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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최고 기대작에 부끄럽지 않은 모습" 테라 2차 CBT 체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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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 2009-11-03 17:55:25

     

    한 집에서 태어나 자란 아이들은 서로 비슷하면서도 다르다. 이는 온라인 게임도 마찬가지다. 한게임의 '테라'와 'C9'은 이란성 쌍둥이처럼 닮은 듯 하면서 다른 모습을 지녔다. 논타겟팅 액션을 강조한 플레이는 이 두 게임의 공통점이지만, 'C9'이 인스턴트 던전을 통해 단번에 승부를 내는 화끈한 남성향이라면, '테라'는 조금 더 섬세하고 아기자기한 여성향을 띄고 있다.


    테라의 2차 CBT를 진행하고 느꼈던 것은 확실히 기대작임에 분명하다는 점이다. 1차 CBT가 비공개로 진행됐던 만큼 게이머들의 궁금증만을 더했던 '테라'는 과연 어떤 모습을 가지고 있는지 살펴 보겠다.

     


    ▲ 테라의 세계로 따라와~


    어라? 생각보다 쉽잖아?!
    맨 처음 게임을 접했을 때의 첫인상은 '의외로 쉽다'였다. 물론 게임 초반이라는 이유도 있겠지만 논타겟팅의 특성상 몬스터의 공격을 이리저리 피하면서 스킬도 사용하고 몬스터 패턴 및 캐릭터 공격 딜레이도 생각하는 등 꽤 번거로운 전투가 될 것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테라' 개발사인 블루홀은 이 같은 고민을 '치고 달리기'로 단번에 해결했다. '테라'의 몬스터들은 일정한 공격 패턴을 갖고 있다. 그 패턴은 게이머가 잠깐만 보아도 파악하기 쉽고 공격 딜레이도 있기 때문에 자신의 캐릭터로 몬스터를 공격한 뒤 재빨리 옆으로 달려 피하는 등의 행동을 쉽게 할 수 있다.

     


    ▲ 치고 달리는 게 장땡


    특히 공격계열인 무사, 검투사 등의 클래스는 구르기라는 특수 기술이 있는데, 몬스터와 전투하다 이 기술을 사용하면 지정한 방향으로 폼나게 몬스터의 공격을 피한다. 또한 이런 구르기 스킬이나 캐릭터 이동은 캐릭터가 공격하는 와중에도 하던 동작을 캔슬하고 바로 수행하기 때문에 답답함이나 번거로움은 전혀 없다.


    물론 후반에 가면 집단 몬스터도 등장하고, 공격속도도 빠른 몬스터가 등장한다. 하지만 이들은 초반에 게이머가 게임에 충분히 적응하게 된 뒤 등장하므로 크게 우려할 필요가 없다.


    스킬 사용도 의외로 간단했다. 여타 게임들과 같이 단축키에 스킬을 지정해 놓고 사용하는 건 '테라'에서도 마찬가지였다. 그러나 스킬의 종류가 적고 대부분 일반공격 스킬을 진화시키는 것이어서 굳이 커맨드를 외우거나 하는 등의 필요가 없다. 기존 MMORPG의 진입장벽이 높았던 이유 중 하나는 복잡한 스킬 트리다. '테라'는 과감할 정도로 스킬 사용을 단순화 시켰다.


    그렇다고 해서 전투가 단조로운 것은 아니다. 일반 공격 패턴도 충분히 다양하고 이펙트도 멋지기 때문에 보기에는 전혀 심심함이 없다.

     


    ▲ 전투 중에 구르기를 하면 이렇게 칼로 땅을 박차고 점프를 한다


    그래픽 퀄리티는 인정!
    보통 게임의 그래픽을 평가할 때 그 디테일과 화려함을 평가한다. 그리고 이러한 부분들이 게임의 전체 분위기와 잘 어울리는 지를 판단한다. '테라'는 고 사양을 요하고 있으며 그에 맞는 그래픽을 충분히 선사하고 있다.


    보통 개발사들이 그래픽 구현에서 범하기 쉬운 실수는 너무 뛰어난 그래픽을 추구하기 위해 디테일만을 고집하는 것이다. 이 경우 오히려 게이머에게 거부감이 든다. 하지만 '테라'는 디테일을 살리면서 게임 전체와 잘 어울리는 배경, 캐릭터 디자인을 선보인다.

     


    ▲ 화려한 마법 이펙트


    특히 기존 게임에서 볼 수 없던 포포리와 같은 캐릭터 종족 디자인은 '테라'의 특징을 잘 살려주고 있다. 국내 게이머의 취향에 맞춘 여성 캐릭터는 물론, 서양 게이머들도 보면 혹할 만한 멋진 캐릭터 디자인이 매우 인상 깊다.


