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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한국게임의 대륙정벌기, 미르의 전설과 후예들!


  • 이덕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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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 2011-08-29 12:44:43

    1996년, 국내 최초의 MMORPG ‘바람의 나라’ 이후 바야흐로 한국 온라인게임 시대가 시작됐다.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은 한국 온라인게임은 세계 정상급 수준으로 성장했다. 이윽고, 좁은 땅을 넘어 거대한 중원을 넘보는 게임들이 있었으니, 한국 게임의 ‘중국정벌’이 시작됐다. 1차 원정에서 대륙을 통일한 주인공은 위메이드엔터테인먼트의 '미르의 전설2'다.

     

    ‘미르의 전설2’의 성공이후 자신감을 얻은 한국게임은 중국으로 건너가 게임한류를 기틀을 닦았다. 그리고 2세대 한류 주역인 ‘던전 앤 파이터’, ‘크로스 파이어’에도 영향을 주었다. 중국 게임의 특징인 물량 공세와 짝퉁 게임들의 도전에도 불구하고, 한국 게임은 중국에서 여전히 강세다.  

     

    <미르의 전설2는 게임역사에 획을 그었다. 미르2의 성공으로 14억 중국게임시장이 눈을 떴다>

     

    미르의 전설2, 14억 중국을 깨우다!

    처음 대륙정벌의 깃발을 든 무림고수는 위메이드의 ‘미르의 전설2’다. 2001년 중국에 진출한 ‘미르의 전설2’는 2년 만에 동시 접속자 80만 명 달성했다. 2004년에는 중국 온라인 게임 시장의 64%를 차지하면서 중국에 한류게임 붐을 일으켰다.

     

    '미르의 전설2'는 타이틀 자체의 흥행을 넘어 중국게임의 역사를 만든 작품이다. 게임을 만든 위메이드 박관호 대표는 중국에서 최고의 개발자로 통할 만큼미르2에 대한 중국 유저의 신뢰가 높다(창천도 중국에서 박관호가 만든 게임이라고 해서 주목을 받았다). 중국에서 '한국산 게임은 수준높다'는 인식을 심어준 것도 미르의 전설2의 성공 때문이다.

     

    중국 진출 10주년을 맞이한 2011년 현재까지도 ‘미르의 전설2’의 인기는 계속된다. 미르의 전설2는 중국 온라인 게임 랭킹 2위를 차지하고 있다. 자신의 ‘미르의 전설2’계정을 자식에게 물려줬다는 게이머가 나올 정도로 ‘국민게임’으로써의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미르의 전설2’의 성공은 중국게임 시장이라는 ‘중원’을 철저히 분석하고 연구한 결과다. 2000년대 초반, 중국 온라인 게임 시장은 한국 개발사들에게 낯선 시장이었다. 대부분의 개발사들이 14억 유저의 '노다지 시장'이라는 막연한 환상만 가지고 도전했다 좌절을 겪었다. 성공하면 대박이지만 실패하면 본전도 못 건지고, 짐을 싸야 하는 게 중국시장이다. ‘미르의 전설2’는 중국 특유의 동양적 정서를 살려 게이머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물론 ‘미르의 전설2’의 성공이 단순히 동양식 판타지라는 이유에서 비롯된 것은 아니다. 당시 열악한 중국의 PC환경에 맞춰 저 사양에서도 안정적으로 게임 플레이가 가능하도록 고려했으며, 중국인들이 좋아할 만한 캐릭터를 중심으로 콘텐츠를 개발했다.

     

    개발 당시 소규모 개발사에 가까웠던 위메이드는 ‘미르의 전설2’의 성공으로 중견 게임 개발사로 발돋움했다. 미르의 전설2는 국내 단일 게임사상 전 세계 누적매출 2조 2천억 원을 돌파했다. 이는 중형차 8만 5천대, LED TV 110만대에 버금가는 수익창출이다.

     

    미르의 전설2는 아직도 국내 온라인게임들의 중국진출 역사의 산증인으로 남아있다. 한때 샨다가 '미르의 전설2'를 모방한 게임을 내놓았지만 오히려 '짝퉁게임'이라는 비난만 받고 외면당했다. 그만큼 '미르의 전설2'는 중국 온라인게임의 '원조'로 통한다.

     

    미르의 후예들 '크로스파이어 & 던전앤파이터'

    '미르의 전설2' 이후 국내 온라인게임의 대륙 진출은 2세대를 맞는다. 그러나 현지 게임들의 수준이 높아지면서, 중국은 예전처럼 만만한 시장이 아니었다. 특히 '월드오브워크래프트'가 중국에 넘어오면서 MMORPG에 대한 유저들의 눈높이도 높아졌다. 장르의 변화가 필요한 시기다. 이때 시장을 흔든 게임이 ‘던전앤파이터’와 ‘크로스파이어’가 2세대 주역이다.

     

    귤이 회수를 건너가 탱자가 된다는 말이 있다. 흔히 환경이 변하면 사물이나 사람도 변한다는 뜻으로 쓰지만, 귀한 과일인 귤이 회수를 건너 쓸모없는 과일인 탱자로 변한다는 뜻도 내포하고 있다. 이와 반대되는 경우가 바로 ‘크로스파이어’의 중국 진출이다. 국내에서 ‘탱자’에 불과하던 ‘크로스파이어’는 중국으로 건너가면서 동시접속자수 300만에 육박하는 화려한 성공을 거두었다.

