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1-11-07 13:55:48
태국 홍수의 여파로 하드디스크드라이브(HDD) 가격이 폭등하면서 SSD(Solid State Drive)가 HDD를 대신할 수 있는 저장장치로 다시 한 번 부각될 전망이다.
고속으로 회전하는 자기 디스크(플래터)에 데이터를 저장하는 HDD와 달리 SSD는 전원이 차단되어도 데이터가 보존되는 비휘발성 ‘플래시 메모리’를 사용하는 것이 특징.
특히 SSD는 빠른 읽기/쓰기 속도를 제공함으로써 상대적으로 느린 속도로 PC 성능의 발목을 잡고 있던 HDD의 뒤를 이을 차세대 저장장치로 떠오른 상태다. 그러나 HDD에 비해 용량 대비 가격이 비싸다는 점이 SSD 대중화의 걸림돌이 되고 있었다.
그런데 태국의 대규모 홍수로 HDD 공급선에 차질이 발생하고 가격이 폭등하면서 SSD와 가격 차이가 상당히 좁혀지자 다시금 SSD가 HDD를 대체할 수 있는 수단으로 재조명되고 있는 것.
최근 국내 HDD 가격은 태국 홍수의 여파가 미치기 시작한 10월 중순 이후로 모델에 따라 최대 2배 이상 가격이 폭등했다. 인기모델인 500GB 용량의 제품은 4만원~5만원대의 가격으로 판매되던 것이 13만원을 전후하는 가격으로 뛰었을 정도. 그럼에도 여전히 HDD 공급은 불확실해 당분간 가격이 더 오를 전망이다.
반면, 같은 기간 SSD 시장의 경우 큰 가격 변동이 없었다. 플래시 메모리를 비롯한 반도체 메모리 시장이 여전히 바닥세인데다, 물리적인 구동장치가 없어 구조가 단순한 SSD의 특성 상 부품 단가 상승으로 인한 가격 인상 요인이 없기 때문이다.
오히려 주요 SSD 업체들은 이번 기회에 시장 공략을 더욱 강화할 기세다. 미국 OCZ의 SSD 제품을 국내 공급하는 아스크텍의 경우, 최근 주력 모델인 ‘버텍스 3(Vertex 3)’ 시리즈의 가격을 5%에서 최대 20%까지 인하하는 강수를 뒀다.
또 삼성전자가 10월 출시한 신모델 830 시리즈는 국내 공급과 유통망이 점차 늘면서 찾는 이들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선두를 달리고 있는 인텔 역시 3세대 SSD 라인업인 300 및 500 시리즈의 신모델을 이번 분기 내 선보일 것으로 알려짐에 따라 마케팅 역시 강화할 전망이다.
그 외에도 이미 국내 시장에 진출해 있는 여러 중소 SSD 브랜드들 역시 이번 HDD 사태를 기회로 시장 점유율 확대에 본격적으로 뛰어들 것으로 보인다.
물론 당장 SSD가 HDD를 완벽하게 대체하기는 쉽지 않다. 가격 차이가 많이 좁혀졌다고는 하지만, 본격적으로 ‘쓸만한’ 용량인 120GB 전후 모델의 가격이 20만원 중후반대를 형성하고 있어 여전히 경쟁력이 HDD에 비해 떨어지기 때문.
하지만 작금의 HDD 공급 부족 사태는 어느 정도 숨통이 트일 정도로 해소되기까지 최소 3개월 이상이 걸릴 전망이다. 그만큼 SSD와 HDD의 격차는 그만큼 더 줄어들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베타뉴스 최용석 (rpch@beta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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