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듣기만 해도 환각 상태에 이른다? …사이버 마약 ‘아이도저’의 병폐


  • 이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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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 2009-03-02 07:21:00

    최근 귀로 듣는 마약이라 하여 해외에서 유해성 논란을 일으켰던 사이버 마약 ‘아이도저’가 국내 누리꾼들 사이에 화제가 되고 있다. 아이도저는 소리로 뇌파의 움직임을 조절해 실제 마약을 사용했을 때와 같은 효과를 나타내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이도저가 인터넷을 통해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유명 UCC 사이트에는 이를 체험한 외국인들의 모습을 담은 동영상이 올라와 사실 여부를 놓고 설전이 불거지기도 했다.

     

    사이버 마약 아이도저는 사람이 마음의 평온함을 느끼는 알파파(7∼13㎐)와 지각 꿈의 경계상태로 불리우는 세타파(4∼8㎐), 긴장 흥분 등 효과를 내는 베타파(14∼30㎐) 등 각 주파수 특성을 고루 섞어  이를 듣기만 해도 사실상 환각상태에 이르게 만드는 음파로 해외에서 전파되고 있었으며, 최근 국내에 상륙했다.

     

    마약이라는 단어가 일반인들에게는 멀게 느껴지는 것과 달리 ‘사이버 마약’이라는 말이 유발하는 호기심은 국내 누리꾼들의 마음을 흔들고 있다.

     

    귀로 듣기만 해도 환각상태를 느낄 수 있다는 말에 누리꾼들은 아이도저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으며, 이를 체험한 누리꾼들의 후기가 포털 사이트에 빈번하게 올라오고 있다. 

     

    ◇사이버 마약 ‘아이도저’란 무엇? = 아이도저는 우울성(Antidepressant), 처방성(Prescription), 정화(Pure), 마약성(Recreational), 진정제(Sedative), 성적흥분(Sexual), 수면(Sleep), 스테로이드(Steroid), 각성제(Stimulant) 등 10개의 세부 항목으로 나뉘어 총 73개의 음원 파일을 제공한다.

     

    특히 이들 음원은 모두 MP3 파일로 만들어져있어 누구나 손쉽게 접하고, 청취할 수 있도록 했다. 스피커를 통해 청취하는 것보다 MP3플레이어나, PMP를 사용해 이어폰, 헤드셋 등을 통해 청취했을 때, 그 효과가 확실하게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핫이슈로 떠오른 사이버 마약 '아이도저' 공식 사이트

     

    아이도저를 최초로 공개한 사이트에서는 10가지 세부 항목에 대한 설명도 나와 있는데, 마리화나, 헤로인, 코카인, 환각유발제 등의 마약류 29가지와 유체이탈, 자각몽, 수면유도 등의 수면장애를 조절하는 종류, 진통제, 각성제, 항 우울제, 불안방지 등의 정신과 치료용 주파가 있다.

     

    또한 스테로이드, 명상과 함께 오르가슴과 조루방지에 도움이 된다는 8가지 종류의 성인용 뇌파 조정 소리도 포함하고 있다고 전했다.

     

    ◇ 유해성 논란, 사실상 불법은 아니다 = 사이버 마약 ‘아이도저’는 본래 치료를 목적으로 개발된 음원으로 뇌를 자극해 인간의 심리상태를 조절한다고 한다.

     

    하지만 문제가 되고 있는 것은 아이도저가 제공하고 있는 음원 가운데 코카인, 엑스터시, 아편, 헤로인, 마리화나 등 마약 효과를 내는 것이 포함되어 있다는 점이다.

     

    뇌파를 자극해 심리상태를 조절한다는 아이도저 카달로그

     

    물론 이렇게 아이도저의 심각성에 대해 설명해도 사이버 마약에 대한 이해는 일반인들로서는 쉽지 않다. 

     

    최근들어 인터넷상에 떠돌고 있는 아이도저 관련 UCC 동영상을 보면 갑자기 발작을 일으킨다거나, 몸을 제대로 가누지 못하는 사람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또한 눈이 풀린 모습으로 실제 환각상태에 빠져든 것처럼 비정상적인 행동을 하는 외국인의 모습이 공개되어, 아이도저의 실효성 여부를 두고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여기에 까페나, 블로그, 다운로드 사이트를 통해 아이도저 음원을 내려 받은 국내 누리꾼들이 이를 경험해본 후기를 속속 올리고 있어, 사태의 심각성이 더해지고 있다.

     

    한 누리꾼은 “아이도저를 들어보니 힘이 빠지는 느낌과 함께, 기분이 몽롱해지는 느낌을 받았다”며  밝히며, 또 다른 누리꾼은 “아이도저 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상쾌한 느낌과 함께 기분이 좋아졌다”고 블로그를 포스팅했다.

     

    이렇듯 전 세계적으로 논란이 불거지자, 아이도저 사이트는 “아이도저는 뇌파를 조정해 실제 마약의 10분의 1에 불과한 상태를 유지시켜주므로 중독과는 무관하다”고 공식 입장을 밝혔다.

     

    이에 대해 관련 전문가들은 “검증되지 이론을 바탕으로 병을 고치거나, 환각 상태에 이르게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다”면서, “사이버 마약으로 효과를 봤다고 주장하는 이들은 모두 플라시보 효과일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이렇게 아이도저의 실효성을 두고 설전이 펼쳐지고 있는 동안 성장기 어린이나 청소년은 물론 누구나 쉽게 접할 수 있게 됐다는 점도 문제라고 덧붙였다.

     

    경찰 관계자는 “해당 파일이 실제로 마약과 같은 환각 작용을 일으키는지 검증되지 않은 상태이며, 아이도저와 같은 유형의 사례는 없었다”면서, “유해성을 입증할 뚜렷한 근거가 없이 때문에 향후 관계 부처와 대책 마련 등을 논의하겠다”라고 말했다.


    베타뉴스 이기성 (wlrlsl@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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