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1-01-26 17:29:19
트위터를 사용하는 사람들의 자기소개를 읽어보면 상당수는 “서로 소통할 친구를 찾아요”, “기업, 뉴스 트윗은 팔로우 신청하지 마세요”라는 글을 종종 보게 된다. 그만큼 사용자는 트위터를 통해 온라인 친구를 만들려고 하는 경향이 있음을 엿볼 수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그 정도가 심해 심지어 ‘맞팔율’을 높이는 사이트까지 등장했다. 실례로 맞팔율계산기가 있어 쉽게 팔로우를 관리할 수 있는 ‘트윗애드온즈’를 보면 몇몇 사용자는 서로 친구하자는 명목을 앞세워 소위 ‘맞팔’(서로 상대방의 글을 구독하는 행위)을 강요하기도 한다.
▲ 대표적 ‘맞팔’ 관리 사이트, 트윗애드온즈
그렇지만 트위터의 ‘맞팔’이 과연 친구라고 볼 수 있을까. 창업자인 에반 윌리엄스가 밝혔듯이 트위터는 일반 블로그의 축소판인 마이크로블로그다. 즉 트위터는 단지 140자 이내로 글을 작성해야 하는 제약이 있을 뿐 본질적으로는 블로그와 닮았다.
트위터에서 ‘맞팔’을 한 사람들끼리는 왜 친구가 되기 어려울까. 이는 블로그의 특성을 살펴보면 알 수 있다.
블로그란 웹(Web)과 기록(Log)를 합친 낱말로, 스스로가 가진 느낌이나 품어오던 생각, 알리고 싶은 견해나 주장 같은 것을 웹에 일기처럼 기록하여, 다른 사람도 보고 읽을 수 있게끔 열어 놓은 글 모음이며 1인 미디어의 성격을 띠고 있다.
네이버의 경우 블로그를 구독하려면 상대방의 계정에 들어가 메인화면 왼쪽 하단 ‘이웃으로 추가’를 누르면 된다. 이렇게 하면 다음에 접속할 때 주소 창에 해당 블로그 주소를 입력하지 않아도 내 블로그를 통해 상대방의 계정으로 들어가 게시물을 읽고 댓글을 달 수 있다.
심지어 상대방의 동의 하에 특정 계정을 트위터의 ‘맞팔’과 같이 ‘서로 이웃하는 블로그’로 지정할 수도 있다.
트위터 역시 상대방의 계정에 팔로잉 신청을 하면 내 타임라인에서 글을 구독 할 수 있는 구조로 되어 있다. 다만 기존 블로그와는 달리 상대방의 계정에 직접 접속하지 않더라도 내 타임라인에서 구독 신청한 글을 한 눈에 볼 수 있다는 점, ‘맞팔’을 하면 비밀 쪽지를 보낼 수 있다는 점이 다를 뿐이다.
온라인에서 서로 이웃하는 블로거끼리 친구로 이어지는 일이 흔할까. 예외도 있을 수 있지만 대다수는 상대방 글에 댓글을 달아주는 단순한 블로거 수준에 그치는 경우가 많다.
그렇다면 왜 이러한 현상이 발생할까. 일반적인 블로그의 경우 상대방의 글을 읽으려면 직접 해당 계정으로 들어가야 한다. 서로 이웃하는 블로그의 수가 10개 이하인 경우엔 문제가 되지 않지만 그 수가 50개를 넘어가면 일일이 상대방의 블로그에 들어가서 게시물을 확인하고 답글을 달아주기엔 시간과 노력이 많이 필요하다.
반면 트위터는 내 계정에 접속하기만 하면 타임라인에서 구독 신청한 상대방의 글이 보인다.즉 상대방의 계정에 직접 들어갈 필요 없이 게시물에 대한 답글을 달 수 있다.
트위터는 블로그와 달리 게시물에 대한 실시간 반응이 가능한 구조이기 때문에 상대방과 댓글을 주고 받다 보면 어느새 서로 친구처럼 느껴질 수 있다. 그렇지만 앞서 말했듯이 트위터는 블로그의 일종이다. 고로 ‘맞팔’을 했다고 해서 친구 관계라고 보긴 어렵다. 트위터의 ‘팔로잉’은 단지 상대방의 글을 구독하는 사람일 뿐이다.
베타뉴스 이윤주 (onair1984@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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