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MD의 라이젠 9000 시리즈 프로세서의 발표는 프로세서 제조사들이 그동안 보여주었던 행보와는 다소 변화된 모습을 볼 수 있다. 극한의 소비전력을 바탕으로 극한의 성능을 끌어올려 소비자에게 어필했던 방식은 일반적이면서도 자연스러운 행보였으며, 소비자도 성능에 주안점을 두었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멀티코어를 기반으로 다양한 작업이 동시에 이루어지는 멀티 프로세싱이 당연시되면서 성능 또한 중요하지만 전성비가 점차적으로 부각되기 시작되었다. 적은 전력을 사용하면서도 인상적인 성능을 보여주는 형태로 프로세서가 발전하고 있으며, 이는 AMD 뿐만 아니라 인텔에게도 동일하게 적용되는 숙제인 것이다.

소비전력은 낮지만 인상적인 성능을 보여준다는 것은 어찌보면 서로 맞물릴 수 없는 극과 극의 조합을 보여주는 부분이기도 하다. 그리고 이러한 AMD 라이젠 9000 시리즈 프로세서 발표 후 이 프로세서를 제대로 활용하기 위한 메인보드가 판매를 시작하였고, 바로 이번에 소개할 ASUS ROG Strix X870-F Gaming WiFi가 그 주인공이다.

■ 매니아에게 합리적인 선택이 될 X870

통상적으로 새로운 프로세서가 판매가 시작되면 새로운 메인보드 칩셋을 베이스로 하는 메인보드가 출시되는 것이 당연하지만 이번 AMD 라이젠 9000 프로세서는 프로세서가 먼저 시장에 공급되고 메인보드가 몇 달 후에 시장에 공급되는 특이점을 보여주었다.

물론 기존 AM5(LGA 1718) 소켓을 그대로 사용하고 있어, 새로운 프로세서를 사용하는데 큰 문제는 없지만 새로운 프로세서와 더불어 새로운 메인보드를 기반으로 시스템을 구축하고자 하는 사용자 입장에서는 다소 긴 기다림의 시간이 아니었을까 싶다.

그리고 이번에 공개된 X870E/X870은 AMD 라이젠 9000 프로세서 시리즈를 제대로 지원하기 위한 메인보드 칩셋으로 이전 X670E/X670과 비교하자면 가장 큰 차이는 USB 4.0에 대한 지원 유무이다. X670E/X670은 USB 4.0을 지원하지 않았지만 X870E/X870은 USB 4.0을 기본으로 지원하고 있어, DisplayPort 터널링 지원 덕에 외부 영상장치와의 연결로 인한 대역폭 개선이 이루어졌고, 선택적이지만 썬더볼트(Thunderbolt) 하위 호환을 지원한다는 점에서 매우 반길만한 요소이다.

이 중 X870은 X670의 후속 칩셋으로 기존 44/8에서 36/24로 PCIe 5.0 레인은 늘었지만, 총 레인수는 36으로 다소 줄어든 스펙 구성을 보여주고 있다. 물론 X870E는 44/24 구성을 보여주고 있지만, X870E가 내부적으로 X870E 두 개로 구성된 칩셋이고, X870과 X870E 한 개로 구성된 칩셋이라는 점을 고려한다면 이해가 쉬울 것이다.

하드코어한 스펙을 구성한다면 당연히 X870E 메인보드를 선택하는 것이 현명하겠지만, 강력한 그래픽카드 하나에 M.2 SSD로 무장한 게이밍이나 작업을 위한 시스템을 구축하길 원한다면 X870 메인보드만으로도 차고 넘칠만한 스펙이다. 다만 USB 포트 구성 측면에서는 X870E 칩 구성에 따라 지원수가 1/2로 큰 차이를 보인다는 점이 실질적인 차이점이라고 할 수 있다.

