해 9월까지 미국 기업 임원과 이사들의 자사주 매입 금액은 23억달러로 2년 연속 감소세를 보였다. 2014년 이후 동기 대비 가장 적었다. 2023년 같은 기간에는 자사주 매입 규모가 30억달러였고, 2022년에는 44억달러였다.

    큰손들의 주식 처분은 최근 미국 증시 랠리 흐름과는 상반되는 모습이다. 대형주 중심의 S&P500 지수는 올 들어 21% 급등했고 신고가만 43번 갈아치웠다. 인공지능(AI) 열풍으로 인한 기술주 랠리가 지수를 밀어 올렸다. 미 연방준비제도(Fed)가 경기 침체 없이 인플레이션을 낮추는 데 성공한 것도 투심을 자극했다.

    다만 8월 초에 발표된 7월 실업률이 4.3%로 상승한 뒤 주가지수가 급락하는 등 지표에 따라 증시가 변동성을 보이는 상황이다.

    올해 빅테크(거대 기술 기업) 수장들의 자사주 매각이 두드러지고 있다. 아마존 최고경영자(CEO) 제프 베이조스는 103억 달러(약 13조8천741억원)어치를 팔아치웠다고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전했다.

    델테크놀로지스의 마이클 델 CEO는 56억 달러(약 7조5천432억원), 메타플랫폼의 마크 저커버그 CEO는 21억 달러(약 2조8천287억원)어치를 팔았고 젠슨 황 엔비디아 CEO도 대규모로 주식을 매도했다.

    기업 내부 사정에 정통하고 사업 전망, 경기 예측에 민감한 경영진들이 자사주 매입을 기피하면서 월가 일각에서는 불안한 미 경기 전망을 나타내는 신호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된다.

    월가의 거물들도 증시에 대해 신중론을 피력하고 있다고 WSJ은 전했다.

    '투자의 귀재'인 워런 버핏 버크셔 해서웨이 회장은 애플 주식을 대거 매각하고 현금을 꾸준히 비축해 현금 보유액은 6월 말 기준 2천770억달러(약 373조원)로 사상 최대다. 

    반면 개미 투자자들은 파생상품 기반 상장지수펀드(ETF)에 몰리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은 경고했다. 미국에 상장된 파생상품 기반 ETF 규모는 2019년 말 530억 달러(약 71조3천963억원)에서 지난달 말 3천26억 달러(약 407조6천억원)로 늘어난 상태다.

    일각에서는 미 경기 침체 가능성, 11월 대선 불확실성과 중동 확전 우려 등으로 올해 남은 기간에 변동성이 커질 수 있지만 3분기 기업 실적이 받쳐 줄 경우 증시 랠리가 지속될 것이란 낙관론도 나온다.


    베타뉴스 박은선 기자 (silver@beta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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