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1-05-25 20:19:59
게임업계 꼬였던 실타래들이 하나둘 풀리고 있다. 과몰입, 저작권 소송, 심의문제 등 업계에 산적해 있던 문제들이 해결될 실마리를 보이고 있다. 후임 협회장을 찾지 못해 표류하던 한국게임산업협회는 새 협회장을 선출하고 활동을 재개했다.
게임산업협회는 국내 게임사들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단체로 그동안 협회장 적임자를 찾지 못해 난항을 겪어왔다. 게임에 대한 사회적 시선이 곱지 않은 가운데, 업계 산적한 문제들을 도맡아 해야 한다는 부담 때문에 선뜻 나서는 인물이 없었다. 협회가 지지부진한 사이 온라인게임 셧다운제가 국회를 통과하면서 협회장을 하루 빨리 추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았다.
게임사들이 모여 논의 끝에 네오위즈 최관호 최고운영책임자가 협회장을 맡았다. 최관호 협회장은 게임을 ‘공감’할 수 있는 문화로 만들겠다는 새로운 비전으로 내세웠다. 최 협회장은 “한국 게임 산업이 고속성장에만 주력해 오면서 간과해 왔던 가정과 사회로 부터 공감을 얻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청소년 심야 셧다운제에 대해 새로운 대안을 제시했다.
밤 12시면 모든 게임이 종료되는 ‘강제적’ 셧다운제 보다 부모가 스스로 자녀의 게임시간을 조절하는 ‘선택적’ 셧다운제를 주장했다. 그는 “국내 대부분 온라인게임에는 부모가 자녀의 게임시간을 조절하는 장치가 있는데도 잘 알려지지가 않아 활용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회를 통과한 온라인게임 셧다운제에 대해선 협회차원에서 위헌소송을 낼 방침이다.
협회는 빠르면 8월 이전까지 위헌소송에 들어갈 방침이다. 협회가 활동을 재개하면서 엔씨소프트 야구단 창단, 국제기아기금 마련 등 게임사들이 준비한 사회활동도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블리자드, 이스포츠협회 갈등 봉합
이스포츠 산업의 저작권 갈등도 봉합됐다. 블리자드와 한국이스포츠협회가 4년에 걸친 스타크래프트 저작권 공방을 끝내고 다시 계약을 체결했다. 지난 10년간 스타크래프트 리그는 블리자드와 이스포츠협회의 노력으로 성장했지만 블리자드가 스타크래프트 방송에 대한 지적재산권을 주장하면서 갈등이 시작됐다.
작년 블리자드는 국내 방송사를 대상으로 저작권 소송을 제기하면서 양측의 대립이 극에 달했다. 소송 중에도 협회는 스타크래프트 리그를 강행했고, 일부에서는 불법리그라는 오명도 뒤집어썼다. 지나친 갈등으로 팬들은 스타리그에 등을 돌렸고, 이스포츠 산업도 위기를 맞았다. 이에 양쪽은 지난 17일 스타리그 방송에 대한 재계약이 체결하고 분쟁을 마무리 했다.
이번 계약은 이스포츠가 다시 성장해 나가는 계기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팬들의 환영을 받고 있다. 마이크 모하임 블리자드 대표는 “게임사의 작은 이익을 넘어 팬들에게 흥미로운 이스포츠 콘텐츠를 제공하기 위해 이번 계약을 체결했다”며 “앞으로 장기적이고 긍정적인 관계를 형성해 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모바일 게임시장도 긍정적인 변화가 엿보인다. 그동안 국내 모바일게임사의 발목을 잡았던 오픈마켓 사전심의제도가 폐지될 전망이다. 그동안 국내 스마트폰에선 게임 카테고리가 없다. 애플과 구글이 한국의 게임 사전심의제에 반발해 국내 스마트폰에는 게임 카테고리를 만들지 않았기 때문이다.
일본 앱스토어에서 1위를 차지한 퀸스크라운, 앵그리버드를 누른 애어펭귄 같은 한국산 인기게임도 한국 스마트폰에선 구입할 방법이 없어, 외국 오픈마켓에 접속해 내려 받아야 했다. 국회는 지난 9일 오픈마켓용 게임에 대한 사전심의를 사후심으로 바꾸는 게임산업진흥법 개정안을 2년 만에 통과시켰다. 사후심의제가 통과되면 국내 스마트폰에도 게임 카테고리가 개설될 조건이 생긴다.
베타뉴스 이덕규 (press@beta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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