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1-11-28 15:18:45
스마트폰과 태블릿 등 모바일 기기가 IT 업계에서 대세로 자리잡으면서 손가락으로 화면을 터치해 기기를 조작하는 ‘터치 인터페이스’는 디지털 시대의 가장 성공적인 입력 수단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화면에 대고 직접 터치하는 직관적인 터치 인터페이스는 가장 디지털적인 입력 수단이기도 하다. 손가락이 화면에 닿는 순간 발생하는 전기적 저항을 감지해 손가락이 닿는 위치와 이동 방향, 거리 등을 계산함으로써 ‘터치’ 입력을 인식하는 방법을 쓰기 때문이다.
그런데, 요즘 IT 업계의 ‘원조’ 입력 장치인 키보드 시장에는 첨단 디지털 시대와 어울리지 않는(?) 복고 열풍이 불고 있다. 아날로그적인 느낌을 팍팍 풍기는 ‘기계식’ 키보드가 새로운 대세로 떠오르고 떠오르고 있는 것.
기계식 키보드를 풀어 쓰자면 ‘기계적인 방법으로 입력 신호를 만드는 키 스위치를 사용한 키보드’라 할 수 있다. 전기적인 저항값을 계산해 키 입력을 만드는 터치 입력과 달리, 기계식 스위치는 일정 거리를 두고 떨어져있는 2개의 금속 접점이 물리적으로 접촉해 전기가 흐르면서 신호를 만드는 아주 단순한 구조를 가지고 있다.
이러한 기계식 스위치의 원리는 처음 키보드라는 입력장치가 등장했을 때부터 쓰인 것으로, 매우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다. 하지만 기본 원리는 비슷하면서도 보다 값싸고 빠르게, 다수의 스위치를 쉽게 만들 수 있는 ‘멤브레인 스위치’가 탄생하면서 기계식 스위치 키보드는 소수의 마니아들의 전유물로만 명맥을 유지하고 있었다.
그런데 최근들어 키보드 제조사들이 너도나도 할 것 없이 기계식 키보드들을 출시하고 있다. 이는 게임 시장이 커지고 게이밍 주변기기 시장이 활성화되면서 키보드도 어느덧 ‘게임용 컨트롤러’중 하나로 자리매김하고 있기 때문이다.
◇ 마니아의 전유물에서 ‘게이밍 기어’로의 재조명 = 게이밍 키보드로서 기계식 키보드의 장점은 ‘정확한 키 입력’과 ‘내구성’을 들 수 있다. 기계식 스위치 자체가 단순하지만 오랜 역사를 가진 구조를 가지고 있다 보니 키를 눌렀을 때 확실하고 빠르게 키 입력이 이뤄지는데다, 오랜 시간 사용해도 동일한 감도와 반응 속도를 유지하는 내구성을 제공한다.
또 일반 키보드로 쓰기에도 기계식 키보드의 정확한 반응은 대량의 타이핑 작업에 유리하며, 특히 누를 때 마다 딸깍딸깍 소리가 나는 ‘클릭’ 버전은 마치 타자기를 치는 듯한 경쾌한 촉감과 소리로 아날로그적 감성까지 제공한다.
다만 기계적인 부품(금속 접점, 스프링 등)으로 구성된 스위치의 단가가 다소 높은 편이라 기존의 멤브레인 방식이나 펜타그래프 방식 키보드보다 높은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는 것이 기계식 키보드의 흠이다. 보급형으로 나오고 있는 제품도 7만원 전후의 가격대이며, 중급 이상의 제품은 10만원을 훌쩍 넘어선다.
하지만 소수 마니아들만의 전유물에서 벗어나 본격적인 ‘게임 도우미’ 중 하나로 새롭게 부각되고 있는 기계식 키보드는 큰 변화가 없던 주변기기 시장에 소소한 활력소가 될 전망이다.
베타뉴스 최용석 (rpch@beta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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