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1-01-21 13:48:48
며칠 전 트위터 공동창업자 에반 윌리엄스가 내한하면서 공식적으로 트위터 한글 서비스가 개시되었다. 또한 페이스북의 전세계 가입자 수는 6억 명 돌파 초읽기에 들어간 상태다. 이 와중에 2011년 새해 들어 믿기지 않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 작년 말까지만 해도 엇비슷하게 증가하던 우리나라 트위터 사용자수와 페이스북 사용자수 집계치간에 현격한 격차가 벌어지기 시작한 것이다. 그동안은 앞서거니 뒤서거니 엇비슷하게 증가하던 두 서비스간 격차가 새해 들어 불과 수 주만에 100만 명 이상 벌어지기 시작한 것이다.
공인된 것은 아니지만 페이스북의 나라별 이용자수의 증감을 알려주는 자료로는 소셜베이커스닷컴(www.socialbakers.com 페이스베이커스닷컴이 작년 말에 회사 이름을 바꾸었음)이 대표적이다. 페이스북이 제공하는 국가별 광고대상자 수에 기초한 비교적 신뢰할만한 자료여서 주로 이곳의 데이터를 기초로 증감을 추적해 왔는데 이 발표수치가 연초만 해도 250만 명 수준이던 것이 불과 한두 주 사이에 돌연 350만 명으로 100만 명 가까이 폭증하더니, 1월 20일에는 그 숫자가 더 늘어서 급기야는 380만 명을 넘어서면서 세계 랭킹이 무려 26위까지 단번에 상승한 것으로 나타난다.
1월 20일 기준 소셜베이커스닷컴과 페이스북 광고대상자 예상숫자의 자료에 따르면 대한민국 페이스북 사용자 수는 약 383만 명으로 지난 한 달 사이에 무려 150만 명이 증가하고 전체 가입자 중 최근 한달 동안 신규 가입자 비율이 무려 40%에 이른 것으로 나타난다.
그런데 이 수치는 매우 수상하다. 아무리 페이스북으로 쏠림 현상이 발생한다고 하더라도 불과 한두 주 사이에 이렇게까지 늘어날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원인을 추적해 보았더니, 아니나 다를까 대한민국 페이스북 사용자수 급증 현상에는 겉으로 보이지 않는 함정이 숨어 있었다. 그것은 대한민국을 국적으로 표시하고 실제로는 중국어나 영어 등 다른 나라의 언어를 사용하는 사람들의 숫자이다.
이 수치는 페이스북에 개설한 [페이지]를 홍보하기 위해 특정한 국가나 연령, 성별로 광고 대상을 선정할 때 국적과 언어 등을 선택할 수 있기 때문에 특정한 조건을 주었을 때 표시되는 광고 대상자 예상숫자로 알 수 있다. 1월 21일 기준으로 대한민국을 국적으로 표시하고 중국어(중국, 대만, 홍콩 등 포함)를 언어로 선택한 사람의 숫자는 약 123만 명, 영어를 사용하는 사람은 약 30만 명으로 나타난다.
이 숫자는 대체 무엇을 의미할까? 물론 국적을 대한민국으로 표시하고 다른 나라의 언어를 사용하는 사람들이 있을 수 있다. 대표적으로 미국 등지에 나가서 활동하는 해외교포들이나, 거꾸로 동남아 등 외국에서 우리나라에 들어와서 일하는 근로자들이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중국어를 쓰는 사람의 숫자가 최근 한 달 사이에 부쩍 이상적으로 증가한 점이다. 필자가 작년 12월 18일경에 이 수치를 확인했을 때만 해도 중국어 사용자수는 40만 명 미만이었다. 올 들어 영어 사용자수는 거의 변함이 없는 데 비해서 유독 최근 수 주 사이에 중국어 사용자만 3배 이상 급증한 것은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는 일이다.