■ ASUS만의 X870, ASUS ROG Strix X870-F Gaming WiFi

ASUS ROG Strix X870-F Gaming WiFi는 제품명에서 알 수 있듯이, X870 칩셋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 외적으로 보면 I/O 쉴드에 ROG 텍스트가 강렬하게 다가온다. 여타 다른 제조사들이 디자인이나 이미지가 들어간다면, ASUS는 ROG라는 브랜드 자체로 제품을 어필하고 있으며, 이는 게이머들뿐만 아니라 하드웨어를 좋아하는 유저들에게도 강렬하게 어필되는 포인트 중에 하나다.

은은하게 빛나는 ROG LED 기반의 조명효과는 시스템 내부가 훤히 보이는 요즘에는 내가 강력한 시스템을 사용하고 있구나라는 만족감을 시각적으로 전해준다. 물론 세련된 디자인이 바탕이 되었기에 고급스러운 느낌을 준다.

ASUS ROG Strix X870-F Gaming WiFi는 16+2+2 페이즈 구성을 이루고 있고, 110A 용량으로 안정적인 전원부를 갖추고 있다. 이러한 전원부는 ㄱ자 히트파이프와 연결된 대형 히트싱크에 덮여져 발생하는 열을 효과적으로 방출한다. 바이오스 업데이트를 통해 AMD 라이젠 9000 시리즈 프로세서를 105W까지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다는 발표 이후 10% 성능 향상이 있는 만큼 이를 위해서는 안정적인 전원부가 필수적이며, ASUS ROG Strix X870-F Gaming WiFi는 여유로운 전원부 구성을 가지고 있다.

메모리 슬롯은 DDR5를 지원하고 있으며 4개의 슬롯은 최대 8,000MT/s까지 지원하고 있어, 고성능 메모리를 사용하는데 부족하지 않고 최대 192GB 용량까지 구성이 가능하다. 고성능 메모리를 사용하지 않더라도 ASUS는 AEMP(ASUS Enhanced Memory Profile) 기술을 통해 메모리의 성능을 끌어올릴 수 있다. 인텔의 XMP나 AMD의 EXPO를 지원하지 않는 메모리를 사용할 경우 AEMP를 통해 쉽게 메모리를 오버클럭할 수 있다.

메모리 슬롯 옆에는 20Gbps USB 그리고 두 개의 5Gbps USB 3.0 커넥터가 자리 잡고 있어 요즘과 같이 USB 장비가 늘고 있는 환경에 대응하고 있다.

ASUS ROG Strix X870-F Gaming WiFi는 총 4개의 M.2 SSD를 장착할 수 있으며, 2개의 PCIe 5.0 M.2 슬롯과 2개의 PCIe 4.0 M.2 슬롯으로 구성되어 있다. 특이점이라고 한다면 ASUS만의 편의성이 상당히 많이 적용되었다는 점이다. 칩셋 기준으로 보자면 X870이 큰 변화를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ASUS는 자신만의 기술력을 통해 메인보드 곳곳에 하드웨어/소프트웨어적으로 차별성을 두고 있으며, 하드웨어 부분에선 M.2 슬롯이 인상적인 차별성을 보여주고 있다.

기존 M.2 저장장치는 나사로 고정되는 것이 일반적이고, 요즘 메인보드는 고정 핀을 회전시켜 별도의 도구 없이 M.2를 고정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는데, ASUS는 M.2 Q-Slide, New M.2 Q-Latch라는 이름으로 새로운 편의성을 제공하고 있다.

Q-Slide는 M.2 사이즈에 상관없이 슬라이드 형태로 M.2 카드를 고정할 수 있는 편의성을 제공하며, New M.2 Q-Latch는 히트싱크 뿐만 아니라 M.2 카드까지도 살짝 누르는 것만으로 쉽게 고정할 수 있어, 조립 시 높은 편의성을 제공한다. 별도의 도구가 필요 없다는 장점도 있지만 직관적인 형태로 컴퓨터에 익숙하지 않은 사용자도 쉽게 M.2 카드를 설치하거나 교체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인상적인 차별점이다.

