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사설

‘신상 털기’시대, 가장 현명한 생존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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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 2010-11-20 15:29:40

      "5억 명의 ‘친구’가 생긴 순간 진짜 친구들은 적이 되었다!"

     

    최근 국내 개봉한 영화 [소셜 네트워크]의 홍보용 메인 카피의 문구다.

    SNS와 관련된 용어와 더불어 최근 뉴스의 주요 화제로 등장하는 용어가 ‘신상털기’라는 신조어다. 웹서핑 증에 우연히 눈에 뜨인 누군가를 그와 연관된 키워드나 id를 추적하여 개인의 신상정보를 낱낱이 벗기는 것을 말한다. 모 여배우가 정치인 모씨와 잠자리를 했다는 실토 한 마디에 그 정치인이 누구인지 하루도 안 되어서 실명이 거론된다. 이것이 바로 ‘신상털기’의 파워다.

     

    소셜네트워크 서비스가 우리 생활의 일부가 되면서 자신들의 개인정보가 노출될 가능성은 더 증가한다. 노출 정보들이 증가할수록 더는 숨길 수가 없게 된다. 아무리 숨기고 싶어해도 그 사람을 둘러싼 친구 대여섯 명 정도만 추적해서 ‘털어보면’ 그가 누구인지, 어디서 무엇을 하는 사람인지가 바로 드러나기 때문이다. 예전 같으면 ‘네티즌수사대’라 불리는 누리꾼들이 집단적으로 신상털기를 시도했다면 요즘은 혼자서도 충분하다. 그만큼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들의 연결성과 검색 서비스가 발전(?)된 덕분이다.

     

    국내만 하더라도 20% 이상의 기업 인사채용 담당자들이 새로운 입사 지망생이나 스카우트 후보자가 있을 때 그 사람의 싸이월드나 페이스북 같은 SNS 관련 기록들을 ‘털고’ 있는 것으로 조사되고 있다. 미국이나 유럽은 60~70%의 기업들이 일반적으로 행하고 있는 일이라고 한다. 몸이 아프다고 병가를 내고는 휴가를 떠나서 놀던 사진을 SNS 사이트에 올렸다가 발각되어 회사에서 ‘잘리거나’ 멀쩡하게 웃고 떠들면서 파티를 즐기는 동영상이 노출되어 우울증 치료비로 지급된 의료보험금을 환수 당하는 등의 사례가 외국에서는 속출하고 있다.

     

    결코 남의 나라 일이 아니다. 우리나라 트위터 사용자 수가 지난 주 200만 명을 넘어선 것으로 집계된다. (http://tki.oiko.cc/service/count  참고) 랭키닷컴이 16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11월 첫주 페이스북의 주간 방문자 수는 트위터와 한국트위터의 방문자 수를 합한 것에 비해서도 100만 명 이상 앞질러 이제는 랭킹에서도 트위터를 추월한 것으로 나타난다.

     

     * 이미지 원본 출처 : http://www.rankey.com/blog/blog.php?type=inform 

     

    이미 예견된 일이었기 때문에 놀랄 일은 전혀 아니다. 중요한 것은 아무리 신상털기나 스토킹의 위협이 커지더라도 SNS 인구의 증가 추세는 당분간 절대 멈추지 않을 것이라는 점이다. 트위터나 페이스북의 국내 사용자수는 아직 전체 네티즌 수의 5% 미만이다. 미국이나 유럽, 호주 등 SNS선진국의 전례를 보건대 전체 인구의 45~50%가 SNS에 가입할 때까지 이런 성장세는 멈추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그것은 그리 먼 미래의 이야기가 아니라 당장 1~2년 안에 현실화될 것이다.

     

    국내 스마트폰 가입자수가 500만 명을 돌파한 지금 200만 명이 트윗질을 한다. 2천만 명이 스마트폰을 사용하면 800만 명이 SNS를 한다는 계산이다. 국내 이동통신 가입자수는 4900만명에 이르고, 스마트폰 미보유자의 70% 이상은 앞으로 1년 이내에 스마트폰으로 갈아타겠다고 답한다. 한 명이 두 명이 되고, 두 명이 네 명이 되는 데 걸리는 시간은 이론적으로 200만 명이 400만 명에 이르는 시간과 같다. 이것이 네트워크의 원리이고 힘의 원천이다.

     

    지금 우리는 자신의 희망이나 의지와는 무관하게 ‘전국민 신상털기’의 시대에 살고 있다. 이런 시대에 상처받지 않고 공격받지 않고 오래 살아남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감추고 숨기려고 헛되이 노력하는 대신, 드러나도 문제가 되지 않을 만큼 “정직하고 착하게 사는” 것 외에는 없다!


    베타뉴스 최규문 (letsgo66@par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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