이같은 현상의 배경으로 가장 그럴듯한 설명은 중국 정부가 공식적으로 차단하고 있는 페이스북을 사용하기 위해 중국 본토 사람들이 한국 기업 또는 한국에 소재한 서버나 VPN회선, 스마트폰 등을 통해서 우회 접속을 하여 서비스를 이용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는 해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특히 작년 말 페이스북의 설립자인 마크 주커버그가 중국을 방문해 중국 최대 검색업체인 바이두의 대표와 회동을 하면서 그의 일정이 언론에 노출되어 중국 내에서 화제가 되었다. 이 때문에 그런 분위기를 타고 페이스북에 대한 궁금증이 더해져서 많은 중국인들이 페이스북에 계정을 새로 만들었거나, 혹은 페이스북에 우회 접속할 수 있는 방법이 대중적으로 알려진 탓이라 보는 것이다.
사실 여부는 앞으로 명확히 밝혀지겠지만, 이런 해석이 실제에 근접하는 것이라면 앞으로 페이스북의 한국 사용자수는 ‘대한민국 국적임에도 중국어를 사용하는’ 허수(?)의 수치를 빼는 보정이 불가피하다고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현재 전체 대한민국 국적 표시자 약 383만 명 중에서 영어 사용자는 제외하더라도 중국어 사용자수 120여만 명은 줄여 잡아야 실제 한국 사용자수에 근접한다는 이야기다. 그렇게 따져보면 현재 대한민국의 페이스북 사용자수는 대략 383 – 123 = 260만 명 정도로 보는 것이 합리적인 추산이라고 보인다.
실제로 이는 우리나라 트위터 사용자수가 현재 약 252만 명으로 집계되는 것과 비교해 볼 때 엇비슷한 수치이므로 충분히 근거가 있어 보인다. 지금까지의 증가 추세로 볼 때 트위터 사용자와 페이스북 사용자 수는 거의 비슷한 숫자와 비율로 증가하고 있는데, 이것은 그 만큼 두 가지 서비스를 병행하여 사용하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일 것으로 추정된다.
* 자료출처: http://tki.oiko.cc/service/count
요컨대, 페이스북이나 트위터 사용자수의 증가 현상에 대해 과도한 기대나 과민한 반응을 보이며 일희일비할 필요는 없다. 보다 더 중요한 것은 이러한 외래 SNS의 증가 속도가 무척 가파르다는 점이고, 국내 토종 SNS들이 이들 서비스에 대해 눈에 띄게 뒤지는 트래픽과 페이지뷰를 기록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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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2011년 세계 SNS 광고시장에서 페이스북의 시장 점유율이 무려 66%에 이를 것이라는 예측 자료가 나오고 있다. 이는 에드센스라는 키워드 검색 기반의 광고 플랫폼을 통해 전 세계 온라인 광고시장의 70%를 장악하고 있는 구글과 페이스북간에 일대 결전이 벌어질 것임을 예고하는 신호탄에 다름 아니다.
글로벌 웹 광고 시장을 둘러싼 구글과 페이스북의 세계대전 속에 과연 우리는 언제까지 변방의 무풍지대나 구경꾼으로 남아 있을 수 있을까? 머지 않아 그 전쟁의 희생양으로 전락하는 건 아닐까? 그 속에서 네이버는 국내에서의 독점적 우위를 계속 유지할 수 있을까? 아직도 자신의 콘텐츠를 외부에 공개하고 교류하는 데 인색하기 짝이 없는 네이버의 소극적인 개방 정책 속에, 트위터와 손을 잡고 소셜 검색을 강화하고 있는 다음의 적극적인 행보가 예사롭지만은 않아 보인다.
쉴 새 없이 생존 경쟁이 벌어지는 기업 환경 속에서 오늘의 승자가 내일의 승자일 수 없다. 마이크로소프트와 구글, 그리고 애플과 아마존, 페이스북의 역사를 보라. 더 많은 개방과 공유를 통해 자사 플랫폼의 장악력을 키운 서비스만이 세상을 지배한다는 것을 그 동안 웹2.0의 역사가 생생하게 보여주고 있다. 빛의 속도로 진화하는 IT 기술 분야에서는 각별히 새겨둘 교훈이다.
베타뉴스 최규문 (letsgo66@par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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