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0-02-22 20:59:43
화제의 새 MBC 드라마 '동이'의 숙종 역을 맡은 지진희와의 인터뷰를 MBC 측이 공개했다.
지난 12일, MBC 창사49주년 특별기획 '동이' 포스터 촬영 현장에는 어깨, 가슴, 등에 용문양의 금수를 놓은 푸른빛의 간편복과 절대군주의 왕권을 상징하는 상투관을 쓴 지진희는 왕의 포스와 타고난 부드러움으로 '부드러운 카리스마'를 동시에 내뿜으며 그가 연기할 숙종의 모습을 강하게 드러냈다.
6개월간의 대장정을 위해서는 체력관리가 제일 중요한 과제라며 몇 개월 전부터 즐겨하던 술과의 결별을 선언했다.
지진희는 "이번 드라마를 통해 나를 드러내기보다 후배들이 지치지 않게 옆에서 조용히 돕고 싶다."며, 후배 연기자들에 대한 강한 애정을 드러냈다.
다음은 MBC 측에서 공개한 지진희와의 1문 1답 전문이다.
Q. 2003년 대장금 이후 7년 만에 다시 사극으로, 그것도 이병훈 감독의 작품으로 돌아오셨습니다. 소감이 어떠신지요?
A. 소감이라고 하기보다는 이병훈 감독님에 대한 믿음과 기대치가 컸기 때문에 나에겐 이 작품을 하는 것이 너무나 당연한 것이었다. 그동안 작품을 하면서 보여주신 부분이 있어서 나에게 이병훈 감독님이 가지는 의미는 크다. 사실 난 주인공인 '장금'이도 아니었는데 '대장금'을 통해 지금 이 자리까지 왔다. 한 가지 신기한 것은 '대장금'을 찍기 전에 [H]라는 스릴러를 찍었다. '대장금' 이후에 '여교수의 은밀한 매력'이라는 영화를 찍었다. 이번에는 '동이'에 들어가기에 앞서 '평행이론'이라는 영화를 찍었다. '동이' 이후 '집 나온 남자들'이라는 코미디 영화가 개봉을 준비하고 있다. 주기 반복이 묘하게 일치한다. '동이'도 대장금처럼 잘 되려나 보다. 무슨 행사 때, 눈이나 비가 오면 좋다고 하던데 첫 촬영 때 눈이 왔으니 얼마나 좋을까?
Q. 캐스팅 제의를 수락하게 된 가장 결정적인 이유가 있었다면 무엇입니까?
A. 사실 '동이'라는 사극을 들어간다고 했을 때 캐스팅 제의가 들어오기에 앞서, 내가 하고 싶어 감독님께 전화를 해야 하나 고민했을 정도로 마음에 드는 배역이었다. 그런데 내가 먼저 전화를 하는 건 반칙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감독님이 내가 전화를 드린다고 해서 그것에 흔들려 배역을 선정할 정도로 허튼 분도 아니시지만, 그래도 신경이 쓰이실까봐 직접 연락을 드리거나 하진 않았다. 다만, 주변 사람들에게 "내가 이 작품에 관심이 많다." 뭐 이 정도의 이야기는 좀 흘렸다. (웃음) 그리고 기다렸다. 전화가 왔을 때 "알겠습니다. 하겠습니다."라고 했다.
Q. 숙종은 카리스마 넘치는 절대군주의 모습과, 다정다감하고 섬세하여 궁녀들의 판타지를 만족시키는 멋쟁이 군주의 모습 등 드라마 속 여러 가지 캐릭터를 드러낼 예정이라고 하던데.. 지진희씨는 숙종에 대해 어떻게 분석하고 계시고 연기하실 계획인가요?
A. 처음 배역을 맡았을 때부터 이병훈 감독님이 신신당부하신 것이 "숙종에 대해 아무것도 알아보지 말라. 전혀 새로운 인물이 탄생될 것이다."고 말씀하셨다. 이번 동이를 통해 보여줄 숙종은 기존의 사극들에 대해 시청자들이 가지고 있는 왕의 고정관념과 이미지와는 완전 다른 캐릭터를 선보일 것이다. 사실 왕의 모습을 다르게 그리기란 쉽지 않다. 카리스마 넘치는 모습 속에 보이는 허점. 그런 인간적인 모습에서 매력을 느낄 수 있는 그런 숙종을 만들기 위해 연구 중이다. 위엄 있는 왕이라기보다는 활달하며, 진취적인 인물이다. 기대하셔도 좋을 것이다.
