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사설

[컬럼] 당신은 왼손! 아니면 오른손! IT제품 사용에는 쥐약(?)


  • 김영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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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 2010-04-21 14:28:55

     

    알림 : 해당 컬럼은 외부 필자의 성향에 따른 것으로 베타뉴스의 편집방향과는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이점 참고 하시기 바랍니다. 

     

    이승엽과 빌 게이츠의 공통점은 각각의 분야에서 이름만 대면 누구나 알 수 있는 유명한 사람이라는 것 이외에도 왼손잡이라는 잘 모르는 또 다른 공통점이 있다. 공을 치고 뛰어야 하는 1루가 투수의 왼쪽에 있는 야구는 왼손잡이가 각광을 받을 수 있는 얼마 안 되는 운동 가운데 하나다.


    통계마다 조금씩 다르지만, 대략 전 세계 인구의 10% 정도가 왼손잡이라고 한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그 비율이 약 4% 내외로 유독 작다는 통계를 얼마 전 접했다.


    이미 눈치 빠른 이들은 짐작하고도 남았겠지만, 왼손을 쓰면 들어오던 복이 달아난다던가, 부정 탄다는 등의 미신과 함께, 왼손잡이가 겪는 불편을 자식들에게 물려주고 싶지 않은 부모들의 노력이 더해졌기 때문일 것이다.


    친구 가운데 왼손으로 밥 먹다가 부모님한테 혼났다는 소리는 어렵지 않게 들어 볼 수 있다.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야구 선수인 두산 김현수 선수 같이 오른손으로 던지고 왼손으로 치는 경우는 아주 특별한 예외가 될 것이다.


    앞서 설명한 빌 게이츠 같은 특별한 예외가 있기는 하지만, 대부분의 경우 왼손잡이는 컴퓨터를 비롯한 각종 가전제품, 특히 IT제품을 쓰는데 무척 불편한 구조로 되어 있다. 대표적인 것이 바로 카메라와 캠코더이다. 지금까지 본 대부분의 카메라는 셔터가 오른손으로 누르도록 되어 있다.


    캠코더 역시 마찬가지, 권총처럼 들고 찍는 이른바 건 타입 제품 역시 오른손으로 들고 찍는 것을 기본으로 만들어진다. 액정이 열리는 곳 역시 오른쪽이 아닌 왼쪽이다. 왼손으로 카메라 들고 셀카 한 번 찍자면 아무리 얼짱 각도에서 찍어도 사진에는 땀 흘리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어디 그 뿐인가? 대부분 IT기기 및 가전제품의 전원스위치 위치 역시 왼손보다는 오른손에 가깝게 맞춰져 있다. 노트북의 전원 스위치를 왼손으로 켜본다면 친구 가운데 왼손 쓰는 이가 얼마나 힘들게 살고 있는지 금세 느껴질 것이다.


    그나마 왼손 오른손의 구분이 조금 덜한 것이 휴대폰 정도인데, 이 역시 컴퓨터를 기본으로 하는 스마트폰이 늘어나면 분명 오른손잡이에 최적화된 제품이 나올 것이 분명하다.


    이런 현상은 이른바 인체공학을 도입한 제품인 키보드나 마우스에서 더욱 심하게 나타난다. 인체공학이라는 개념을 도입한 조금은 요상한, 그래서 어찌 보면 인체공학이라기보다는 더 불편해 보이는 키보드와 마우스치고 왼손잡이가 쓸 만한 제품은 거의 없다.


    좌우 대칭으로 만들어진다면 소프트웨어의 설정을 통해 쉽게 왼손잡이용으로 바꿀 수 있는데 인체공학 제품은 아예 생김새부터 남다른 까닭에 이런 설정으로는 불가능하다.


    물론 앞서 설명한대로 약 10%의 이들을 위해 많은 비용을 들여 이를 만드는 것은 제조사 입장에서는 그리 만만한 일은 아니다. 심지어 빌 게이츠의 마이크로 소프트에서 만든 인체 공학 키보드 마우스 역시 이렇게 만들었으니 다른 제조사들은 두말할 필요도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체공학이라는 이름도 좋지만, 왼손잡이를 위한 배려도 조금은 있는 그런 IT 제품이 많이 나왔으면 좋겠다는 생각은 너무 지나친 욕심인가?




    베타뉴스 김영로 (bear@beta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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