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1-09-08 16:44:02
지난 8월 31일부터 9월 4일까지 위메이드의 신작 ‘쯔바이 온라인’의 Pre‐OBT가 실시되었다. 인기 RPG 게임인 팔콤 사의 ‘쯔바이’의 후계작을 자처하는 ‘쯔바이 온라인’은 짧은 베타 기간임에도 불구하고 많은 게이머들이 몰렸다. ‘쯔바이 온라인’을 직접 체험해 보았다.
과거로의 회귀: 아기 자기 한 2D 그래픽과 패키지적 감성을 지닌 음악 ‘쯔바이 온라인’은 최근 대세인 3D MMORPG 대신 고전적인 2D 도트 그래픽과 3D를 살짝 섞은 독특한 그래픽(일명 2.5D)을 보여준다. 패키지 게임 말기(?) RPG 게임들이 차용한 추억의 방식 그대로다.
<일단 2D 그래픽은 매우 깔끔하다. 단, 지나치게 해상도를 올리지 않는 이상>
<원작의 맛을 살리면서도 깔끔하게 리뉴얼 하는 것을 잊지 않은 미덕이 돋보인다>
‘쯔바이 온라인’의 그래픽은 전체적으로 원작인 ‘쯔바이’가 가졌던 아기자기한 2D 그래픽 그 느낌을 그대로 가져오되 눈이 높아진(?) 게이머들을 위해 전면적인 그래픽 수정을 거친 모습이다. 실제로 게임을 즐기면서 그래픽이 특별하게 눈에 띄지는 않았지만, 그렇다고 다른 2D MMORPG의 보다 못하지는 않다. 전체적으로 무난하면서도 아기자기 한 패키지게임의 느낌을 그대로 살렸다.
배경음악과 효과음 역시 ‘쯔바이’의 느낌을 최대한 가져와 적용시킨 모습이었다. 전체적으로 다소 거칠고 투박한 느낌의 배경음악과 효과음은 개개인에 따라 차이가 있겠지만, 시대에 뒤떨어진 느낌보다는 고전게임의 클래식한 그래픽과 더불어서 ‘추억’을 떠올리게 하는 긍정적인 요소로 작용했다.
패키지 게임을 최대한 충실히 반영한 스토리와 시스템
이런 패키지의 흔적(?)은 ‘쯔바이 온라인’ 여기저기서 발견된다. MMORPG에 빠질 수 없는 요소인 스토리 역시 PC원작인 ‘쯔바이’의 스토리를 그대로 이어간다. ‘쯔바이’의 독특한 시스템 또한 온라인으로 그대로 이식된 모습이다. 전반적인 ‘쯔바이’의 특징적인 시스템이었던 ‘음식을 통한 레벨업’이나 ‘쯔바이 시스템’, 그리고 전투 시스템 등은 그대로 계승되었다. ‘쯔바이’를 즐겨본 올드 게이머(?)들에게는 쌍수를 들고 환영할 만한 부분들이다.
<원작을 해 본 사람이라면 무리 없이 적응 가능한 그 인터페이스와 시스템 그대로다>
<물론 안 해 본 사람을 위해서도 튜토리얼을 제공하고 있다>
그러나 이런 ‘원작’에 대한 지나친 집착이 부작용을 남기기도 한다. 바로 원작을 즐겨보지 못한 신규 게이머들에게 소홀하지 않았나 싶다. 원작이 혼자 즐기는 PC 패키지 RPG 게임이었다는 것을 감안하면 더더욱 그렇다. 신규 게이머들이 충분히 이런 불만을 품을 만하다. 왜 ‘쯔바이 온라인’에서는 점프와 동시에 공격이 안 되는가? 왜 ‘쯔바이 온라인’은 난데없이 스토리를 ‘던져’ 놓고 스토리가 완벽하다고 자랑하는 것인가?
<궁금한 건 많은데, 사실 가르쳐주는 건 별로 없다>
<뭔가 이야기가 휙휙 돌아가더니 ‘쯔바이 온라인’의 세계에 ‘던져’진다>
물론 당연한 말이겠지만 ‘쯔바이 온라인’이 ‘쯔바이’의 시스템을 그대로 사용하기만 한 것은 아니다. 일일이 수동으로 음식을 먹을 필요 없이 자동으로 음식을 섭취해 경험치를 얻을 수 있는 ‘자동음식섭취’ 옵션이라든가, 명확하게 구분 지어진 4개의 직업 체계, 파티 던전 등의 도입은 원작과 다른 온라인만의 고유한 시스템이다.
<이 음식 교환을 제대로 하려면 음식 자동먹기 옵션을 끄는게 낫다고 가르쳐준다>
하지만 ‘파티 던전’ 정도야 다른 게임에도 당연히 있고 MMORPG라면 꼭 있어야 하는 필수 요소에 지나지 않으며, 자동음식섭취 시스템의 경우에는 아예 팁에서 ‘음식 자동 먹기’를 끄고 음식을 모아서 교환한 다음 먹으라고 권유할 정도로 있으나마나한 시스템이다.
<퀘스트가 다 이런 식이다.>
<분명히, 패키지적 감성이 반영된 MMORPG는 좋은 RPG다. 하지만…>
[zwei011.jpg: 퀘스트 달성율을 보여준다. 패키지 게임에서 보던 그 방식 그대로다.]
시간만 거꾸로 돌려서는 두 마리 새를 모두 잡을 수 없다
이제 결론을 내려보자. ‘쯔바이 온라인’은 패키지 게임의 계승이라는 점에 있어서는 훌륭한 게임이다. 원작을 이렇게 잘 계승한 후속작은 ‘오리지널’이라 할 수 있는 (그러나 이미 멸망해 버린) 패키지 게임 시장이나 (숨만 붙어 있는) 콘솔 시장에서도 찾기 어려울 정도로 ‘쯔바이 온라인’은 완벽한 후속작이다.
하지만 MMORPG라는 측면에 있어서 ‘쯔바이 온라인’은 시대를 완벽히 역행하는 게임이다. 원작의 계승에 집착하는 ‘쯔바이 온라인’의 모습은, 정작 MMORPG에 무엇이 필요한지 신규 유저를 어떻게 모을 수 있는지 망각한 채 과거에만 매달려 있는 게임으로 비쳐지기까지 한다.
물론 개인적으로는 (‘나이 먹은’ 게이머의 입장인 만큼) 원작을 잘 계승한 ‘쯔바이 온라인’을 열렬히 지지한다. 이제 더 이상 못 볼 줄 알았던 추억 속의 게임이 부활해 다른 사람과 함께, 그것도 무료로 즐길 수 있다는 것은 올드 게이머라면 누구나 쌍수를 들고 환영할만하다.
<게임을 하면서 여기까지 다른 사람과 단 한 마디도 말을 나눌 필요가 ‘없었다’>
그러나 개인적 지지야 어쨌든 현실은 냉혹하다. ‘쯔바이 온라인’이 치열한 MMORPG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 원작의 계승이나 올드 게이머이 향수만 자극하는 것으론 2% 부족하다. 쯔바이를 모르는 신규 유저들을 끌어들일 만한 참신함이 절실하다.
베타뉴스 이덕규 (press@beta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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