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1-11-10 14:03:51
삼성전자가 11월 9일, 자사의 윈도우7 기반 태블릿 PC ‘슬레이트 PC 시리즈 7(이하 슬레이트7)’을 선보였다. 해외 윈도우 8 개발자 세미나에서 처음 선보이고, 속속 정보가 공개되면서 많은 이들이 가슴 설레며 삼성 슬레이트7의 국내 발매를 기다려 왔다.
슬레이트7은 인텔 초절전 2세대 코어 프로세서 i5 2467M과 4GB의 메모리, SSD 64GB, 와콤 스타일러스 펜 등 다양한 매력을 갖추고 쾌적한 윈도우 7 환경을 만들어 준다. 고성능 태블릿 PC를 원했던 이들이 많기 때문에 슬레이트7의 등장을 반기는 사용자가 많다.
그렇지만 기다려왔던 국내 발표가 끝나고, 관심을 가졌던 많은 이들이 실망하고 있다. 가장 문제가 되는 부분은 바로 ‘가격’이다. 종전 출시됐던 윈도우7 기반 태블릿 PC를 살펴보면 100만 원대 초반을 넘기는 제품이 없었다. 그런데 슬레이트7의 가격은 무려 179만원. 제품의 완성도는 뛰어나겠지만, 태블릿 PC 치고는 높은 가격이 아닐 수 없다.
▲ 어찌 보면 해외판을 구입하는 것이 더 경제적일 수 있다
특히 북미에서 먼저 판매된 슬레이트7은 국내 발표된 모델과 같은 사양의 제품이 1,299달러(한화 약 145만원)로 금액 차이가 적지 않다. 마치 북미 제품을 구입해 국제 배송비와 관세를 포함한 것과 비슷한 가격을 보인다.
슬레이트7의 주 타깃 아무리 산업용 PC라지만, 기다려왔던 사용자에게 높은 가격은 크게 아쉬운 부분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특히 국내 기업인 삼성전자가 해외보다 국내 시장에서 동일한 제품의 가격을 더 높게 책정했다는 것은 국내 사용자에게 외면 받기에 충분한 요소다.
◇ 태블릿 PC로써 완성도는 뛰어나지만... = 최근 삼성전자는 스마트폰과 태블릿 제품군 ‘갤럭시’ 시리즈의 지속적인 업데이트와 관리를 통해 사용자에게 ‘역시 삼성’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호평 받고 있다. 다른 경쟁사보다 발빠른 대응을 통해 국내 스마트폰 시장에서 사용자의 충성도는 애플의 아이폰 만큼이나 높다.
슬레이트7 역시 제품만 놓고 보자면 태블릿 PC로써의 매력이 넘치는 제품이다. 높은 성능을 보이면서도 태블릿의 가장 민감한 부분인 터치 부분에 와콤의 제품을 선택해 뛰어난 필기감을 선사한다. 또한 삼성전자 측에서 공개한 최대 작동 시간은 6시간으로 실사용 시 못해도 4시간 정도는 무리 없이 쓸 수 있을 것을 예상되어, 성능과 작동시간의 균형을 이룬 제품이라는 평을 받고 있다.
그렇지만 가격적인 부분을 보자면 이 모든 매력을 깎고도 남을 정도다. 또 ‘태블릿’이라는 특성상 일반 노트북에 비해 간편하게 들고 다니면서 쓰기에는 좋지만, 터치만으로 PC를 쓰기에는 제약이 있을 수밖에 없다. 결국 노트북처럼 쓰기 위해서는 따로 준비된 키보드와 마우스가 필요해 오히려 불편함을 느낄 수도 있다.
종전 출시된 프리미엄급 울트라씬 제품인 시리즈 9 역시 초반 출시 가격이 예상치를 웃돌아 구입을 고려했던 많은 이들에게 외면 받았다. 이를 의식한 듯 출시된 지 얼마 되지 않은 시리즈 9의 가격이 큰 폭으로 하락한 바 있다. 슬레이트7 역시 본격적인 출시 이후 이런 현상을 겪을 확률이 높다.
삼성 슬레이트7의 경우 뛰어난 완성도에도 불구, 성능 그 이상의 가격을 통해 매력을 반감시키고 있다. 슬레이트7은 종전 시리즈 9의 초기 출시를 참고삼아 합리적인 가격으로 출시됐다면 국내 태블릿 PC 시장에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을 만한 제품이라 더욱 아쉬움이 남는다.
베타뉴스 박선중 (dc3000k@beta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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