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1-10-14 18:55:44
미러리스 카메라의 장점은 작은 크기에 DSLR 수준의 사진 품질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는 일부 제품을 제외하고 대부분 DSLR에 쓰이는 이미지 센서를 채용하고 있기 때문인데, 센서가 타 디지털 카메라보다 크고 감도 측면에서 유리해 디지털 카메라 대신 미러리스를 찾는 소비자도 크게 늘고 있는 추세다.
올림푸스는 처음 미러리스 카메라 시스템을 제안한 브랜드로 PEN 시리즈는 3세대에 걸쳐 꾸준히 사랑을 받고 있는 제품이다. 고급스러운 디자인에 안정적인 성능은 물론, 동일한 플랫폼의 파나소닉 브랜드를 더하면 많은 렌즈군까지 확보하고 있어 강점을 보인다.
사실, 처음 PEN 시리즈는 디자인쪽에 강점이 있었지만 성능이나 휴대 측면에서 아쉬움이 있었다. 3세대에서 그런 단점이 조금 상쇄되긴 했으나 E-P3, E-PL3로 이어지는 라인업으로는 부족함이 느껴졌다. 다양한 라인업은 넓은 소비자를 포용하는데 필수 요소로 보급형부터 중급형, 고급형까지 착실하게 라인업을 나누는 이유도 여기에 있을 것이다.
PEN E-PM1은 올림푸스가 야심차게 준비한 보급형 미러리스 카메라로 고급형 E-P3, 중급형 E-PL3의 뒤를 잇는 PEN 라인업 제품이다. 3세대 마이크로포서드 플랫폼을 쓰지만 크기를 줄이고 다양한 색상으로 넓은 사용자를 확보하려는 노력이 곳곳에 엿보인다.
◇ 깜찍한 디자인 인상적, 다양한 컬러도 매력 = PEN E-PM1의 디자인, 펜의 정체성을 잘 이어 받았으면서도 소형화를 잘 이뤄냈다는 점에 좋은 점수를 주고 싶다. 재질 측면에서도 만족스럽고 6가지 색상은 남성 외에 여성까지 공략하려는 의도가 느껴진다. 샘플로 제공된 제품은 블랙 색상이었는데 브라운, 퍼플, 핑크, 화이트 등 튀는 색상으로 왔다면 좋았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PEN 시리즈 중 가장 작은 크기를 뽐내지만 사실 타 소형 미러리스 카메라와 비교하면 작은 편이 아니다. 재질 때문인지는 몰라도 쥐었을 때 느낌도 묵직해서 "이게 정말 초소형 PEN인가?"라는 느낌까지 들었다.
크기를 보니 가로 109.5mm, 세로 63.7mm, 두께가 34mm다. 같은 마이크로포서드 포맷인 파나소닉 루믹스 GF3의 107.7mm x 67.1mm x 32.5mm와 비슷하다. 무게는 E-PM1이 265g으로 222g인 GF3 보다 40g 가량 무겁다. 크기는 차이가 없지만 무게 때문에 E-PM1이 묵직하게 느껴지는 셈이다. 그러나 가벼운 것보다 조금 무거운 쪽이 안정감을 주기에 어느정도 수긍이 되는 부분이다.
버튼의 인터페이스는 보급형 제품인 만큼 조금 단순하게 되어 있다. 후면에 정보 및 메뉴, 리뷰, 동영상 촬영 버튼 외에 한 개의 다이얼이 위치해 있으며 상단에 셔터 및 전원 버튼 정도가 이 제품의 모든 인터페이스를 설명하고 있다.
액정은 3형 크기로 100% 시야율에 16:9 포맷이다. 하지만 액정 화소는 46만이라는 점이 제품 가격을 통해 봤을 때 아쉬움이 남는다. 적어도 액정 화면 만큼은 소니를 보고 배워야 하는게 아닐까? E-P3마저도 92만이 아닌 61만 화소이니 올림푸스가 액정 화면에 너무 인색한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 3형 크기지만 46만 화소라는 점이 조금 아쉽다.