그래픽카드 및 에드온 카드 장착을 위한 슬롯은 메인이 PCIe 5.0 x16, 서브가 PCIe 4.0 x16(x4) 슬롯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최근 그래픽카드의 두께가 두꺼워지는 것을 고려하여 슬롯간 간격은 상당히 떨어져 있도록 설계되었다.

I/O 패널은 다수의 USB 포트가 포진되어 있다. DisplayPort, HDMI를 시작으로 BIOS Clear, 업데이트를 위한 Bios Flashback 버튼이 있으며, 2.5Gbps 이더넷, 2개의 USB 4, 6개의 10Gbps USB, 4개의 5Gbps USB 포트, WiFi 7을 위한 안테나 연결부, 오디오 출력 포트 및 Optical S/PDIF Out 포트가 있어, 내부 포트와 더불어 다수의 USB 포트 및 무선 지원으로 다양한 환경에 대응하고 있다.

특히 USB 4.0은 인텔 메인보드에서만 지원되던 규격으로, 이번 X870에서 처음 AMD 플랫폼에 적용되는 것으로, 비디오 편집 및 제작 관련한 작업을 하는 사용자에겐 희소식이다.

■ 높은 편의성을 가진 ASUS ROG Strix X870-F Gaming WiFi

ASUS ROG Strix X870-F Gaming WiFi는 앞서 설명한 대로 다수의 하드웨어적인 편의성을 제공함으로써 강력한 차별성을 가지게 된다. 물론 이로 인해 가격적인 면이 상승하는 측면이 있지만 분해, 조립이 빈도가 높거나 조립 편의성에 중점을 두는 사용자라면 더할 나위 없는 장점을 가진 것이다.

이러한 ASUS ROG Strix X870-F Gaming WiFi의 장점은 하드웨어적인 측면에서 뿐만 아니라 소프트웨어적인 면에서도 강력한 장점을 가지고 있다. 이 또한 Q시리즈로 이어지며, Q-Dashboard라는 메뉴를 통해 이루어진다.

Q-Dashboard는 메인보드 BIOS를 통해 접근이 가능하며 이를 통해 메인보드에 연결된 장치들을 쉽게 파악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연결 여부를 확인할 수 있어, 자신의 시스템을 구성을 하는 부품들이 제대로 ASUS ROG Strix X870-F Gaming WiFi와 연결되었는지 쉽게 확인 할 수 있다. 또한 연결된 장치를 Q-Dashboard에서 선택하면 쉽게 관련된 설정들을 컨트롤 할 수 있는 직관적인 면모를 보여준다.

■ 알찬 성능을 추구하는 유저를 위한 ASUS ROG Strix X870-F Gaming WiFi

ASUS ROG Maximus가 메인보드가 가질 수 있는 모든 기능을 아우르는 제품이라면, ROG Strix는 성능과 비주얼에 있어, 전문적인 기능을 일부 제외하고 기조를 이어가는 형태로 구성되어 있는 것이 특징이다. 그리고 ASUS ROG Strix X870-F Gaming WiFi는 이 기조를 고스란히 이어받고 있다.

한 눈에 이목을 끄는 디자인과 단단함을 보여주는 외형을 이 제품이 왜 매력적인지 보여주는 시각적인 장점이다. 물론 PCIe 5.0을 기반으로 하는 그래픽카드 슬롯과 2개의 PCIe 5.0 슬롯은 초고속의 데이터 처리나 AAA급 게이밍을 선호하는 게이머들에게 남다른 만족감을 줄 것이다.

Q-시리즈로 대변되는 조립과 관리의 편의성은 경쟁사와 비교해서 한단계 우위에 있음을 분명하게 보여주기 때문이다. 그리고 다양하고 풍부한 USB 포트는 점점 늘어가는 장치를 쉽게 직접적으로 연결할 수 있도록 한다는 점에서, 사용자가 필요로 하는 필수적인 기능들을 충실히 수용하면서 부족함 없는 모습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강력한 메인보드를 원한다면 ASUS ROG Strix X870-F Gaming WiFi는 그 강력함으로 충분히 선택할만한 제품이다.

베타뉴스 신근호 기자 (danielbt@beta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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