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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C ‘파워서플라이’ 성능 논란, 어디까지 갈까?


  • 방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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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 2011-06-09 10:55:17

    다시금 ‘전원공급장치 벤치마크’ 문제가 곪아터졌다. 전원공급장치 제조사와 벤치마크 사이트 간의 감정 대립이 극으로 치닫고 있다. 자칫하면 법정공방도 불사할 기세다.

     

    올해 상반기엔 PC용 전원공급장치에 대한 논란이 유독 많았다. 벤치마크 사이트 및 커뮤니티에서 전원공급장치 벤치마크를 진행한 것이 발단이 됐다.

     

    전원공급장치는 사람으로 비유하면 심장과 같은 역할을 하는 PC의 핵심 구성 요소다. 그렇지만 성능을 확인하기 어렵다는 점을 악용해 출력을 속이고 제품을 내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이후 전원공급장치에 대한 벤치마크 결과가 하나 둘씩 나오기 시작하자 상황은 달라졌다. 관심 밖을 맴돌던 전원공급장치는 삽시간에 논란의 중심으로 자리를 옮겼다. 제품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확인된 한 업체가 해당 제품을 전량 교환해 준 일도 있었다.

     

    최근엔 이러한 벤치마크 결과를 수긍할 수 없다며 한 업체가 들고 일어섰다. 국내 전원공급장치 제조사인 ‘파워렉스’는 벤치마크 사이트 ‘브레인박스’의 전원공급장치 테스트 결과를 인정할 수 없다며 입장을 표명하고 나섰다.

     

    파워렉스는 5월 31일 자사의 다나와 브랜드블로그(brand.danawa.com/powerex)에 관련 내용을 공지했다. 브레인박스 측이 테스트 제품을 시중에서 구입했다고 언급했지만 사실 업체에 테스트 샘플을 요구했으며 샘플의 경우 고효율 제품으로 준비해달라고 요청했다는 것, 12V 단독 과부하 테스트를 했는데 3.3V 및 5V 출력단에도 부하를 걸어야 한다는 것, OCP(과전류보호) 기능이 OPP(과출력보호) 역할까지 수행하니 문제가 없다는 것이 파워렉스 측 주장이다.

     

    ▲ 파워렉스가 올린 글 중 일부

     

    이후 브레인박스는 6월 2일 웹사이트에 500W대 12종 벤치마크를 한 이유’라는 글을 올렸다. 인기 전원공급장치의 효율을 비교해 소비자에게 좋은 구매가이드를 제공하겠다는 것이 기획의도였으며 크로스 샘플을 통해 제품 간 품질 편차 및 테스트 샘플과 판매용 제품 간 성능 차이를 확인하고자 했다는 것, 파워렉스 측이 공개한 이메일은 이번 테스트와 관련 없는 내용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다시금 설전이 이어졌다. 파워렉스는 지난 2일 밤 브레인박스 담당자의 신상정보가 담긴 이메일 및 이와 관련된 녹음 내용을 고스란히 공개해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브레인박스 역시 7일 ‘파워렉스 의견에 대한 답변’이라는 제목으로 3페이지에 달하는 해명글을 올렸다. 타 전원공급장치에선 12V 부하 테스트 시 이상이 없었다는 점, OCP로 OPP 기능을 겸한 타 제품의 경우 OPP에 대한 언급을 하지 않았다는 점을 강조했다.

     

    ▲ 브레인박스 또한 파워렉스 측 주장에 대한 반박글을 게재했다.

     

    파워렉스 측은 “불리한 상황을 무릅쓰고 진실을 밝힌 것”이라며 이번 ‘파워 벤치마크’의 부당함을 호소했다. 브레인박스 역시 “파워렉스 쪽이 유리한 내용만 발췌해 가공했다”며 억울하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자칫하면 사태가 더욱 커질 가능성도 있다. 브레인박스 측은 “박사 학위를 가진 전문가를 초빙, 테스트 방식에 대한 자문을 구하고 추후 공청회를 통해 매체 및 일반인이 보는 앞에서 직접 해당 내용을 시연해 볼 용의가 있다”는 말을 전하기도 했다.

     

    이번 사태는 어느 쪽이 옳다고 선뜻 판단을 내리기 쉽지 않다. 과연 어느 쪽의 말이 맞을까. 한 발 물러서서 지켜볼 필요가 있다. 전원공급장치를 둘러싼 벤치마크 논란은 쉽사리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베타뉴스 방일도 (idroom@beta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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