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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클라우드 서비스 장애, 그냥 써도 되나?


  • 이상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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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 2011-11-17 08:01:39

    최근 애플 클라우드 서비스가 고장을 일으켰다. 오랫동안 사용해 온 애플 ID로 아이클라우드에 로그인을 할 수 없다거나, iOS 온라인 백업에 필요한 모바일미 마이그레이션이 서버 과부하로 이뤄지지 않는 등 갖가지 문제가 제기되었다. 배터리 수명 패치와 함께 클라우드에 있는 도큐먼트 버그를 해결한 iOS 5.01 버전을 지난 11일 공개하기도 했다. 애플 클라우드 서비스 장애의 원인은 무엇일까.

     

    클라우드 서비스 문제에 휩쓸리는 업체는 의외로 많다. 그러나 지금의 애플이 직면한 문제는 클라우드 컴퓨팅 도입을 검토 중인 IT 기업들의 선택을 주저하기에 충분하다. 애플 아이클라우드는 아이폰, 아이패드, 아이팟 터치 및 맥(윈도우 PC) 시리즈에 저장된 데이터를 동기화하는 서비스로 2,000만여 명의 최종 사용자가 서비스 이용을 시작했는데 정상 작동을 하지 않는다면 그에 따른 후폭풍은 상당하니 말이다.

     

    = 애플의 클라우드 시비스 '아이클라우드'

     

    애플 포럼에 따르면 아이폰4S와 함께 발표된 클라우드 기반의 음성 안내 비서인 ‘시리’도 고장을 일으켰다. 시리는 사용자가 지도를 사용하거나 요리 레시피 혹은 회의 일정을 변경하는 등의 작업을 모두 음성으로 처리할 수 있는 아이폰4S가 내세우는 가장 혁신적인 기능이다. 시리는 흔히 인공지능(AI)이라 하는데 몇 십 년 동안 연구되어 온 분야다. 그래서 애플이 잘 할 수 없다고 해도 그리 놀랄 일은 아니다.

     

    그러나 애플이 시리에서 보여준 장애는 실시간 처리되어야 하는 클라우드 서비스 전반에 걸쳐 중요한 문제를 안고 있음을 의미한다고 할 수 있다. 사용자가 항상 양호한 상태의 인터넷 연결을 전제로 하는 것인데 그 전제에서 문제가 발생한다는 것.

     

    아이클라우드와 시리의 장애는 방대한 규모의 네트워크 사용에 따른 전통적인 문제의 한 사례다. 실시간 처리되는 애플리케이션은 그 스케일을 감안하여 아키텍처 설계를 해야 한다. 몇 백만 사용자가 동시에 거의 지연 없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IT 스택에 대한 재고는 관련 업계의 교훈이기도 하다.

     

    더 비싼 하드웨어 구축으로 문제 해결을 기대하는 것은 아니다. 애플은 올해 노스캐롤라이나에 대규모 데이터 센터를 지어, 자사 제품 사용자들이 사업자 서버에 데이터를 저장해놓고 다양한 기기로 접속해 이용할 수 있는 아이클라우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또한 데이터 센터에 필요한 전력을 자체 조달하기 위해 데이터 센터 인근에 대규모 태양광 발전소를 건설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그런데도 클라우드 서비스 기업으로서 애플의 실적은 훌륭하다고 말하기 어렵다. 아이클라우드 전신쯤 되는 ‘모바일미’는 시작부터가 문제의 연속이었다. 업계 전문가는 주목해야할 사항으로 시리 서비스는 무엇을 해도 네트워크와 통신을 해야 하고 따라서 단말기만으로는 아무것도 할 수 없음을 지적한다. 사용자 사이에서는 아이폰4S의 성능이 화젯거리지만 클라우드 기반에서 작동하는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은 점점 증가하고 있다.

     

    시리의 경우 클라우드 기반에 전적으로 의존한다. 하지만 지금까지 이 방법이 성공한 사례는 없다. 특히, 애플은 서비스 제공자로서 투명성에 문제가 있다. 애플은 서비스를 어떻게 운영하는지에 대해 사용자에게 완전히 공개하지 않는다. 즉, 사용자는 애플의 클라우드에 무엇을 저장할지 제대로 판단을 할 수 없다.

     

    애플이 비밀주의 마케팅에 의거한 것인지는 명확하지 않지만 아무 것도 말하지 않으니 시리가 어떻게 작동하는지 우리는 알 수 없는 뿐더러 이번 서비스 장애가 애플이 예상치 못한 부하로 인한 것인지, 그렇지 않으면 기대한 것처럼 작동은 하는지 조차 알 수 없다.

     

    = 클라우드 서비스의 순위를 매기는 사이트 '클라우드스루스'. 애플 이름은 보이지 않는다.

     

    클라우드 서비스의 신뢰성, 무엇보다 중요

    클라우드 애플리케이션 테스팅 분야의 선도기업인 SOASTA에 따르면 용량 부족이 원인이 되어 클라우드 서비스의 성능 하락으로 이어지는 것은 극소수인 반면 설정이나 설계에 따른 문제가 대부분이라고 지적한다. 또한 동사는 현재 높은 웹 트래픽 양과 이에 따른 잠재적인 불안정함에도 불구하고, 웹 및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가운데 적어도 75%는 부하(스케일) 테스트를 실시하지 않는 채 공개되고 있단다.

     

    클라우드 서비스 제공에 앞서 이런 종류의 부하 테스트를 실시하는 것은 결코 간과할 수 없는 중요한 사인이다. 애플은 아이클라우드 서비스 시작에 앞서 퍼포먼스 한계를 시험했는지 그렇지 않다면 초기 사용자 2,000만 여명은 베타 테스터를 겸하고 있는 셈이다.

     

    클라우드 사업자 순위를 매기는 ‘클라우드스루스(www.cloudsleuth.net)’는 세계 주요 클라우드 서비스 사업자의 가동 시간과 반응 시간을 평가한다. 상위 20위 이내 애플이라는 이름은 없다.

     

    지난 4월 클라우드 서비스의 상징인 아마존 'EC2'가 장애를 일으키며 신뢰성에 심각한 타격을 입었듯 클라우드 사업자의 데이터 센터가 장애를 일으키면 고객들은 어떤 대안도 마련할 수 없는 상황이다. 사업자가 해결할 때까지 마냥 손 놓고 기다려야 할 뿐이다. 클라우드가 구름을 뜻한다고 사용자 데이터를 ‘뜬구름’ 잡듯 다뤘다간 고객의 신뢰를 잃을 수밖에 없을 것이다.


    베타뉴스 이상우 (oowoo7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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