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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재에서 민주주의... '리니지', '아이온', '테라' 정치형태 제각각!


  • 이덕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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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 2011-02-16 10:45:50

    정치는 온라인게임의 핵심요소로, 게임사들이 가장 신경 써서 만드는 콘텐츠다. 게임 속 정치도 이용자의 요구에 따라 변했다. 초창기 ‘울티마 온라인’에서 생긴 길드가 온라인게임 정치의 원류다. 길드는 이용자들이 모여 게임정보를 공유하거나 아이템을 교환할 목적으로 생긴 공동체다.

     

    ▲ 리니지. 온라인게임 정치의 시작, 패권주의 부작용

    엔씨소프트의 리니지가 나오면서 온라인게임에서 본격적인 정치활동이 시작됐다. 리니지는 기존게임의 ‘길드’를 정치적 성향이 강한 ‘혈맹’으로 바꾸고, 이용자의 경쟁을 부추기는 ‘공성전’을 도입했다. 공성전에서 승리해 성을 차지한 혈맹은 게임 속에서 절대 권력을 행사할 수 있다.

     

    리니지는 권리만 있고 책임은 없는 절대 군주시대의 정치형태를 답습했다. 힘 있는 자가 정권을 창출하고 유지할 수 있었다. 혈맹끼리 전쟁을 하려면 무기를 사기위해 막대한 게임머니가 필요했고, 이는 일반 이용자들의 세금부담으로 돌아갔다. 세금을 거둬 막대한 게임머니를 거둬들이는가 하면, 반대편을 괴롭히는 횡포도 일삼았다. 강한 자가 약한 자를 착취하는 구조다보니 이용자 간의 분쟁도 잦았다.

     

    운영자들은 게임 속 분쟁에 개입하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했다. 힘의 논리를 따른 리니지의 정치는 게임 흥행에 도움이 됐다. 리니지는 동시접속자 10만 명 이상을 모으며 흥행에 성공했다. 그러나 거듭된 분쟁과 탄압으로 이용자들은 피로감을 느꼈다.

     

    온라인게임에서 민주주의가 처음 도입된 게임은 ‘군주온라인’이다. 군주온라인은 최초로 게임 내 선거제도를 도입했다. 게임 속 최고 권력자를 일반 이용자들의 투표로 선출하는 방식이다. 선거제도는 온라인게임 정치에 변화를 주었다. 힘만으로 정권을 잡는 시대가 지나고 이용자들의 동의를 얻어야 군주가 될 수 있다.

     

    <아이온 정치의 근간을 이루는 레기온. 2.5 업데이트에선 레기온 전용의상도 제공된다> 

     

    ▲ 아이온. 정당정치와 복지제도 구현 

    군주온라인에서 시작된 민주정치의 틀은 ‘아이온’에서 구체화됐다. 아이온은 정당제도와 복지제도를 전면에 내세웠다. 게임을 시작하면 ‘천족’과 ‘마족’ 중 하나의 종족을 선택 할 수 있는데, 종족은 게임을 하는 목적이 같은 이용자들이 모인 정당개념이다. 종족 안에는 ‘레기온’이라는 이익단체들이 활동한다.

     

    레기온은 협력과 견제를 통해 종족의 이익을 이끈다. 평소엔 견제하더라도, 다른 종족과 전쟁이 나면 힘을 합쳐 싸워야 한다. 전쟁에서 승리한 레기온은 전투에서 얻은 혜택을 다른 이용자와 함께 나눠야 한다. 레벨이나 캐릭터 차이 없이 캐릭터 체력회복이나 속도향상과 같은 혜택을 누릴 수 있다. 강자와 약자가 이익을 골고루 나눌 수 있다는 점에서 온라인게임 복지제도가 도입된 셈이다. 아이온은 리니지보다 이용자 간의 분쟁이 적다.

     

    <테라의 정치 실험은 MMORPG 커뮤니티에 새로운 변화를 예고한다>

     

    ▲ 테라. 정치포인트 도입, 책임정치제 확립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테라’에선 본격적인 책임정치제도가 도입됐다. 테라에선 이용자가 투표를 통해 국가를 다스릴 영주를 선출할 수 있다. 투표로 최고 권력자인 집정관을 선출하고 이들 집정관들이 모여 정책을 결정한다. 선거로 선출된 리더는 일정량의 정치 포인트를 획득할 수 있는데, 이 포인트를 써서 나라를 다스려야 한다. 세금을 모아 예산을 집행하고, 각 도시들을 발전시켜야 한다. 부자에게 더 많은 세금을 부과하고, 돈이 없는 이용자는 깎아주는 누진세 방식도 도입했다.

     

    도시를 발전시켜 국민의 생활을 윤택하게 하는 것이 리더의 임무다. 영주가 정치를 잘못하면 도시가 피폐해지고 이용자들은 지도자를 교체할 수 있는 권리가 있다. 임기동안 리더의 책임을 훌륭히 수행하면 해당 서버에서 존경을 얻게 된다. 테라의 파격적인 정치개혁에 대해 이용자 간 논쟁이 뜨겁다.

     

    이권을 차지하고 있는 거대 길드들은 “단지 게임일 뿐인데, 힘이 있는 사람이 굳이 타인을 배려하는 정치를 해야 하냐”며 불만이다. 반대로 일반 이용자들은 “특정 세력이 힘으로 권력을 쥐고 약자 위에 군림한다면, 과거 게임들의 패권정치가 재현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이런 논쟁 속에 테라의 정치실험은 온라인게임 정치 콘텐츠에 또 다른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

     


    베타뉴스 이덕규 (press@beta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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