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1-04-06 06:34:32
최근 몇 년 사이 애플의 성장세는 브레이크 없는 폭주 기관차에 비유되곤 한다. 휴대 음악 플레이어로 최고의 자리를 꿰찬 아이팟 시리즈, 스마트폰 대명사나 다름없는 아이폰, 그리고 출시와 함께 경쟁사의 추격 의지를 꺾어버리는 아이패드까지 신제품을 출시하는 족족 큰 화제를 모으고 있다. 아이폰 이전까지 PC 제조사에 불과했던 애플이 지금은 남녀노소 누구나 알고 있을 정도의 친숙한 기업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아이팟, 아이폰을 접하곤 심플하면서 손을 떠나지 않는 이끌림이 크게 작용했을 것이다.
여기서는 윈도우에 익숙한 이들을 위한 맥 컴퓨터 구매 가이드를 소개하고자 한다. 현재 맥 컴퓨터(이하 맥)의 라인업과 주요 특징, 그리고 기존 맥 사용자가 어떤 점에 이끌려 사용하는지를 담았다.
6가지 라인업에 20가지 제품
현재 맥은 노트북, 데스크톱 각각 3가지 라인업에 총 20가지 제품이 판매되고 있다. 노트북은 얼마전 발표된 ‘맥북 프로’를 비롯해 얇고 가벼운 모바일 전용의 ‘맥북 에어’, 입문자용으로 알맞은 ‘맥북’으로 구성된다. 데스크톱은 모니터 일체형의 ‘아이맥’과 슬림 사이즈의 본체가 눈길을 사로잡는 ‘맥 미니’, 그리고 맥 중에서 최고 성능을 자랑하는 ‘맥 프로’가 있다.
이 가운데 가장 먼저 추천하고픈 제품으로는 2세대 코어(샌디브릿지) 시리즈를 탑재한 맥북 프로다. 들고 다니면서도 무난하게 쓸 수 있는 13인치 모델, 성능과 작업 효율성을 중요하게 생각한다면 15인치를 선택하면 좋다. 음악 제작이나 비디오 편집 등을 하려면 17인치 모델이 제격이다. 인텔 코어 i5-2415M(2.3GHz/듀얼 코어) 탑재의 13인치 모델이 155만원, 동일한 13인치의 인텔 코어 i7-2620M(2.7GHz/듀얼 코어) 탑재 모델이 195만원이다.
맥은 윈도우 기반 제품과 비교하면 신제품 출시 간격이 비교적 길다. 각 라인업은 최근 몇 년간 1년에 한 번꼴로 신제품을 내놓고 있다. 맥북 프로는 2월에 출시되었으니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맥을 구입하고 싶거나 웹브라우저와 메일 확인 등 일상적인 용도로 사용하고자 한다면 신제품 출시 후 가격이 내려간 제품을 구입하는 것도 고려해볼 만 하다. 그리고 애플의 웹 직판인 앱 스토어에서 제공되는 ‘리퍼’ 제품 역시 알뜰한 쇼핑을 원한다면 추천한다. 특정 문제로 반품되어 수리가 끝난 제품으로 최신 모델보다 싸게 구입할 수 있다. 다만, 항상 재고가 있는 것이 아니므로 자주 체크해야하는 번거로움은 있다.
맥의 하드웨어 특징들
맥은 애플이 모든 것을 설계하고 만드는 탓에 전 라인업으로 공통되는 요소가 많다. 내부 부품은 2006년 인텔 CPU를 채용하고 나서는 윈도우 기반 노트북과 비슷하지만 그런데도 애플 특유의 ‘사고방식’이 곳곳에 배어있고 그로 인해 맥 사용자는 디자인과 쓰기에 매료된다.
◆ 2세대 코어 탑재로 성능 향상 쑥! 맥북 프로 = 신형 맥북 프로는 2세대 코어를 채용해, 큰 폭의 성능 향상이 이뤄졌다. 13인치 모델이 듀얼 코어 CPU의 코어 i5-2415M(2.3GHz) 및 코어 i7-2620M(2.7GHz)를 채용했고 15인치 모델은 쿼드 코어 CPU의 코어 i7-2720QM(2.2GHz)/코어 i7-2635QM(2GHz), 17인치 모델이 코어 i7-2720QM(2.2GHz)로 기존 모델 대비 최대 2배의 성능으로 업그레이드됐다.