     

    ‘서든 어택’에 밀려 인기가 하락하던 ‘스페셜포스’대신 ‘서든 어택’을 견제하기 위해 피망(네오위즈)이 내놓은 FPS 히든카드가 바로 ‘크로스파이어’였다. 그러나 ‘서든어택’의 아성을 넘기엔 부족했고, 결국 밸런스의 실패 때문에 국내에서 동시 접속자 수백명을 기록하는 ‘굴욕’을 겪었다.

     

    ‘크로스파이어’가 새롭게 기회를 찾은 곳이 중국이다. 2008년 중국에 첫 진출한 ‘크로스파이어’는 당시 중국에서 인기 있던 유명 FPS ‘카운터 스트라이크’를 꺾고 한 달 만에 동시접속자수 70만 명을 달성하며 돌풍을 일으킨다. 못생기고 맛없는 ‘탱자’가 회수를 건너 맛있는 ‘감귤’이 된 순간이다.

     

    ‘크로스파이어’의 성공 역시 '미르의 전설2'의 전략을 벤치마킹한 덕분이다. 중국 게임 시장을 철저히 분석하고 중국 게이머들에게 맞춤형 콘텐츠를 제공했다. 당시 안정적인 초고속 인터넷 망의 보급이 미진하던 중국에서, ‘크로스파이어’는 중국의 네트워크 상황에 맞는 서버 운영으로 중국 FPS 게이머들의 절대적인 지지를 받았다.

     

    또한, 중국 게이머의 성향에 맞춰 게임의 난이도를 낮추고, 요금제를 변경하는 등 중국 게이머들의 의견을 적극 반영해 게임을 만들었다. 중국을 배경으로 하는 맵을 업데이트 하는 등 컨텐츠를 지속적으로 투입해 성공을 거둘 수 있었다. 올해 ‘크로스파이어’의 월 매출은 1천억원, 동시접속자수는 270만 명을 달성했다

     

    ‘던전 앤 파이터’도 빼놓을 수 없다. 국내에서 성공을 거둔 액션 RPG ‘던전 앤 파이터’는 중국으로 건너가서도 큰 인기를 모았다. 여기에는 중국진출을 위해 과감히 배팅을 건 넥슨의 판단이 적중했다. 넥슨이 순전히 '던전앤파이터' 하나만 보고 네오플을 수천억원에 인수한 사건은 당시에도 화제가 됐다.  

     

    던던앤파이터는 지난 2011년 7월 기준 동시접속자수 270만을 달성하고 게임 한류 열풍의 한축으로 활약을 하고 있다. ‘던전앤파이터’의 성공요인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역시 부담없는 그래픽과 동서양이 적절히 혼합된 콘텐츠가 통했기 때문이다. 크건 작건 '미르의 전설2'의 영향을 받은 것이다.

     

    물론 중국에 진출한 국내 게임이 다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국내 최고 인기게임 ‘서든어택’은 중국에서 쓴맛을 봤다. 2007년, ‘서든어택’은 중국 파트너인 CCP와 손잡고 중국에서 ‘서든어택’을 서비스했다. 그러나 현지 서비스사와의 마찰을 비롯해 월 정액제를 도입하는 등 미숙한 운영이 ‘서든어택’ 중국 진출을 좌초시켰다.

     

    넥슨이 사령탑을 맡게된 서든어택은 또 다시 중원정벌을 노리고 있다. 그러나 앞을 막고 있는 게임은 270만 동접자의 '크로스파이어'라서 이번에도 쉽지 않을 전망이다. 한국에서 성공한 ‘리니지’ 역시 중국에서 ‘미르의 전설2’의 아성을 넘지는 못했다.

     

    <1차에 이어 3차 중국 정벌에 나선 미르의 전설3, 대륙이 또 한번 긴장하고 있다>

     

    3차 중국정벌 ‐ 미르의 전설3

    ‘미르의 전설2’의 이후 10여 년의 세월이 흘렀다. 그래도 중국에서 미르의 인기는 식지 않고 있다. 미르의 전설2는 중국게임 순위 10위권 안에 여전히 들어있다. 같은 동양 문화권이라는 이점과, 오랜 온라인 게임 노하우가 적절히 혼합된 '미르의 전설2'는 중국 게이머들에게 일종의 ‘성지’로 여겨지고 있다.

     

    ‘미르의 전설2’가 여전히 높은 인기를 구가하고 있는 상황에서, 위메이드는 '미르의 전설3' 중국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 중국에서 탄탄한 인기를 모았던 위메이드의 노하우와 동양적 세계관이 물씬 담긴 무협이라는 배경은 ‘미르의 전설3’을 예정된 ‘대박’ 반열에 올렸다. 복고주의를 표방한 게임콘텐츠로 중국유저들에게 '원조 MMORPG'의 깊은 맛을 전해줄 계획이다.

     

    실제로 ‘미르의 전설3’의 클로즈 베타 테스트 당시 중국 게이머들은 뜨거운 반응을 보였다. 8월 9일부터 진행 된 2차 클로즈베타테스트 때도 예상 외의 많은 유저들이 모여 개발자들을 흥분시켰다. 위메이드는 중국에 ‘미르의 전설 페스티벌’을 열어 중국 게이머들에게 ‘미르의 전설3’을 확실히 어필한다는 계획이다. 복고 바람을 내세운 '미르의 전설3'가 대륙 정벌의 새로운 '방점'을 찍을지 두고 볼 일이다.

     

     


    베타뉴스 이덕규 (press@beta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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