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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텔 P67 'B3 스테핑' 메인보드 S-ATA 문제 없나? 직접 써보니...


  • 강형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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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 2011-03-23 19:00:08

    지난 2월, 인텔은 2세대 코어 프로세서(코드명 샌디브릿지)와 호흡을 맞추는 6시리즈 메인보드 칩에 SATA 3.0Gb/s 포트 결함을 공식 인정했다. 단기적으로는 해당 포트에 연결된 하드디스크 또는 광학 드라이브 장치의 속도 저하가 발생하거나 장기적으로 포트를 쓸 수 없는 상황에 이르게 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해당 결함은 B2 스테핑의 P67/H67 메인보드에서 발생했다. 문제가 생기자 인텔은 즉시 공급된 칩을 회수하고 노트북과 데스크톱, 메인보드 제조사 및 유통사도 제품을 즉시 회수하는 것과 함께 이미 팔린 제품에 대해 리콜을 발표하기도 했다.


    이후, B2 스테핑의 문제가 해결된 B3 스테핑의 칩셋이 2월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공급되면서 지금은 비교적 순조롭게 세대교체가 진행되고 있다. 그러나 초기에 발생한 메인보드 문제가 개선된 뒤에도 혹여 결함이 재현될까 우려하는 소비자도 적지 않을 것이다.


    ◇ 문제 해결된 B3 메인보드... 정말 안전할까? = 인텔은 B3 스테핑 P67/H67 칩에는 S-ATA 3.0Gb/s 전송에 대한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B2 스테핑에 제기됐던 3Gbps PLL 클러킹 트리의 산화 게이트를 수정, 기능이나 설계 디자인 변화 없이 데이터 입출력에 대한 문제를 해결했기 때문이다.


    겉으로 차이가 없겠지만 칩 내부의 메탈 레이어를 수정했기 때문에 전류 누출로 인해 S-ATA 3.0Gb/s 포트가 손상되는 일은 없다고 볼 수 있다.


    그래도 정말 안전한가. 실제 수정된 B3 스테핑 칩 메인보드가 사용에 지장이 없는지 확인하기 위해 B2, B3 스테핑 칩을 얹은 메인보드를 입수해 테스트를 진행했다. 제품은 아수스사의 P8P67 디럭스 메인보드로 P67 칩을 얹은 고급형 메인보드다. CPU는 3.3GHz로 작동하는 인텔 코어 i5 2500K 프로세서가 쓰였다.


    저장장치가 연결되는 SATA 0번 포트에는 웨스턴디지털의 벨로시랩터 150GB, 그 외 SATA 2~5번 포트에는 광학 드라이브 장치와 히타치 3테라바이트(TB), 웨스턴디지털 250GB 하드디스크를 각각 연결했다.



    두 메인보드의 차이는 없지만 슬롯에 부착된 스티커와 제품 박스에 표기된 내용을 통해 B2, B3 스테핑 임을 구분할 수 있다. 이는 아수스가 제공하는 메인보드 칩셋 식별 프로그램을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는 부분이다.


     

    ▲ 아수스 칩셋 식별 프로그램을 통해 확인한 B2, B3 스테핑 메인보드. B2에서는 S-ATA 3.0Gb/s 포트에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 문구가 나오지만 B3에서는 정상이라는 내용이 나온다.

     

    ▲ HDTune 실시간 상태 확인 시에도 B2는 문제를 보이지 않았다. B3도 마찬가지다.


    하드디스크 성능을 가늠하는 벤치마크 프로그램인 HDTune의 상태 항목에서도 S-ATA 포트 정상 유무를 확인할 수 있다. 하드디스크 전송을 실시간 관리하기 때문에 이상이 생기면 즉시 붉은색 경고문구를 통해 알려준다.


    확보된 두 메인보드 모두 이상 증세는 확인되지 않았다. 테스트가 진행되는 동안, 붉은 경고 문구는 단 한 차례도 볼 수 없었다.



    ▲ B2(좌)·B3(우) 스테핑 메인보드에 각각 하드디스크를 연결해 테스트를 진행해도 성능에 차이를 보이지 않음이 확인됐다. 그러나 CPU 사용이나 몇몇 부분에서 B2 스테핑이 다소
    불안한 모습이

    눈에 띄었다.


