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0-02-01 17:58:54
필자는 현재 하이브리드 카메라를 사용하고 있다. 올림푸스 펜(PEN)이다. 본 기자는 이 제품을 순전히 '휴대성' 하나만 바라보고 제품을 구매했는데, 예상 이상의 성능과 화질에 매료되어 항상 E-P1을 소지하고 다닌다.
그러나 기쁨도 잠시, 후속 제품이 나온다는 소식이 들려왔고 펜 E-P2가 등장했을 당시의 충격(?)을 아직도 잊을 수 없다. 제품이 등장한지 약 반년만에 후속 제품이 등장했기 때문이었다.
당장 사용하고 있는 E-P1이 구닥다리가 되어버리는 순간, 도대체 E-P2가 E-P1보다 달라진 점은 무엇인지 매우 궁금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래서 E-P2를 직접 입수하기에 이르렀다.
◇ E-P1과 다를 것 없는 E-P2, 몇몇 부분은 업그레이드 이뤄져 = 본 기자 앞에 모습을 드러낸 올림푸스 펜 E-P2. 처음 제품을 보자마자 E-P1이 잘못 온거라 착각했을 정도로 외관은 E-P1과 같다. 단, 눈에 띄는 블랙 색상이 자신을 E-P2라고 강조하고 있었다. E-P1은 실버와 화이트 두 가지 색상이 있지만 E-P2는 블랙 색상만 존재한다.
다이얼, 전원 스위치 등 모든 것이 E-P1과 같다. 이름만 다를 뿐이지 같은 제품이라 봐도 무방할 정도. 그러나 핫슈 단자 아래에 위치한 작은 단자가 눈에 띈다. 이 단자는 E-P2에서 새롭게 추가되는 외부 전자식 뷰파인더를 연결하기 위한 것이다.
E-P1에서 제공되었던 광학식 뷰파인더는 다소 불편한 감이 있었는데, E-P2의 전자식 뷰파인더는 그 부분을 말끔히 해소하고 있다. 144만 화소로 보여지는 화면도 위화감 없는 점이 마음에 든다. 각도도 90도로 조절이 가능해 펜에서 불편하게 작용했던 로우앵글 촬영에 대한 불만이 해소됐다.
기존에 6종류였던 아트필터도 8가지로 늘어났으며, 자동 초점에 대한 부분도 강화되어 E-P1보다 더 빨리 초점을 잡아내는 점도 마음에 들었다. 자동 촬영 기능도 더욱 강화되어 초보자들도 쉽게 촬영하도록 배려하고 있는 부분도 눈에 띈다.
반면, E-P2로 사진을 찍고 결과물을 확인하면 E-P1과 크게 다를 것 없다는 느낌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E-P1과 E-P2는 몇몇 기능적인 부분에서만 차이를 보일 뿐, 채용하고 있는 센서와 이미지 프로세서는 모두 같은 것을 사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단, 버전이 올라간 만큼, 화이트 밸런스와 색상 표현 정도에 있어서는 E-P2가 조금 더 우위에 있다는 느낌이다.
◇ 펜 E-P1보다 더 다듬어졌다는 느낌이지만, 다소 아쉬운 업그레이드 = 전반적으로 펜 E-P2는 E-P1에서 부족한 부분을 메워주는 수준에서 발매되었다는 인상이 강하다. 외부 전자식 뷰파인더와 2종류의 아트필터, 자동 모드의 강화 등이 추가된 점이 그런 느낌을 더 강하게 들게 한다.
이를 통해 E-P2는 E-P1보다 완성도가 상승했다고 할 수 있다. 때문에 처음 하이브리드 카메라를 접하는 소비자에게는 E-P2가 더 좋은 선택이 될 것이라 예상해 본다. 그러나 이미 E-P1을 사용하고 있는 경우에는 굳이 이 제품을 선택할 명분이 부족하다.
돌려서 말한다면, E-P2는 신규 소비자 층을 늘리기 위한 전략형 하이브리드 카메라라고 보는 것이 옳다고 생각된다. E-P1을 구입하기에 무언가 부족하고 아쉬움을 느꼈던 소비자로 하여금 완벽하게 다듬어진 이 제품을 선택하게 하도록 유도하는 것.
그러나 기왕 2라는 이름을 달고 출시할 제품이었다면 기존 제품과는 차별화되는 특별한 무언가를 탑재하는 쪽이 더 좋지 않았을까 싶다. 추후 선보일 후속 제품에는 이런 갈증이 해소될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베타뉴스 강형석 (kanghs@beta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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