◆ 최대 전송 속도 10Gbps의 인터페이스 ‘썬더볼트’ = 맥북 프로는 인텔이 코드명 ‘Light Peak’라 불렸던 새로운 인터페이스 ‘썬더볼트’가 기본으로 제공된다. 썬더볼트는 하나의 커넥터로 2개의 쌍방향 채널을 갖춰 최대 6개 디바이스 연결이 가능하다(10W 전원을 주변기기에 공급 가능). 채널 당 최대 전송 속도 10Gbps인데 애플은 파이어와이어800(IEEE1394b)의 12배 이상, USB 2.0의 20배, USB 3.0의 2배 빠르다고 말하고 있다.
= 최신 맥북 프로는 최대 10Gbps의 전송 속도를 지원하는 인터페이스 '썬더볼트'를 제공한다. |
또 썬더볼트는 미니 디스플레이 포트 지원 제품을 직접 연결할 수 있고 옵션으로 제공되는 어댑터를 이용하면 디스플레이 포트/VGA/DVI 대응 디스플레이 연결도 가능하다. 비디오와 8채널 오디오를 지원해 HDMI 어댑터만으로 HDTV 등 HDMI 대응 디바이스와의 접속도 손쉽다.
◆ 심플·쉬움·디자인 = 맥에서 무엇보다 독특한 것은 디자인이다. 모든 모델이 거의 좌우 대칭형 디자인인데 튀어나오거나 들어간 곳 없는 한 눈에 멋지다는 감탄사가 절로 나오게 하는 매력을 지닌다. 제품 바닥과 뒷면 등 잘 보이지 않는 곳까지 세심함을 잊지 않음에 또 한 번 놀라지 않을 수 없다.
= 맥북 프로를 비롯해 노트북 맥은 키보드의 상단과 하단이 하나의 부품으로 된 유니 보디를 채용했다. |
◆ 오래가는 내장 배터리 = 맥북 프로에서는 내장 배터리 구동 시간이 상당히 개선된 모습이다. 대용량 배터리를 탑재해 최고 7시간 동안 지속적으로 쓸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됐다. 문서를 작성하거나 웹이나 메일을 확인하는 정도라면 4, 5시간은 거뜬히 사용할 수 있을 게다.
배터리 자체의 수명도 길다. 노트북 맥은 옵션으로 배터리를 판매하거나 사용자 임의로 교체할 수 없다. 내장 배터리 하나로 계속 써야한다는 얘기인데 충전하면 할수록 수명이 단축되는 것은 배터리다. 맥은 독자적인 전원 관리 시스템을 채택해, 용량이 80%로 감소할 때까지 약 1,000회 정도 충전할 수 있다. 하루에 한 번꼴로 충전한다면 대략 3년 정도 사용할 수 있다는 계산이다.
◆ 손놀림을 인식하는 트랙패드 = 아이폰이나 아이패드의 특징인 ‘터치로 조작’하는 형태는 맥북에서도 큰 사랑을 받고 있다. 노트북 맥에서는 마우스 커서 조작을 위한 트랙패드를 제공한다. 다른 PC와 달리 클릭 버튼이 없고, 패드 어디를 눌러도 클릭이 된다는 것. 패드 공간 또한 넓어 세밀한 조작이 가능하다.
= 멀티 터치 등 다양한 제스처를 인식하는 트랙패드 |
멀티 터치의 제스처도 지원한다. 예를 들면 오른쪽 클릭은 2개의 손가락으로 트랙패드를 살짝 누르면 된다. 2개의 손가락으로 패드 상하를 오르내리면 창이 상하로 스크롤되고 웹브라우저 사용 중 손가락 4개로 패드 좌우를 오가면 작업 영역의 변경이 가능하다. 한 번 적응하면 마우스 없이 모든 기능을 능숙하게 다룰 수 있를 정도로 편리하다.
◆ 무선 랜+블루투스 탑재 = 데스크톱, 노트북을 불문하고 거의 대부분의 모델이 IEEE 802.11a/b/g/n의 무선 랜과 블루투스 2.1+EDR를 내장하고 있다. 주변기기를 무선 환경에서 사용할 수 있으므로 책상 주변이 깔끔해지는 효과가 있다.
