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칼럼

스페셜포스2에 거는 두 가지 기대!


  • 이덕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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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 2011-08-12 18:11:51

    스페셜포스2(스포2)가 서비스 됐다. 서비스 첫날, 포털 검색어 1위를 장식하고, 게임 접속이 어려울 정도로 인파가 몰렸다. 충분히 예상 된 반응이다. 실제로 플레이해 본 스포2의 재미는 기대 이상이었다.

     

    화려한 그래픽과 쉬운 조작성은 대중성과 함께 작품성까지 아울렀다. 흥행 전망도 낙관적이다. 그러나 스포2를 단순한 흥행공식으로 제단하기엔 무게가 너무 크다. 스타크래프트, 리니지, 서든어택 처럼 시장의 변화를 이끌 흔치 않은 '재목'이기 때문이다.

     

    스포2를 시작으로 국산 FPS는 도약의 기로에 서있다. 사실 한국 FPS 시장은 겉보기엔 화려하지만 속은 여간 시원찮다. 수많은 FPS가 개발되고 있지만, 인정 받는 타이틀은 손에 꼽힌다. 이미 세계 흐름을 주도하는 수준에 올라있는 한국 MMORPG에 비하면, FPS의 기술적 수준은 5년전 서든어택 수준 그대로다.

     

    흥행지상주의에 빠져 시대에 뒤떨어진 게임들을 공장에서 찍어내 듯 생산 했기 때문이다. 스포2는 게임성 면에선 이제껏 나온 국산 FPS 중 독보적이다. 폭탄이 터질 때의 파편, 캐릭터의 사실적인 움직임 등 모든 면에서 이전 게임보다 월등하다. 개인기보다 분대원 간의 협동 플레이를 살려 보다 세밀한 작전이 가능하다. 확실히 진화된 모습이다.

     

    1세대 게임 '카르마 온라인'은 국산 기술력을 확보했고, 2세대 '서든어택'이 대중성을 얻었다면, 3세대를 대표하는 '스포2'는 해외에서 인정 받는 게임성을 보여줄 차례다.

     

    이스포츠 시장의 변화도 기대한다. 한국 이스포츠 시장은 ‘스타크래프트’에만 의존하는 기형적인 구조였다. 스타 외에 다른 게임 리그는 곁다리 수준에 불과했다. 관심을 받지 못하니 흥행이 될리가 없다. 스타 리그가 주춤하면 이스포츠 산업 전체가 휘청거린다. '스타' 지상주의에 빠진 우리 이스포츠의 현실이다. 그러다 스포2라는 구원투수를 만났다.

     

    스포2는 개발 초기부터 이스포츠를 염두에 두고 만들었다. 오픈하면서 이스포츠 비전부터 먼저 발표한 걸 보면 준비도 철저히 한 모양이다. 무엇보다 리그의 틀을 바꾼점이 신선하다. 문턱을 낮추고 기회를 열었다.

     

    소규모 PC방에서 시작한 풀뿌리 대회부터, 프로들이 겨루는 슈퍼리그까지 단계적으로 올라간다. 예선, 본선, 슈퍼리그, 국제대회까지 수많은 대회들이 얽개처럼 이어지면서 흥미진진한 승부사가 연출된다. 

     

    모든 사람들에게 프로게이머가 될 수 있는 길을 열어 준다는 게 스포2 리그의 핵심이다. 상위 리그로 올라가면서 실력 발휘한 선수들은 구단이 스카웃해 간다. 자신이 좋아하는 선수가 아마추어에서 프로 게이머로 성장하는 과정을 보는 재미도 스포2 리그의 매력이다.

     

    스포2는 플레이하는 재미뿐만 아니라 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여기에 스포츠적 감동까지 더하면 금상첨화다. 감동을 주려면 누구나 쉽게 공감할 수 있어야 한다. 스포2는 그런 공식을 빠짐 없이 챙겼다. 스페셜포스 리그를 꾸준히 진행해온 드래곤플라이의 노하우도 든든하게 한다.

     

    오픈한지 얼마 안 된 게임에 너무 무거운 짐을 지운건 아닌지 모르겠다. 스포2는 한쪽엔 'FPS의 진화', 다른 쪽엔 '이스포츠의 변화'라는 짐을 짊어지고 지금 막 스타트 라인을 밟았다. 앞으로 시장에 어떤 바람을 불러 일으킬지 두고 볼 일이다. 한가지 확실한 건 재미 있게 플레이 하고, 즐할 만한 가치가 충분한 게임이다. 스포2의 '폭풍성장'을 지켜보자.



    베타뉴스 이덕규 (press@beta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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