    HDTune의 벤치마크 항목을 통해 하드디스크의 읽기·쓰기 성능 변화를 5회간 확인한 결과도 크게 다르지 않음을 알 수 있다. 약간의 차이는 있지만 대부분 테스트가 진행되면서 발생하는 오차범위 내 수준을 보여줬다.


    그러나 B2 스테핑 메인보드에서 읽기 테스트를 했을 때, 후반으로 갈수록 CPU 점유율이 2% 후반대로 올라가는 점은 주목해야 할 부분이다. B3 스테핑에서는 CPU 점유율이 1%대로 꾸준히 유지된 점과는 상반된다. 이는 S-ATA 3.0Gb/s 컨트롤이 칩 자체에서 조금이나마 불안정하게 이뤄지고 있다고 예상해 볼 수 있다.


    반면, B3 스테핑은 안정적인 모습을 보여줬다. 읽고 쓰는 동안 CPU 점유도 1%대 수준을 꾸준히 5회간 유지했고 전송 속도에 대한 부분도 정상이라 평가된다.


    500개에 달하는 MP3 파일과 10GB 용량의 아이온 클라이언트 파일을 S-ATA 6.0Gb/s 포트의 하드디스크에서 S-ATA 3.0Gb/s로 복사해 B2. B3 사이에 복사 시간 차이가 발생하는지 확인한 결과, MP3 파일의 경우, S-ATA 3.0Gb/s 하드디스크에 복사하는데 약 8초 전후, 아이온 클라이언트는 약 1분 가량이 소요됐다. 사실상 두 칩간 속도 차이가 없는 셈이다.


    일부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B2 스테핑 메인보드에서 애플리케이션이 설치되지 않는다는 제보가 있어 S-ATA 3.0Gb/s 하드디스크에 아이온 클라이언트를 설치했다. 설치는 B3와 마찬가지로 순조롭게 마무리 됐다. 문제가 있는 제품이라면 설치가 안될 수 있겠지만 테스트에 쓰인 B2 스테핑 메인보드는 문제가 없어 설치가 되지 않는 상황은 발생하지 않았다.

     


    ◇ 당장 문제 없지만 불안 요소 있는 B2, B3는 '안심' = S-ATA 3.0Gb/s 포트 결함이 제기된 B2 스테핑 칩은 데스크톱과 노트북 등을 포함해 전세계 800만개(2011년 2월 기준) 가량이 출하된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그 중 문제가 될 것으로 예상되는 제품은 약 5% 내외, 40만대 가량이다.


    40만대라는 수치도 오버클럭을 통해 칩셋에 과도한 전압이 인가될 가능성을 상정한 것으로 실제는 이보다 더 낮을 가능성이 높다. 일반 사용자가 위 문제에 직면할 확률은 거의 없다는 얘기다.


    물론 B2 스테핑 칩이 장기적으로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때문에 인텔과 PC 제조사들이 빠르게 제품의 리콜 및 시장에 유통된 제품을 회수했다. 이미 B2 스테핑 P67/H67 메인보드를 구매한 소비자는 침착하게 제조사의 지시를 따라 B3 스테핑 제품으로 교환 받으면 된다.


    시장은 이미 B3 스테핑으로 교체가 이뤄지고 있다. 이와 함께 관련 CPU의 판매가 2배 이상 증가하며 칩셋 파동 이전 수준으로 판매량이 점차 회복되려는 움직임을 보인다. 칩셋 수급이 부족하다는 점이 아직 걸림돌로 작용하지만 문제 될 수준은 아니라는게 업계 전망이다.


    테스트 결과, B3 스테핑 P67/H67 칩은 안심하고 쓸 수 있을 수준의 완성도를 갖췄다. 이는 다소 침체된 PC 시장에 활기를 넣어 줄 요소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지금까지 칩셋 문제로 2세대 코어 프로세서 시스템 구매를 꺼린 소비자라면 시스템을 구입해도 된다. 단, 그 전에 'B3' 표시 정도는 확인하는 꼼꼼함은 준비해 두자.


    베타뉴스 강형석 (kanghs@beta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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