◇ 안정적인 성능과 기능... 고감도 노이즈는 아쉬워 = E-PM1의 실력을 알아 볼 차례다. 제품은 표준 렌즈 번들킷으로 M.ZUIKO DIGITAL 14-42mm F3.5-5.6이 포함된다. 컬러 설정은 표준으로 조리개 우선 모드에서 촬영 했으며, 아트필터는 별도 적용하지 않았다. 최소 감도는 ISO 200에서 상황에 따라 고감도 영역까지 사용했다.
먼저 그립감, 손에 착 감기는 맛이 부족하다. 전면에 그립이 없는 구조라 손가락에 힘이 많이 들어간다. 후면에는 엄지손가락이 닿는 부분에 고무를 덧대 그럭저럭 참을만 하지만 전반적인 그립감에서는 좋은 점수를 주기 어렵겠다.
조작은 빠르지도 느리지도 않은 중간 수준이다. 모드다이얼이 없기 때문에 촬영 모드 진입을 위해서는 메뉴 버튼을 눌러야 한다. 여기서 아트필터나 PASM 수동 조작 모드 등을 결정한다. 셋업 메뉴에서의 조작은 아쉽다. 결국 모드 화면을 한 번 봐야하는 이유에서다.
초점을 잡기 위해 반셔터를 누르니 3세대 PEN 특유의 민첩한 반응이 느껴진다. E-P3나 E-PL3 수준은 아닌 듯 하지만 나름대로 정확하게 초점을 잡는다.
셔터 속도 1/3,200초 / 평균 측광 / 조리개 우선
결과물은 기존 PEN과 큰 차이를 느끼기 어렵다. 센서와 이미지 프로세서 등을 공유하고 있기 때문에 조작이나 크기 등 감성적인 측면에서의 차이는 있어도 사진 품질 자체에 영향을 준다고 볼 수 없을 것이라 판단된다.
이미지 센서는 1,230만 화소로 초기부터 지금까지 변화 없이 이어져 왔지만 3세대 와서는 품질이나 계조 등에 초점을 두고 튜닝을 거쳤다는게 올림푸스 관계자의 설명. 감도는 ISO 200부터 12,800까지 확장 가능하기 때문에 다양한 환경에서 충분히 쓸 수 있다. 초당 30프레임 움직임의 풀HD 동영상도 촬영 가능하다.
품질은 ISO 1,600까지 무난한 모습을 보인다. 대부분 최신 카메라가 ISO 1,600까지는 처리를 잘 해준다. 문제는 그 이후, E-PM1은 ISO 3,200부터 컬러 노이즈가 심해지고 ISO 12,800 최대 확장을 쓰면 사실상 웹용으로 활용 가능한 수준이다.
◇ 남성보다 여성에게 더 알맞을 듯한 미러리스 카메라 = 올림푸스 PEN E-PM1은 작은 크기에 뛰어난 성능과 기능, 촬영 재미까지 갖춘 카메라로 제품 성격상 남성보다 여성에게 어울리고 가볍게 미러리스 카메라에 입문하고자 하는 소비자에게 좋은 제품이 될 것으로 보인다. 마치 디지털 카메라를 보는 듯한 심플한 디자인에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보급형 제품이지만 성능은 만족스럽다. 빠른 자동 초점 속도와 안정적인 이미지 품질은 좋은 추억을 남기는데 도움을 줄 것이라 생각된다.
아쉬운 것이 있다면 보급형이라고 하기에 다소 높은 가격이다. E-PM1 기본 킷이 74만 9,000원이고 더블 렌즈킷이 100만원을 상회한다. 소니 NEX-C3의 가격이 기본킷이 80만원 후반대니까 10만원의 차이는 E-PM1의 매력을 반감시키는 요소로 작용하지 않을까?
베타뉴스 강형석 (kanghs@beta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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