= 선이 필요 없는 블루투스 방식의 키보드 |
◆ 어두운 곳에서 빛나는 백라이트 키보드 = 침실이나 부엌 등 어두운 곳에서 잠시 PC를 사용하려고 할 때 도움 되는 것이 맥북 프로의 백라이트 키보드. 주위가 어두워지면 맥이 이를 감지해 자동으로 키보드는 빛을 발한다.
◆ 웹 카메라도 기본 = 노트북 맥과 아이맥은 본체 전면 위쪽으로 웹 카메라 ‘페이스타임 카메라’를 내장해 아이챗이나 스카이프 등의 비디오 채팅은 물론 유스트림 등 생방송이나 간단한 비디오 촬영에 사용할 수 있다. 웹 카메라 해상도는 맥북 프로가 1280×720, 맥북/맥북 에어가 640×480이다.
◆ 발에 걸려도 안심 ‘맥 세이프’ = PC 전원 케이블에 무심코 발이 걸려 책상 위 노트북이 바닥으로 떨어지는 일은 더 이상 없다. 노트북 맥은 생각하기도 싫은 이 같은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맥 세이프’라는 전원 어댑터 단자를 채택하고 있다. 마치 전기 포트처럼 자석으로 붙이는 구조인데 약간의 힘을 가하면 자연스럽게 분리된다.
또 다른 세상으로, 맥OS X
맥은 하드웨어뿐만 아니라 거기에 들어가는 운영체제 또한 독특하다. 맥 운영체제는 지난 2001년 커다란 변화를 맞이하곤 유닉스 베이스의 맥OS X로 거듭났다. 고양잇과 동물을 코드명으로 사용하며, 2009년 10월 등장한 맥OS X 10.6은 ‘스노우 레오파드’로 불린다. 올 여름에는 맥OS X 10.7 ‘라이온’이 등장할 예정이다.
메이저 업그레이드를 여섯 번이나 한 만큼 안정성은 뛰어나다. 사용자를 끌어들이는 요소도 세지 못할 정도로 많지만, 여기에서는 필자가 생각하는(어쩌면 편견이겠지만) 맥 운영체제의 장점 몇 가지를 소개한다. 주요 기능은 맥OS X 10.6을 기초로 하기에 이전 버전에서는 지원하지 않을 수도 있음을 밝힌다.
◆ 외형 디자인만큼이나 미려한 UI = 맥OS X는 원조 ‘비주얼 운영체제’로도 유명하다. 지금이야 MS 윈도우도 반투명이나 미끄러지는 듯 하는 효과를 내는 GUI를 제공하지만 그 출발은 맥OS X다. 사용자 기호에 따라 다르겠지만 매일 보는 PC 화면이기에 눈길을 가게 하는 요소임에는 틀림없다.
= 실행 중인 창을 Dock로 이동하는 이미지, 작업 중 소소한 재미를 준다. |
◆ 창 정리 한방에 ‘엑스포제’ = 맥OS X 기능 중 편리한 하나를 꼽으라면 ‘엑스포제’를 빼놓을 수 없다. 화면에 뒤죽박죽으로 늘어선 창(윈도우)을 한 줄로 나열하거나 바탕화면을 표시하는 기능이다. 해상도가 낮은 노트북 맥에서는 몇몇 응용 프로그램을 실행하면 작업 전환이 쉽지 않고 파일 찾기도 여간 성가지 않을 수 없다. 이때 엑스포제를 활용하면 원하는 창으로 전환이 쉬워진다.
= 화면에 뒤죽박죽으로 늘어선 창(윈도우)을 정리해주는 '엑스포제' |
◆ 스포트라이트로 바탕화면 검색 빠르게 = 바탕화면 검색 기능의 ‘스포트라이트’는 맥에 저장된 데이터를 활용하는데 도움을 준다. 바탕화면 오른쪽 위에 있는 돋보기를 클릭하고 검색어를 입력하면, 파일은 물론 메일 메시지나 PDF/오피스 파일까지 꼼꼼하게 찾아준다. 게다가 맥OS X에 계산기와 연결돼 꽤 편리하면서도 높은 검색 속도를 자랑한다. 스포트라이트를 실행하는 키는 ‘control+스페이스’키다.
