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0-12-21 18:52:32
지난해 삼성전자가 선보인 미러리스 카메라는 충격 그 자체였다. 첫 제품인 NX10은 마이크로포서드 규격의 미러리스 카메라가 시장을 선점하려는 찰나, 더 큰 판형과 성능으로 어느정도 마니아 그룹을 형성하는데 성공했다. 그러나 뒤이어 등장한 소니의 넥스 시리즈를 통해 NX10은 조금 더 소형화 될 필요성이 부각됐고 삼성은 후속기 제작에 박차를 가하게 된다.
그 뒤 모습을 드러낸 NX100은 날렵한 디자인과 휴대성이 강조된 모습으로 많은 사진 애호가의 관심을 받기도 했다.
이제 TV나 스크린 등에서 자주 접할 수 있는 삼성 NX100, 기본적인 제원은 이전 제품인 NX10과 큰 차이가 없지만 초심자를 배려한 아이-펑션(i-Function) 렌즈가 추가되면서 대중적인 느낌을 주는 점이 특징이다. 그렇다면 이 제품의 매력은 어떨까. 한 번 확인해 보자.
▲ NX10과 큰 차이를 보이는 NX100, 화려한 디자인이 눈에 띈다. 인터페이스 부분도 향상됐다.
◇ 깔끔한 디자인, 초심자 배려한 인터페이스 돋보여 = NX100의 디자인, 곡선을 살린 우아한 디자인이 먼저 눈에 들어온다. 처녀작인 NX10과는 확연히 달라진 모습이다. 삼성 로고와 NX라는 이름만 달고 있을 뿐, 전혀 다른 카메라라고 느껴지는건 혼자만의 생각은 아닐 것이다.
이런 형태는 과거 파나소닉이 보여준 바 있다. 루믹스 G1에서 NX10과 비슷한 행보를 보이다 크기를 줄인 GF1을 선보인게 그것이다. 닮아도 너무 닮았다. 아직 뚜렷하게 정해지지 않았지만 실제 판매 라인업도 이와 비슷하게 전개될 가능성이 높다. NX10과 같은 디자인으로 두 자리 숫자 넘버링이 가고 NX100도 세자리 숫자로 차별화를 꾀하지 않을까 전망된다. 아직 DSLR 디자인을 선호하는 소비자층이 있기 때문이다.
후면 인터페이스와 버튼 배치도 NX10과 비교해 달라졌다. 빠른 조작을 위한 원형 다이얼을 후면 모드 버튼에 배치하고 버튼의 배치를 중요한 기능만 골라 담았다. 다이얼 때문인지 전반적인 버튼 구성은 올림푸스의 펜과 유사한 느낌을 준다.
상단에는 셔터 버튼과 모드 다이얼, 핫슈, 조작 다이얼 등이 위치하고 하단에 전원 스위치가 위치하고 있는데 다소 아쉽다. 다른 버튼은 디자인에 어울리는 형태인데 유독 전원 스위치만 튄다. 게다가 버튼 방식이 아닌 스위치 방식이라 컨셉에도 맞지 않는다는 느낌이 든다.
후면 액정은 3형 크기의 능동형 유기발광다이오드(AMOLED) 방식을 쓰고 있다. 약 61만 화소로 최근 트렌드인 3형 92만 화소에는 다소 못미치지만 해상력에 문제 없고 주간에도 화면 판독이 용이해 불만은 느껴지지 않는 수준이다.
▲ 삼성 NX100 + 삼성 20-50mm F3.5-5.6 iFn / ISO 200 / 초점거리 50mm / 조리개 F6.3 / 셔터 속도 1/500초 / 평균 측광 / 이미지 효과 : 표준
▲ 삼성 NX100 + 삼성 20-50mm F3.5-5.6 iFn / ISO 200 / 초점거리 20mm / 조리개 F8 / 셔터 속도 1/320초 / 평균 측광 / 이미지 효과 : 표준
◇ 1,460만 화소의 고해상도 이미지... 화밸은 무난, 다양한 촬영 메뉴는 장점 = 전북 임실에 위치한 옥정호 근방에서 NX100의 촬영을 시작했다. 오전 10~11시대 시간으로 전체적으로 흐리고 구름이 많아 빛이 충분하지 않은 상황이다. 카메라 셋팅은 기본 상태이며 조리개 우선인 A모드에서 셔터 속도를 제어했다.
ISO 200으로 촬영한 옥정호의 이미지, 1,460만 화소라는 NX100의 이미지 센서 성능이 고스란히 느껴진다. 그러나 결과물 품질은 다소 실망스러운 느낌이다. 입자가 거칠고 곳곳에 컬러 노이즈도 눈에 띈다. NX10과 함께 선보인 30mm F2 렌즈로 촬영했을 때, 이런 거친 느낌이 나지 않았던 것으로 봐, 이는 이미지 센서보다 렌즈 해상력 문제라고 봐야하는게 옳을 것 같다. 화이트밸런스 검출 실력은 무난한 편이다.
감도는 기본 ISO 100부터 3,200까지 지원하며 확장시 ISO 6,400까지 쓸 수 있다. 촬영한 결과 ISO 100부터 400까지는 큰 차이를 보이지 않다가 ISO 800부터 노이즈가 증가하기 시작한다. ISO 3,200 상태에서도 무난한 이미지를 보여주는 점은 장점이다. 확장하면 노이즈가 급격히 증가하지만 웹용으로 쓰기에 적당하다.
