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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게이트 공유기 ‘묵묵부답’ A/S, 소비자 피해 잇따라


  • 방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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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 2011-10-27 17:49:56

    한때 인터넷 공유기의 대명사로 통했던 ‘애니게이트’의 사후 지원이 끊겼다. 이에 애니게이트 제품을 구입한 소비자의 피해가 잇따르고 있다.

     

    ▲ 현재 애니게이트 웹사이트와 고객 상담실은 제대로 운영되지 않고 있다

     

    ◇ 사후 지원 끊긴 애니게이트, 소비자는 속만 태워 = 현재 애니게이트 공유기의 사후 지원 서비스는 사실상 멈춘 것이나 다름없는 상태다. 애니게이트 공유기를 소매시장에 유통하던 네오위키 측의 고객 응대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해당 업체는 침묵으로 일관하는 상태다.

     

    고객 센터로 전화를 걸면 “고객의 사정으로 통화할 수 없다”는 말만 흘러나온다. 애니게이트 사이트 고객 게시판 역시 지난 6월 24일 이후로 글 등록이 막힌 상태다. 애니게이트가 제공해 오던 DDNS(Dynamic Domain Name System) 서비스도 6월부터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다.

     

    인터넷엔 애니게이트 제품에 대한 불만 글이 넘쳐난다. 조금만 뒤져봐도 “고객센터는 8월 초부터 연락이 되지 않는다”, “판매 사이트가 거의 없어 제품을 믿을 수가 없다”, “믿고 샀는데 서비스를 받을 수 없어 막막하다” 등 이미 몇 달 전부터 제대로 서비스가 이뤄지지 않고 있음을 어렵잖게 확인할 수 있다.

     

    최근 직접 서비스 센터를 방문했다는 한 소비자는 “사무실은 잠겨 있고 A/S 센터엔 사람 두 명만 있었다. 회사 운영에 문제가 있는 것 같다”며 인터넷에 글을 남기기도 했다.

     

    ▲ 네오위키 측의 공식 답변은 여전히 없는 상태다

     

    이에 네오위키 측은 “콜센터 인력의 퇴사로 업무의 공백이 생겼다. 9월엔 신제품이 출시되니 성원 바란다.”는 내용의 글을 인터넷에 올리기도 했다. 그렇지만 여러 정황으로 미루어 볼 때 시간끌기라는 인상이 강하다.

     

    ◇ 공유기 대명사 ‘애니게이트’, 불안한 ‘갈아타기’ 이어지나 = 애니게이트는 초창기 인터넷 공유기 붐을 주도한 브랜드 중 하나다. 초고속 인터넷이 보급되고 가정 내 PC 숫자가 늘어남에 따라 소비자가 인터넷 공유기에 대한 필요성을 느끼게 됐다. 이 때 애니게이트의 시장 공략이 주효했다.

     

    애니게이트는 GW-100, GW-200 등의 인터넷 공유기로 시장을 공략, 그 품질을 인정받으면서 승승장구했다. 상승세를 타자 이동형 저장장치, 멀티미디어 플레이어, 차량용 내비게이션 장치 등을 내놓으며 영역을 차근차근 늘려나갔다. 또 통신사와 인터넷 전화용 AP 공급 계약을 맺으며 탄탄대로를 걷는 듯 보였다.

     

    그렇지만 무리한 사업 확장을 거듭하던 애니게이트는 2008년부터 삐걱대기 시작한다. 애니게이트 브랜드를 일으켜 세운 에이엘테크는 2008년 9월 디반에 애니게이트의 사업권을 매각하고 고객 사후 지원에 관한 계약을 맺었다. 디반은 2009년 7월부터 애니게이트 공유기 일부를 제조하고 생산한다.

     

    일반 소매 시장에 유통되는 애니게이트 브랜드는 네오위키가 최근까지 맡아서 꾸려왔다. 꾸준히 신제품을 선보이며 비상을 꾀했지만 다른 공유기 업체에 밀려 눈에 띄는 성과를 얻지 못했다. 그 결과 현재는 알려진 것처럼 제대로 된 고객 서비스를 제공하지 못하는 사태에 이르렀다.

     

    애니게이트의 몰락은 일단락됐다고 하기엔 여전히 석연찮은 구석이 있다. 애니게이트 공유기를 만들던 디반은 지난 8월 애니게이트란 이름 대신 ‘스마트게이트’라는 새로운 브랜드명으로 사이트를 개설했으며 10월엔 유무선공유기 신제품 2종을 출시했다. 이는 디반 측이 애니게이트 브랜드를 버리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 디반 측은 대형마트 유통 제품만 수리해 줄 것임을 공지했다

     

    그나마 다행스러운 일은 디반이 종전 애니게이트 제품 일부에 대한 사후 서비스를 지원한다고 공지한 점이다. 다만 아쉽게도 서비스가 가능한 제품은 유무선 공유기 6종, 유선 공유기 3종, 무선 랜카드 6종 뿐이다. 디반 측이 대형마트에 유통해 온 제품만 책임지는 것이다.

     

    현재 이러한 내용을 사용자가 제대로 인지하지 못한다는 점도 문제다. 해당 공지사항은 스마트게이트 웹사이트에만 올라가 있을 뿐, 다른 곳에선 내용을 접할 수 없다. 스마트게이트 사이트가 제대로 알려지지 않은 탓에 공지가 효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는 것도 문제다.

     

    디반 측 서비스 센터에 전화를 걸어 확인한 결과 “우리가 대형마트에 유통한 제품만 수리해 줄 수 있다. 일반 시장이나 용산 쪽에 제품을 공급하던 업체는 지금 현재 운영에 문제가 생긴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일반 소매시장용 애니게이트 제품에 대한 책임을 회피했다.

     

    ▲ 사후지원 끊긴 반쪽짜리 제품이 여전히 유통되고 있다
     

    애니게이트 제품군은 지금도 꾸준히 시장에서 유통되고 있다. 여전히 애니게이트의 사후 지원이 끊긴 것을 모르고 제품을 구입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유무선 공유기를 구입하는 소비자의 각별한 주의가 필요한 때다.


    베타뉴스 방일도 (idroom@beta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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