◆ 간단한 내용 확인은 ‘퀵 룩’ = 문서의 일부 내용을 보려고 응용 프로그램을 실행하자니 여간 귀찮은게 아니다. 이럴 때 도움 되는 게 ‘퀵 룩’. 바탕화면이나 폴더에 있는 파일을 선택하고 스페이스 바를 살짝 누르면 내용이 전체 화면에 미리보기로 보여준다. 이미지, 텍스트, PDF/오피스 문서, 동영상, 메일 첨부파일 등 많은 꽤 많은 포맷을 지원하므로 맥 사용자라면 한번 쯤 사용해보길 바란다.
◆ 자동으로 백업, 타임머신 = PC를 사용하다보면 바이러스에 감염되고 이로 인해 작업해둔 파일이 삭제되는 달갑지 않은 일은 언제든지 발생할 수 있다. 데이터는 물론, 생활의 추억이 깃든 가족사진은 더욱 더 소중하다. 이를 방지하려면 무엇보다 백업의 생활화가 요구된다. 맥OS X는 외장저장장치를 준비해두면 ‘타임머신’이라는 백업 기능을 사용해 파일을 자동 저장할 수 있다.
◆ 부트캠프 하나면 윈도우가 맥으로 = 맥에서 윈도우가 작동한다. 이미 많은 이들이 알고 있는 사실이다. 애플은 ‘부트캠프’라는 별도의 응용 프로그램을 제공하며 윈도우 설치 CD만 있으면 설치 관리자로 간단하게 윈도우 설치 및 사용이 가능하다. 블루투스 또는 USB로 연결되는 윈도우용 키보드를 연결하면 외형은 맥이지만 온전한 윈도우 PC로 사용할 수 있는 셈이다.
아울러 맥OS X에서 윈도우를 쓸 수 있는 응용 프로그램도 몇 있다. 맥을 사용하지만 윈도우에서만 작동하는 특정 소프트웨어를 사용해야 할 경우 ‘Parallels Desktop’나 ‘VMware Fusion’, ‘CrossOver Mac’ 등 가상 윈도우 모드를 지원하는 애플리케이션을 사용하자.
= 맥에서 윈도우 사용을 가능하게 하는 부트캠프. |
◆ 강력한 공유 기능 = 맥OS X는 편리한 기능을 간단하게 설정하고 이용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특히 ‘PC 공유’라는 왠지 어려울 것 같은 기능도 맥OS X에서는 ‘시스템 환경 설정’의 ‘공유’를 이용하면 수월하다. 사용자 PC를 랜으로 공유하고 싶을 때는 ‘파일 공유’로 공유할 폴더와 사용자를 선택하는 것으로 끝이다. 호텔 객실에 유선 랜은 1개인데 연결한 노트북은 3대인 경우엔 ‘인터넷 공유’ 기능이 도움이 된다. 맥을 무선 랜 액세스 포인트로 설정하면 다른 PC에서 인터넷으로 연결할 수도 있다.
◆ 64비트 지원 = 운영체제와 번들되는 대부분의 소프트웨어가 64비트로 제공되는 것도 특징이다. 예컨대 기존 32비트 운영체제에서는 하나의 소프트웨어로 사용할 수 있는 메모리 용량이 4GB에 머물지만, 64비트 운영체제는 16EB라는 상상 이상의 메모리 공간을 사용할 수 있다.
윈도우 기반 데스크톱 PC와 노트북과 비교하면 맥은 여전히 비싼 축에 속한다. 또 액티브X 사용률이 월등히 높은 국내 인터넷 환경을 고려하면 사용에 제약도 많은 편이다. 그럼에도 아이폰에서 보여준 사용자 친화적 인터페이스와 사용의 편리함에서 오는 매력은 쉬이 거부할 수 없을 것 같다. 전자상가와 주요 변화가의 전문 매장에서 맥을 접할 기회가 많아졌다. 맥이 어떤 물건인지 한번 쯤 만나 요모조모 살펴보자. 가격을 떠나 봄비처럼 살가운 맥의 매력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베타뉴스 이상우 (oowoo7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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