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1-05-09 16:46:58
캐논은 보급형에서 플래그십(최상위) 기종까지 촘촘한 DSLR 카메라 라인업을 갖고 있는 것으로 유명하다. 그래서 선택은 다소 어렵지만 나름대로 각 제품마다 유저층이 뚜렷하게 나타난다는 점은 그들 브랜드의 강점일 것이다.
국내 시장에서 캐논은 유독 보급형 라인업이 강세다. 다른 제품이 취약하다는 것은 아니지만 유난히 보급형 DSLR이 눈에 띄는 활약을 보이고 있다는 설명이 맞는 듯 하다. 그만큼 캐논 보급기의 장점이 뚜렷하다는 얘기다.
EOS 300D를 시작으로 EOS 보급기도 꾸준히 숫자를 50씩 올리며 어느덧 7세대로 진화했다. 중간에 EOS 1000D와 같은 입문형 제품도 출시되긴 했으나 차세대 보급기라고 하기에 무리가 있는 만큼 제외했다. 그렇다면 캐논 EOS 600D는 기존 EOS 000 시리즈와 비교해 얼마나 큰 차이를 보여줄까?
▲ 국내 보급형 DSLR의 왕자 자리를 이어 갈 캐논 EOS 600D.
◇ EOS 60D의 축소판 같은 느낌, 보급기 중 완성도 뛰어나 = EOS 550D 출시 이후 1년 만에 모습을 드러낸 EOS 600D의 디자인은 정작 EOS 550D와 큰 차이를 느끼기 어려울 정도로 차이가 없다. 이미 캐논 보급기 크기 자체가 작아질대로 작아진 상태에서 파지감과 디자인 모두 고려한 설계가 딱 이정도였으리라 짐작된다. 이 보다 더 작은 카메라를 찾는다면 미러리스로 가는게 정답이다.
외관 구성이나 버튼의 배치 등은 보급기 치고 뛰어나다. 플라스틱 재질로 마감된 바디는 꼼꼼하게 만들어져 든든한 느낌을 준다. 저렴한 느낌보다 차분하면서도 프리미엄 엔트리 DSLR 카메라로 완성하려는 의지가 엿보인다.
후면 디자인은 다소 파격적이다. EOS 60D에 쓰였던 회전 액정을 얹은 점이 큰 특징이다. 버튼 구성 자체는 캐논 보급형 DSLR 카메라와 같기 때문에 큰 특징은 없으나 회전 액정으로 인해 완전 새로운 제품처럼 느껴진다. 액정 디스플레이 역시 보급기라는 특성을 감안해 EOS 60D보다 다운 스펙일 것으로 예상했지만 EOS 60D와 동일한 3형 104만 화소의 사양인 점이 놀랍다. 어찌보면 EOS 60D의 자리를 위협하는 '하극상' 처럼 느껴졌기 때문이다.
상단의 다이얼과 셔터 및 기능 버튼의 위치는 좋다. 한 손가락으로 대부분의 기능을 쓸 수 있도록 고안돼 있으며 셔터 버튼은 검지 손가락이 잘 닿는 곳에 배치됐다.
▲ EOS 60D와 동일한 3형, 104만 화소 회전 액정 디스플레이를 얹어 라이브뷰를 통한
다양한 앵글의 촬영을 지원한다.
◇ 1,800만 화소의 고해상도 이미지, 성능도 만족 = EOS 600D를 가지고 촬영에 나섰다. 렌즈는 흔히 번들렌즈라 부르는 18-55mm F3.5-5.6 사양의 제품이 쓰였다. 대부분 보급기는 이런 조합이 많기 때문에 굳이 다른 렌즈를 쓰지 않았다.
촬영을 하기 위해 전원을 인가하고 액정을 돌렸다. 작동 시간과 반응은 최신 제품답게 뛰어나다. 액정은 EOS 60D와 마찬가지로 깨끗하고 시원한 화질을 뽐냈다.
기자는 회전형 액정을 선호하는 편이다. 오랜 시간 뷰파인더를 통해 다양한 앵글 촬영을 시도하려면 앵글파인더가 필요했지만, 최근 라이브뷰 성능이 좋아짐에 따라 회전형 액정 만으로 다양한 앵글 촬영을 시도할 수 있게 됐다. 세월과 기술의 발전에 놀라울 따름이다.
