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1-07-05 10:17:32
내비게이션 업체들이 제품 정보를 설명할 때 잘못된 표현을 사용해 혼란을 주고 있다.
최근 신제품을 출시한 파인디지털의 보도자료를 보면 파인디지털 iQ 와이드 2000에 있는 CPU를 ‘2.12GHz급’ 프로세서라고 설명하고 있다. 하지만 이는 잘못된 표현이다.
파인디지털 iQ 와이드 2000 제품 설명 중에서
파인디지털 iQ 와이드 2000에 사용된 것은 1GHz로 작동하는 코텍스-A8 코어, 800MHz로 작동하는 비디오 코어, 320MHz로 돌아가는 말리Mali 코어가 하나의 칩에 들어간 반도체 패키지다. 여러 기능을 하나의 칩으로 구현한 방식으로 각 코어의 역할이 다르고 서로 다른 명령을 수행할 뿐이다. 그런데, 각 코어의 작동속도를 단순히 더해서 2.12GHz급 프로세서라고 표현하는 것은 잘못이다.
만약 그들의 논리라면 쿼드 코어 프로세서인 인텔 코어 i5-2500은 3.3×4 = 13.2GHz급이 된다. 하지만 IT 업계 어디에서도 CPU를 말할 때 ‘13.2GHz급’이라는 표현을 쓰지 않는다. 또한 애플 아이패드 2 역시 1GHz로 작동하는 듀얼 코어 프로세서인 A5칩을 사용한다. 하지만 아이패드 2 제품 정보에 ‘2GHz급’ 프로세서라는 표현은 없다.
동일한 기능을 수행하는 코어 4개를 합해 놓은 쿼드 코어 프로세서조차 각 코어의 최대 작동속도인 3.3GHz로 표기한다. 하물며 서로 다른 기능을 수행하는, 즉 서로 다른 명령어를 처리하는 코어들의 작동속도를 더하는 방식은 잘못된 표현이다.
팅크웨어 아이나비 스마트 K9 제품 설명 중에서
다행히 내비게이션 업계 1위인 팅크웨어는 아이나비 제품 설명에 환산 클럭이 아닌 각 코어의 실제 작동속도를 표시하고 있다. 하지만 팅크웨어도 처음부터 그랬던 것은 아니다. 아이나비 K3+ 제품 설명에 보면 여전히 ‘900MHz급’이라고 설명한다. 기자가 이 부분에 대해서 꾸준히 문제제기를 했고, 스마트 내비게이션을 포함해 최근에 출시되는 제품에는 잘못된 표현법을 사용하지 않고 있다.
파인디지털 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내비게이션 업체들이 사용하는 ‘OOGHz급’이라는 표현은 소비자의 혼동을 초래한다. 업계에서는 소비자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서라고 설명한다. 하지만 반도체를 잘 모르는 소비자들은 내비게이션 성능에 대해 오해할 가능성이 높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넷북은 인텔 아톰 프로세서를 사용한다(우연인지 모르겠지만 파인디지털의 제품 설명 페이지에 아톰이 등장한다). CPU 작동속도가 1.5GHz, 1.66GHz인 넷북보다 ‘2.12GHz급’ 내비게이션의 성능이 더 좋다고 말할 수 있을까? 물론 하는 일이 다르고, 구동되는 프로그램이 다르지만 속도만 강조한 제품 설명을 접한 소비자들은 내비게이션 성능이 더 좋다고 오해할 수 있다.
실제로 내비게이션의 반응 속도나 경로 탐색 시간, 재탐색 시간 등 체감 속도는 메인 코어의 속도에 좌우된다. 따라서 그래픽 코어나 멀티미디어 코어의 작동속도를 더하는 것은 성능에 대한 오해만 불러올 뿐이다.
내비게이션 업체들은 지금이라도 각 코어의 속도를 따로 표기해 정확한 정보를 전달해야 할 것이다.
베타뉴스 황영하 (red@beta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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