Q. 상대배우 한효주, 이소연, 박하선 씨와의 러브라인이 많은 시청자들의 로망을 불러일으킬 것 같은 예감인데요. 상대 배우들에 대한 기대감이 있다면?
A. 일단 왕인지라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는다는 것이 좋다. 한효주씨나 이소연, 박하선씨 같은 좋은 배우들에게 젊은 기를 받으니 더욱 좋다. (웃음) 세 분 다 처음 호흡을 맞추는 것이다. 걱정이 되는 건 사극이 가지는 특수성 때문에 배우들이 몸이 상하지 않을까 하는 것이다. 오랜 시간 얼굴을 맞대며 봐야 하는 이들인데.. 아무래도 내가 선배이고, 남자이니 체력적인 면에서도 버틸 수 있는 여력이 있지만 여배우들이다 보니 쉽지 않을 것이다. 선배된 입장으로 도와줄 수 있는 부분이 있다면 언제나 도와줄 준비가 되어 있다.
한효주 씨를 처음 봤을 때 정말 캐릭터에 딱이라는 생각을 했다. '동이'는 우여곡절이 참 많은 인물이다. 천민 출신의 낮은 신분에서 후궁이라는 높은 신분까지 충족시켜줄 수 있는 배우는 드물 것이다. 한효주 씨는 강인하면서도 여리기도 하고 섬세한 느낌도 있고 여러 가지 이미지를 한꺼번에 갖고 있는 배우인 듯하다. 이병훈 감독님께서 뽑으셨다면 그런 자질이 있다는 거다. 정말 기대가 크다.
Q. 요즘은 남성 주인공이 극을 이끌어가는 사극에서 벗어나 '대장금', '이산', '선덕여왕'과 같은 여성 캐릭터의 활약이 두드러지는 사극이 많은데, 자신의 캐릭터에 대한 우려나 걱정은 없는지?
A. 그런 건 없다. 감독님의 의도에 맞춰서 그 안에서 최선을 다할 뿐이다. 그 이상을 생각한다면 욕심이고 드라마를 망치는 것이다. 작가님과 감독님의 의도하지 않은 모습을 보여주는 것은 그 순간 내가 빛나 보일 순 있을지 몰라도 극 전체의 흐름과 분위기를 깨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내 역할을 충실히 해냈을 때, 극도 빛나고 나 역시도 빛나는 것이라 생각한다.
Q. 새로운 드라마를 시작하는 데 있어 좋은 징조를 알리는 꿈은 없었는지?
A. 꿈은 잘 꾸지 않는다. 그 대신 중요한 일을 앞두고 있을 때는 지금처럼 입술이 한 번씩 뒤집어진다. 지금도 '평행이론'과 '동이'가 동시에 진행되고 있어서 입술이 이렇다. (웃음) 그래도 이렇게 일을 할 수 있다는 사실이 기쁘다. 아, 그리고 난 중요한 일이 있는 날이면 언제나 비가 내린다. 내가 태어나는 날도 비가 내렸고, 부모님 결혼식 날도 비가 내렸다고 한다. 졸업, 입학, 심지어 전역하는 날도 비가 내렸다. 오늘(포스터 촬영 당일)은 비는 아니지만 눈이 내리고 있다. 첫 촬영날도 눈이 많이 내렸다고 하니 왠지 '동이'가 내 인생에 있어 중요한 작품이 될 것이라는 신의 계시가 아닐까 싶다.
Q. 많은 기대감을 갖고 있는 시청자들에게 한마디 해 주신다면?
A. '대장금'의 지고지순하던 민정호가 7년의 숙성 과정을 거쳐 왕으로 귀환했다. 바라만 보던 자리에서 임금의 모습으로, 멋진 남성의 모습으로 업그레이드되었다. 왕의 모습이 낯설 수도 있겠지만 그래도 기대감이 높지 않을까 생각한다. 연기자들 모두가 굉장히 힘들게 촬영하고 있으니 많이 기대해 달라.
베타뉴스 김용숙 기자 (entertain@beta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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