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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엔 상법 개정안이다”...민주당 당론 채택에 재계 VS 주주단체 '충돌'


  • 박영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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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 2024-11-15 17:05:11

    ▲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이 11일 서울 마포구 경총회관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게 경영계 건의사항을 전달하고 있다. © 연합뉴스

    [베타뉴스=박영신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금융투자소득세를 폐지키로 한 데 이어 주주에 대한 이사의 충실의무를 도입하는 내용의 ‘상법 개정안’을 당론으로 채택했다.

    이에 재계는 소송 남발을 초래해 국내기업의 경쟁력을 약화시킬 수 있다며 반발했고 주주단체는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를 통해 기업 경쟁력을 향상시킬 것이라며 환영했다.

    앞서 민주당은 14일 의원총회에서 ‘상법 개정안’을 당론으로 채택했다. 

    상법 개정안에는 이사의 충실의무를 기존 회사뿐 아니라 일반주주로까지 확대하는 내용이 담겼다.

    현행 상법에는 “이사는 법령과 정관의 규정에 따라 회사를 위해 의무를 충실하게 수행해야 한다”고 돼 있는데 이 충실의무를 주주로까지 확대한 것이다.

    또 자산총액이 2조원 이상인 대규모 상장회사의 경우 이사 선임 과정에서 집중투표제를 도입토록 했고, 감사위원 2명 이상을 다른 이사들과 분리해 선출하도록 했다.

    해당 상법 개정안은 지난 4일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금투세 폐지에 동의하면서 이번 정기국회 내 처리키로 약속한 바 있다. 이는 최근 추진되고 있는 ‘기업 밸류업(기업 가치 제고)’을 위해 주주친화적인 지배구조로의 전환이 필요하다는 인식이 확산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이번 민주당의 상법 개정안 당론 채택을 놓고 재계는 우려를 표명하며 반발했다.

    한국경제인협회, 대한상공회의소, 한국경영자총협회 등 경제8단체는 성명서를 내고 “섣부른 상법 개정은 이사에 대한 소송 남발을 초래하고, 해외 투기자본의 경영권 공격 수단으로 악용돼 국내기업의 경쟁력을 크게 훼손시키는 ‘해외 투기자본 먹튀조장법’으로 작용하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어 이들은 “소송 리스크에 따른 이사의 의사결정 지연은 기업의 신산업 진출을 가로막고, 투기자본에 의한 경영권 공격 확대로 기업의 성장을 저해할 것”이라고 짚었다.

    아울러 이들 단체는 “기업 경쟁력 하락은 결국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심화시켜 선량한 투자자에게 피해를 끼칠 것”이라며 “국부를 유출시켜 국민과 우리 경제에 부담으로 돌아올 것”이라고 지적했다.

    반면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은 “이번 상법 개정은 지극히 당연한 이사의 주주 보호의무를 현실화시킬 것”이라며 “해외 장기투자 자금의 한국 시장 진입의 기초가 되어 국내기업의 경쟁력을 크게 향상시키는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법’으로 작용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들은 “전체주주의 이익을 고려하는 이사의 공평한 의사결정은 일부 지배주주의 이익을 위한 계열사 늘리기가 아닌 기업의 본업에 집중하는 신산업 진출을 촉진시킬 것”이라며 “국내외에서 축적되는 자본시장의 풍부한 자금은 기업의 성장을 더욱 가속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지금은 기업에서 누구든 전체 주주의 지지를 받는 가장 뛰어난 사람이 기업가 정신을 발휘하여 마음껏 경영할 수 있는 경영환경을 만드는 것이 시급한 때”라며 “일부 지배주주의 기득권 보호를 위해 기업 거버넌스 정상화를 가로막을 시기가 아니다”고 지적했다.


    베타뉴스 박영신 기자 (blue0735@beta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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