    배경의 경우도 신경을 많이 썼다. 지나가다 볼 수 있는 폭포 연출이나 저 멀리 보이는 마을의 모습은 어디서 보아도 멋지다. 캐릭터 시점도 잘 잡혀 있어서 줌인을 할 경우 게이머는 자신이 직접 세계를 경험하는 듯한 느낌을 받게 된다.

     


    ▲ 테라의 여캐릭터는 보고만 있어도 흐뭇하다

     


    ▲ 공격도 매력적!


    캐릭터 모션 역시 빼놓을 수 없다. 특히 여성 캐릭터인 하이엘프는 그 움직임이 굉장히 부드러운데, 머리부터 발끝까지 자연스러운 움직임이 돋보인다. 또한 손가락도 따로 움직이는데 게이머를 유혹하듯 마법시전을 하는 여성 캐릭터를 보고 있자니 왠지 국내 남성 게이머들을 '테라'로 접속하게 만드는데 큰 공헌을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파티 플레이에 재미를 담았다
    '테라'의 논타겟팅 전투는 컨트롤의 재미로 연결된다. 그러나 '테라'에서 논타겟팅을 통해 추구하려는 궁극적인 재미는 바로 파티플레이에 있지 않나 생각된다. 게임을 즐기다 보면 점점 파티 플레이 퀘스트가 생겨난다. 따라서 게이머는 자연스레 파티플레이를 통해 게임을 즐기게 되는데, '테라'에서의 파티플레이는 굉장히 재미있다.


    '테라'는 각 클래스의 존재 가치를 스킬로 확실히 구분 지어 놓았다. 예를 들어 전사 클래스는 구르기 스킬을 사용해 공격 도중 피할 수 있지만, 법사 계열이나 궁수 계열은 이러한 움직임이 전혀 없다. 때문에 근접 전투는 자연스레 전사의 몫이 된다. 반면 법사 계열은 원거리에서 마법을 준비하여 전사가 낼 수 없는 큰 대미지를 몬스터에게 줄 수 있고, 힐러의 경우 파티원들이 공격하는 틈을 타서 자리를 잡은 후 자신의 파티원들에게 힐을 하거나 버프를 걸 수 있다.

     


    ▲ 졸병 몬스터를 거느린 대장 몬스터를 만나면 난투가 벌어진다


    특히 이러한 버프 마법의 경우는 캐릭터를 지정하는 것이 아니라 범위로 적용되기 때문에 힐러는 자연스레 파티원 중 근접 공격 캐릭터들에게 붙게 되고, 근접 공격 캐릭터들은 힐러가 적의 공격을 받지 않도록 보호하게 된다.


    이렇듯 논타겟팅 전투는 파티플레이에서 그 빛을 발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게임 내 존재하는 컨디션 시스템도 게이머들의 커뮤니티를 돈독하게 하는 기능을 한다. '테라'에는 컨디션이 존재하여 게이머의 컨디션이 바닥날 경우 공격력과 체력이 바닥나게 된다. 이 때 게이머는 모닥불 근처에서 휴식을 취하면 컨디션을 회복하게 되는데, 모닥불은 아이템으로도 제공되고 마을에 설치되어 있기도 한다.

     


    ▲ 테라의 모닥불, 지금 컨디션은 최고!


    특히 게이머가 모닥불 아이템을 사용해 필드에 모닥불을 피울 경우 이를 보고 다른 게이머들도 하나 둘씩 모이게 된다. 이렇게 되면서 자연스레 커뮤니티가 형성되고, 모닥불에 부적 아이템을 넣을 경우 랜덤으로 버프도 받게 되어 훈훈한 분위기 속에서 게임을 즐길 수 있게 된다.


    아직은 움츠려야 할 때
    '기대작'이라는 타이틀은 매우 무겁다. 게임이 잘 나와도 게이머들이 기대하는 바가 못 미치면 추락하기 쉽기 때문에다. 더구나 이미지 회복도 어렵다. 게이머들의 기대에 부응한다 하더라도 '기대작이니까'라는 반응을 얻을 수 있다.


    '테라'는 분명 기대작이다. 적어도 필자가 플레이 한 바로는 기존 게임들과 다른 재미를 줬고, 개발사가 유도하는 대로의 재미를 충분히 느낄 수 있었다. 하지만 이러한 신선함은 분명 CBT였기에 느낄 수 있는 재미이다. 여타 게임이 그래왔듯 '테라'의 서비스가 장시간 지속되면 더 이상 신선함으로 다가가기에는 힘들 것이다. 논타겟팅 전투도 마우스클릭에 익숙한 국내 골수 온라인 게이머에게 단번에 어필하기 힘들 것이다.


    분명히 블루홀은 CBT 이후를 위해 많은 준비를 해 놓았을 것이다. 보다 철저한 준비를 통해 국산 온라인 게임이 다시 그 명성을 되찾길 기대해 본다.

     


    ▲ OBT가 무척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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