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1-11-30 17:11:24
태국 대홍수 사태로 인해 때 아닌 하드디스크 품귀 현상이 지속되고 있다. 태국의 하드디스크 생산량은 전 세계 하드디스크 생산량의 40%를 차지하고 있으며, 웨스턴디지털은 자사 전체 생산량의 60%를 태국에서 생산하고 있다.
하드디스크 제조 공장과 함께 하드디스크에 들어가는 핵심 부품들도 태국에 밀집되어 있다. 아무래도 생산 공장의 40%가 몰려 있다 보니 일종의 클러스터가 형성되어 밀집이 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특히 스핀들 모터 제조사인 일본의 니덱(NIDEC)도 태국에 하드디스크에 사용되는 스핀들 모터와 부속 부품을 생산하는 공장이 있는데 이 공장들 모두 피해를 입었다.
가장 큰 피해를 입은 업체는 웨스턴디지털이다. 웨스턴디지털은 생산 라인이 물에 잠겨, 물이 빠진다 하더라도 이를 복구하는 데 들어가는 시간과 비용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반면 씨게이트의 생산 공장은 직접적인 홍수 피해를 입지 않았으나 핵심 부품의 공급이 중단되어 생산에 차질을 빚고 있는 수준이다. 즉, 핵심 부품인 스핀들 모터의 공급만 재개되면 바로 생산을 할 수 있는 여건이 갖춰져 있다.
씨게이트에서 필요로 하는 핵심 부품인 스핀들 모터의 공급이 최근 니덱으로부터 재개되고 있음이 확인됐다. 니덱 측 보도자료에 의하면 하드디스크 모터의 부품을 생산하는 니덱 프리시전의 라자나(Rajana)와 아유타야(Ayutthaya) 공장이 각각 11월 21일과 11월 4일부터 생산을 다시 시작하였고, 모터를 생산하는 니덱 일렉트로닉스의 랑싯(Rangsit) 공장에서는 10월 25일부터 생산 재개, 방카디(Bangkadi) 공장에서는 11월 2일부터 임대 공장에서 대체 생산을 시작하였다.
현재 하드디스크의 전체 시장 점유율을 보면 웨스턴디지털이 올해 3월 히타치 하드 사업부를 인수하면서 확실한 1위를 지키고 있고, 씨게이트가 삼성전자의 하드디스크 사업부를 인수하면서 2위를 유지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두 회사 사이의 격차는 약 10% 정도이며 이를 2010년 기준으로 계산하면 하드디스크 6,600만 개 차이다.
씨게이트는 2011년 4분기 출하량을 최소 4,100만~4,500만 개로 예상하고 있으며 이는 기존보다 10~18% 정도 낮은 수준이다. 반면 웨스턴디지털은 2011년 3분기 5,800만 개에서 2,200~2,600만 개로 절반도 안되는 수준으로 출하량을 예상하고 있다.
약 2,000만 대의 생산량 차이가 발생하고 있는 가운데 전 세계 하드디스크의 품귀 현상을 고려하면 생산량은 곧 점유율이 될 것이고 이런 식으로 3개월만 지속되면 두 회사 사이의 점유율은 비슷한 수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만약 웨스턴디지털의 태국 생산 공장 복구가 늦어져 내년 2분기를 넘기게 되면 씨게이트와 웨스턴디지털의 시장 점유율은 역전이 되고 씨게이트는 다시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할 가능성이 충분하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웨스턴디지털이 생산 시설을 다른 곳에 지을 계획을 갖고 있다고 예상하고 있다. 상식적으로 볼 때, 기존 물에 잠긴 공장에서 물이 빠진다 하더라도 물에 잠긴 생산 라인을 다시 사용할 수 없으므로 전부 철거하고 다시 복구하는 것보다 생산 시설을 새로 구축하는게 시간적으로 더욱 유리하기 때문이다.
만약 웨스턴디지털이 예상대로 새로운 공장을 설립할 계획이라면, 새로운 생산 시설 완공이 얼마나 빨리 이루어지느냐에 따라 씨게이트의 시장 점유율 1위 탈환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웨스턴디지털과 씨게이트, 두 스토리지 기업의 이후 행보는 이번 사태에 얼마나 빨리 대처를 하느냐에 달렸다.
베타뉴스 유민우 (min1001@beta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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