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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제대로 된 한글 쿼티 스마트폰을 꿈꾸며


  • 김영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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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 2011-09-18 21:39:01

    아마도 요즈음 초등학생들에게 지금 살아있는 가장 위대한 과학자나 발명가를 물어본다면 누구라고 대답할까? 언젠가 미국에서 비슷한 뉴스가 있었는데 MS 창립자인 빌 게이츠를 꼽는 이가 많았던 것으로 기억한다. 아마 요즈음 다시 한 번 질문한다면 애플의 교주(?)인 스티브 잡스가 그 위치를 차지할 듯 싶다. 

     

    비슷한 질문을 우리 학생들에게 한다면 최근 정치참여로 관심을 모으고 있는 안철수 교수가 가장 많은 표를 받을지도 모를 일이다. 에디슨으로 대표되는 전통적인 의미의 발명이나 과학과는 약간 거리가 있기는 하지만 우리의 삶을 바꾸고 있다는 점에서 어느 정도 수긍이 간다.

     

    그런데 이런 컴퓨터로 대표되는 IT 기기의 대부분이 서구사회에서 만들어지다 보니 우리가 쓰기에는 가끔 불편을 겪는 일이 있다. 대부분의 명령어가 영어로 되어 있다는 점은 이제 영어가 갖는 국제어의 위치를 생각하면 어느 정도 감수하고 이해할 수 있는 부분이지만, 여전히 컴퓨터를 어렵게 생각하는 첫 번째 고비는 다름 아닌 키보드와 익숙해지기이다.

     

    물론 요즈음에야 그래픽으로 클릭 몇 번으로 해결되는 GUI (Graphic User Interface)를 바탕으로 하는 운영체제나 심지어 화면을 누르는 터치 방식이 나오면서 이른바 키보드 울렁증은 많이 해결된 듯 싶다. 하지만 여전히 초등학교 컴퓨터 수업에서는 분당 몇 타를 치는지가 아주 중요한 요소일 정도로 입력의 중요성은 매우 크다.

     

    화면이 훨씬 작은 스마트폰이나 타블렛이 인기를 끌면서 이런 문제는 다시 한 번 관심을 끌고 있다. 사실 이미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이전부터 키보드나 입력방식에 대한 논의 및 특허는 매우 중요한 문제였다. 특정 회사 방식의 입력방식에 익숙해진 이들에게는 다른 입력방식에 새롭게 익숙해지는 것은 매우 번거롭고 짜증나며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한 까닭이다. 그나마 스마트폰이 보편화되면서 다양한 입력방식을 쓰는 이가 원하는 대로 골라 쓸 수 있다는 점은 매우 다행스러운 일이다.

     

    이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가장 쉽고 간편한 방법 가운데 하나가 다름 아닌 키보드를 아예 내장하는, 이른바 쿼티형 제품이다. 삼성전자 미라크폰, 소니에릭슨 X1 등을 시작으로 몇몇 제품이 선보였지만 현재는 제대로 된 쿼티 스마트폰은 찾아보기 힘든 것이 사실이다. 이는 외산 노트북이 시프트(Shift) 키를 많이 쓰는 등 독특한 입력문화가 있는 한글 제품을 완벽하게 이해하고 선보이는데 한계가 있기 때문으로 이해할 수 있다.

     

    <전형적인 쿼티 스마트폰>

     

    그래서 삼성, LG, 스카이 등 토종 제조사가 이점에서는 상대적으로 훨씬 유리한 고지에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산 제조사 역시 쿼티 폰에는 그리 많은 관심을 보이지 않는 것은 아쉬운 일이다. 게다가 가뭄에 콩 나듯 선보이는 쿼티 폰이 인기를 끌지 못하는 근본적인 원인은 사실 최대 장점인 키보드를 조금만 눌러보면 바로 알 수 있다.

     

    토종 제조사에서 선보였음에도 불구하고 한글 입력 특성과 장점을 거의 살리지 못하고 해외 수출 모델과 전혀 다르지 않은 쿼티 키보드에 한글만 덧입혀놓고는 잘 팔리기를 바라니 소비자의 사랑을 받기에는 한참 부족하기 때문이다. 제대로 된 쿼티 폰이 없으니 인기를 끌 일도 없고, 인기가 없으니 제조사 입장에서는 안 팔리는 쿼티 폰에 후속투자를 하지 않는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다.

     

    <기왕이면 아름다운 모델만큼이나 키보드에 신경을 썼으면 얼마나 좋을까?>

     

    이는 마치 세단승용차를 대충 늘려놓고는 해치백이라고 내놓고는 해외에서는 해치백이 인기 있는데 왜 국내 소비자들은 몰라주냐며 투정부리는 자동차 제조사들의 행태와 크게 다르지 않아 보인다.

    이미 터치가 대중화된 시기에 쿼티 폰이 가장 많이 팔리는 제품이 되기에는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아무래도 쿼티 폰은 두께나 무게 등에서 아무래도 약점이 생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대로 된 한글 키보드를 달고 나온 쿼티 스마트폰에 대한 수요는 분명 있다고 믿는다. 고만고만한 안드로이드폰 시장에서 확실히 차별화된 무기로 이만한 것이 없는 데다가, 음성 대신 입력이 늘어나는 요즈음의 사용 습관을 볼 때 제대로 된 한글 키보드를 달고 선보이는 제품이 하나쯤은 있었으면 하는 것이 결코 지나친 욕심은 아니기 때문이다.

     

    <쓰기 편한 키보드로 인기를 끌고 있는  HTC 차차, 마냥 부러워해야만 할까.>


    베타뉴스 김영로 (bear@beta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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