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즈음 게임 쪽에서 아니 정확히는 e스포츠산업에서 들리는 뉴스는 우울, 그 자체다. 먼저 지난 주말, 중국 상하이에서 열릴 예정이던 신한은행 프로리그 10-11 정규 시즌 결승전이 공교롭게도 태풍 무이파의 영향으로 인해 취소되었다.

 

아직도 스타리그냐고 반문하는 이들도 있겠지만, 이 결승전은 흔히 광안리 스타결승전이라는 이름으로도 잘 알려진 바로 그 게임이다. 그동안의 침체를 벗어나기 위해 이번 결승전을 특별히 중국으로 무대를 옮겨 진행할 정도로 많은 준비와 노력을 기울은 행사였는데, 그것이 그만 날씨라는 변수로 열리지 못하게 된 것이다.

 

 

중계를 담당한 온게임넷은 방송을 시작했지만 태풍 무이파의 영향으로 사상 최초로 해외 개최를 예정했던 스타 프로리그 결승전 개최가 취소되었음을 알릴 수 밖에 없었다.

 

문제는 그 다음이다. 행사를 주관하는 한국e스포츠협회(이하 KeSPA)는 “결승전 진행을 위해 중국정부와 추가 협의를 시도했으나 무위로 돌아갔다”며 결승전 일정에 대해 KeSPA는 “나중에 공식 발표가 있을 것이다”라고 밝힌 것이 전부다.

 

명색이 결승전인데, 그것도 해외에서 열리는 최초의 결승전이 열리지 못했음에도 불구하고 언제 다시 열린다는 기약조차 없다. 이는 단지 외국에서 열리는 경기라서가 아니라 냉정하게 말해 스타로 대표되는 한국e스포츠의 위상과 영향력을 보여주는 대목이라고 해도 결코 비약은 아닐 것이다.

 

어떻게든 이 결승전은 열리겠지만, 게임업계는 아니 보다 정확히 말해 e스포츠는 또 다른 암초에 직면한 상황이다. 작년부터 쉬쉬하며 퍼지던 소문으로 게임전문 방송채널인 MBC게임이 음악채널로 바뀐다는 것이다. 소문은 관련된 이들의 트위터 등을 통해 이미 알려질 만큼 알려진 상태.

 

물론 당사자인 MBC게임에서는 “아직까지 확정된 것이 없다”는 것이 공식적인 입장이지만, 누구보다 많은 정보를 알고 있는 이들의 SNS를 통해 들려오는 소식을 종합해보면 사실상 채널 전환이 정해졌다는 것이 기정사실처럼 받아들여지고 있는 실정이다.

 

 

그렇다면 MBC게임이 왜 게임이라는 콘텐츠를 버리고 음악이라는 옷으로 갈아입으려고 하는 것일까? 한 마디로 돈이 안 되기 때문이다. MBC게임을 운영하는 MBC플러스미디어는 음원 사이트와 손잡고 음악 채널 런칭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새로운 채널을 여는 것보다 기존 채널을 변경하는 것이 복잡한 승인 과정 등에 훨씬 쉽게 대응할 수 있고 무엇보다 비용도 적게 들기 때문이다.

 

보다 구체적으로는 MBC플러스미디어는 오는 8월 음원 사이트와 정식 계약을 체결하고 조직 개편을 거쳐 늦어도 올해 안에 기존의 게임 및 e스포츠 프로그램을 모두 정리하고 음악 채널로 변경하는 작업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는 것이 지금까지 전해진 소식이다.

 

그리고 바로 앞서 취소된 신한은행 프로리그 10-11 시즌 결승전이 끝나는 대로 채널 변경을 공식적으로 선언할 것이라는 것이 정설 아닌 정설로 굳혀지고 있는 실정이다.

 

지난 2001년 당시 패션 전문 채널이었던 LOOK TV를 인수해 처음에는 겜비시(gembc)라는 이름으로 방송을 시작했고, 2003년 MBC게임으로 이름을 바꿔 오리온 계열의 온게임넷과 양강 체제를 유지하면서 오늘날 스타로 대표되는 e스포츠를 이끌어온 일등공신이 바로 MBC게임이다.

 

인기가 없으면 없어지고 변경되고 취소되는 것은 어쩌면 거스를 수 없는 순리다. 다만 그 과정이 좀 더 매끄럽고 투명하게 공개되었으면 하는 것은 게임을 즐기는 이의 한 사람으로서 갖는 작은 소망이다.

 

하긴 스마트폰의 마켓 게임섹션도 빈칸으로 보이는 나라에서 너무 많은 것을 바라는 것은 아닐지 모르겠다. 아무쪼록 e스포츠의 악재들이 잘 해결되기를 바랄 뿐이다.

베타뉴스 김영로 (bear@beta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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