NX100은 다양한 촬영 메뉴를 지원한다. 특히 스마트 필터(Smart Filter)를 통한 효과 지원이 눈에 띄는데, 이 제품에서는 비네팅, 소프트 포커스, 미니어처, 스케치, 어안렌즈 효과 등 총 7종의 스마트 필터를 내장하고 있다. 이미 다른 보급형 카메라에 널리 쓰이는 기능이지만 없는 것보다 있는 쪽이 활용도 면에서 유리할 것이다.
사진 마법사(Picture Wizard)를 통해 흑백 효과나 색을 강하게 표현하는 것도 가능하다. 표준에서 부드럽게, 선명함, 풍경, 가을, 부옇게, 우울한, 클래식 등 8가지 옵션을 제공한다.
이 외에 DSLR이 갖고 있는 기능을 대거 지니고 있다. 초당 3매 연속 촬영이나 화소를 희생하지만 한 번에 최대 30장 연속 촬영이 가능한 버스트모드 등이 그 예다. 자동 촬영 기능도 충실해 초심자도 고급 설정 없이 안심하고 촬영하는 것도 가능하다.
최신 카메라답게 동영상 촬영 기능도 지원한다. 최대 720p 촬영이 가능하고 초당 30프레임으로 영상을 기록한다. 최근 풀HD 영상을 지원하는 타 미러리스 카메라에 비해 부족한 감이 느껴지지만 품질은 뛰어나 생생한 추억을 남기기에 좋다.
NX100이 강조하고 있는 특징 중 하나로 아이-펑션 시스템을 꼽을 수 있다. 이는 카메라 본체가 아닌 렌즈에 버튼을 얹어 조리개나 셔터 속도, 노출, 감도, 화이트 밸런스 등을 조절할 수 있도록 하는 기능이다.
실제로 함께 제공된 아이-펑션 렌즈 20-50mm F3.5-5.6에는 좌측 상단에 아이-펑션 버튼을 지니고 있고 이를 한 번 누르면 후면 액정을 통해 촬영 조작을 할 수 있다.
단, 정작 필요한 조작을 위해서는 아이펑션 버튼을 여러번 눌러야 하는 번거로움도 분명 존재하기 때문에 추후 펌웨어 업데이트를 통해 아이펑션 메뉴를 아이콘화 한 뒤 다이얼 조작을 할 수 있게 하면 더 빠른 조작이 가능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아이-펑션은 초심자에게는 어필 가능한 기능이지만 정작 카메라를 잘 아는 사용자에게는 버튼 조작이나 아이-펑션 조작 모두 최종 설정 시간에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버튼을 누르고 초점링으로 조작하나 후면에 잘 배치된 촬영 설정 버튼을 누르고 휠을 돌리나 어짜피 두 손으로 조작하는 것이라면 특별할게 없다는 얘기다.
◇ 화려함 뒤에 숨겨진 아픔, 새로움 뒤에 숨겨진 슬픔 = NX100은 NX10보다 더 대중적인 성향이 강한 미러리스 카메라로 제원에 큰 차이가 없지만 부족한 점을 다듬고 개선해 만족감을 높여주고 있는 점은 장점으로 부각된다. 하지만 곳곳에 아쉬운 부분도 눈에 띈다.
우선 그립감, NX100의 디자인은 정말 뛰어나지만 파지하고 한 손으로 장시간 사용하면 손가락에 부담을 준다. 그립이 없기 때문에 카메라를 강하게 쥘 수 없기 때문이다. 속사 케이스를 쓰면 그립감이 향상되지만 거금 들여 구입하는 카메라, 처음부터 잘 만들 수 있지 않았을까. 디자인은 남성보다 여성이 선호하는 디자인이어도 확연히 호불호가 갈릴 것으로 예상된다.
아이-펑션 렌즈도 마찬가지 이번 제품에서 삼성은 20-50mm F3.5-5.6 줌렌즈와 20mm F2.8 단렌즈 등에 아이-펑션 기능을 넣었다. 문제는 줌렌즈의 애매한 광각 영역 초점 거리와 손떨림 방지 기능의 부재다. 대부분 기본 제공되는 렌즈의 초점거리가 18-55mm라는 점을 감안하면 광각에서 2mm 손해는 크다. 광각은 1mm만 차이나도 표현 범위가 확연히 달라진다.
이에 삼성은 2011년부터 아이-펑션 기능을 얹은 다양한 신제품 렌즈를 대거 선보일 예정인데, 향후 나오는 렌즈가 어떤가에 따라 NX 마운트 플랫폼에 대한 평가가 내려질 것으로 보인다. 광각에서 망원에 이르기까지 여러 아이-펑션 렌즈 라인업이 갖춰지면 평가도 달라질 것이라 본다.
분명 일부 아쉬운 점이 있지만 NX100은 일본 제품이 독차지하고 있는 미러리스 카메라 시장에서 한국의 자존심을 지켜주는 제품임에 틀림없다. 성능도 나무랄데 없고 그 동안 지적됐던 미러리스의 아쉬운 부분인 초점 속도와 성능 부분이 대폭 개선됐기 때문에 젊은 남녀 소비자가 사용하기에 좋은 카메라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베타뉴스 강형석 (kanghs@beta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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