액정은 상하좌우 여러 방향으로 돌려 볼 수 있으므로 하이앵글이나 로우앵글 등 특별한 촬영에 강점을 보인다. 초심자도 별도의 도구 없이 라이브뷰로 참신한 사진을 찍을 수 있다. 104만 화소의 액정은 촬영 후 이미지를 재확인 하는데에도 큰 도움을 준다.
결과물도 뛰어나다. EOS 600D는 35mm 필름 대비 1.6배 초점거리를 갖는 1,800만 화소 CMOS 센서를 얹었다. 해상도는 5,184 x 3,456으로 1,200~1,600만 화소의 4,000 픽셀대 이미지 대비 상대적으로 고해상도로 기록된다. 원본 그대로 써도 좋겠지만 웹에서 작게 줄여 쓸 때에도 이점을 갖는다.
감도는 ISO 100에서 최대 확장시 12,800까지 지원한다. 노이즈는 ISO 2,000 수준까지 무난한 모습을 보이다 2,500부터 점차 증가하고 최대 확장 감도인 ISO 12,800에서는 컬러 및 암부 노이즈가 크게 증가하지만 이미지 사이즈를 작게 줄이면 웹 용으로 활용할 수준이다.
기본 적인 촬영 메뉴(조리개 우선/표준 픽쳐 스타일)에서의 결과물은 무난한 수준이다. 과하거나 부족하지 않다. 여기에 명암 및 색조, 선명도 등을 사용자가 설정하면 다양한 느낌의 결과물도 노려볼 수 있겠다.
이번에는 동영상 기능으로 눈을 돌렸다. 이미 EOS 550D에서 지원했던 기능이지만 제품 출시가 거듭될수록 기능이 향상돼 지금은 초당 24/25/30매를 선택해 풀HD 영상을 촬영하는게 가능한 풀HD EOS무비도 만족스럽다. 사진과 동영상을 찍을 수 있다는 점에서 EOS 600D는 최적의 가격대 성능비를 제공하는 셈이다.
촬영 기능과 배터리 성능은 보급기라는 점을 감안하면 좋은 모습을 보여준다. 배터리는 리뷰를 포함하면 약 400매 가량 촬영 가능했고 동영상도 1시간 이상 촬영할 수 있었다. 보조 배터리를 가지고 있다면 장시간 촬영에 충분히 대응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촬영 기능은 보급기답게 자동기능과 수동 기능을 잘 지원한다.
눈에 띄는 것은 어안기능이 추가된 5가지 필터 효과와 환경에 맞는 사진 촬영이 가능한 인텔리전트 오토와 장면 인텔리전트 오토로 DSLR 초심자가 잘 활용만 해주면 충분히 좋은 사진을 남길 수 있는 유용한 기능이다.
◇ 초심자의 마음 잘 이해하는 보급형 DSLR 카메라 = 캐논 EOS 600D는 초심자는 물론 서브 DSLR 카메라를 찾는 전문가에게 최적의 결과물과 성능을 제공하는 제품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이미 발매 후 판매량에서도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는 부분이어서 앞으로의 활약이 더욱 기대된다.
그럼에도 아쉬운 부분이 있는게 사실이다. 작은 뷰파인더와 AF 포인트 수다. 아무리 보급기고 라이브뷰가 있다지만 광학식 파인더로 촬영을 많이 하는 사용자가 있다. 최근 DSLR 카메라의 뷰파인더 크기가 조금씩 커지는 상황에서 EOS 600D의 뷰파인더는 조금 아쉽게 느껴진다. 현재 9개인 AF 포인트도 11~15개 수준으로 늘려줬으면 좋지 않았을까 생각된다.
하지만 1,800만 화소의 고해상도 이미지, 풀HD를 지원하는 EOS 무비, 초심자를 배려한 자동 기능과 후보정 기능을 충실히 갖춘 점은 EOS 600D를 더욱 빛나게 하는 요소 임에 틀림 없다.
베타뉴스 강형석 (kanghs@betanews.net)
Copyrights ⓒ BetaNews.net
-
- 목록
-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