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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 2년여 만에 '최고점'...비상계엄 여파에 1410.1원 마감


  • 박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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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 2024-12-04 18:21:58

    원달러, 7.2원 오른 1410.1원 마감

    비상계엄 사태로 국내 금융시장이 종일 크게 출렁였다. 4일 원·달러 환율이 2년여 만에 주간 거래 종가 기준 1410원대로 올라섰다. 지난 2022년 11월 4일 1419.2원을 기록한 이후 2년 1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요동쳤던 달러·원 환율은 진정세를 찾는 분위기다. 다만 계엄령이 해제되긴 했지만 당분간 정세 불안이 지속될 것으로 보이면서 원화 약세 우려가 커졌다.

    ▲ 4일 원/달러 환율이 비상계엄 선포 후폭풍 속에서 2년여 만에 주간 거래 종가 기준 1,410원대로 올라섰다. 사진은 윤석열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언했다 국회의 의결로 계엄을 해제한 4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 증시와 외환시장 개장을 전하기 위할 취재진이 몰려 있다. 이날 코스피와 코스닥 시장은 비상계엄 사태 영향으로 2% 가까이 하락세를 보이며 출발했다. ©연합뉴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미국 달러화 대비 원화 환율의 주간 거래 종가(오후 3시 30분 기준)는 전날보다 7.2원 오른 1,410.1원을 기록했다. 지난 2022년 11월 4일(1,419.2원) 이후 2년 1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환율은 역외 환율을 반영해 전 거래일보다 15.2원 오른 1418.1원으로 출발했다. 개장 직후 1418.8원을 터치한 뒤 1406원까지 급락하다가 다시 1415원으로 올라와 오후까지 횡보했다. 장 마감께 환율은 상승 폭을 좁히면서 1410원선으로 내려왔다.

    이날 환율 상승세의 원인은 간밤 발생한 비상계엄 사태다. 윤석열 대통령이 3일 오후 10시 30분경 비상계엄을 선포하며 계엄군이 동원됐다. 다만 4일 새벽 1시경 국회의 비상계엄해제요구 결의안 의결로 계엄령 선포가 무효화됐으며, 4시 30분경 비상계엄령이 해제되면서 상황이 종료됐다.

    환율은 이날 새벽 1,442.0원까지 뛰었다가 국회에서 비상계엄 해제 요구안을 결의하고 계엄이 해제되면서 상승 폭을 줄였다.

    외환 당국은 유동성 공급 등을 통해 시장 안정에 총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오전 7시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김병환 금융위원장, 이복현 금융감독원장과 긴급 거시경제·금융 현안 간담회(F4 회의)를 열고 주식·채권·단기자금·외화자금시장이 완전히 정상화될 때까지 당분간 유동성을 무제한으로 공급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정치적 불확실성에 따른 시장 불안감이 계속되고 있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이하 금통위)도 이날 오전 계엄 선포·해제 관련 임시 회의를 열고 비 정례 환매조건부채권(RP) 매입 등을 포함한 시장 안정화 조치를 의결했다.

    글로벌 달러화는 변동성을 나타내지 않았다. 주간 거래 마감 무렵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화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 인덱스는 전날보다 0.2% 내린 106.324를 기록했다.

    국내 증시 역시 동반 하락했다. 이날 코스피는 외국인의 매도 공세에 1%대 하락해 전 거래일(2500.10)보다 36.10포인트(1.44%) 내린 2464.00에 장을 마감했다. 코스닥은 전 거래일 대비 13.65포인트(1.98%) 내린 677.15로 집계됐다.

    현재 시장에서는 비상계엄으로 인한 시장 혼란이 빠르게 안정화됐다고 평가한다. 다만 경제 성장 등 펀더멘탈 측면이나 외국인 투심이 크게 악화된 데다, 대외적 요인들 역시 원화에 불리하게 작용하고 있어 당분간 환율 상방 압력이 우세할 것으로 보고 있다.




    베타뉴스 박은선 기자 (silver@beta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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