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1-12-05 19:07:59
하드디스크 제조업체로 잘 알려진 웨스턴디지털(이하 WD)이 예정보다 빠르게 태국 공장의 하드디스크드라이브(HDD) 제조 라인을 재가동한 것으로 알려져 화제가 되고 있다.
WD가 미국 현지시간으로 1일 공개한 ‘12월 분기 전망 및 태국 복구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태국 방빠인(Bang Pa-in)에 위치한 WD 공장(BPI)은 태국 전역을 강타한 홍수로 인해 지난 10월 15 경 6피트(약 1.8m) 가량 잠겨있었으며, 약 한달 후인 11월 17일 경에는 고인 물을 모두 빼내고 같은 달 26일 전기 공급이 복구되면서 30일 조업을 재개했다는 것.
이같은 WD의 조업 재개는 WD가 당초 발표했던 예정보다 1 주일 더 앞선 것이다. 대부분의 업계 관계자들은 WD가 올해 안으로 복구 및 조업 재개가 힘들 것으로 전망하고 있었다.
또 WD는 보고서에서 BPI 공장 외에 태국 나바나콘(Navanakorn)에 소재한 다른 공장이 현재 2피트(약 60cm)정도의 물에 잠겨있으며, 10일 이내로 배수 및 정리를 마치고 조업을 재개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WD가 신속하게 설비를 복구하고 서둘러 조업 재개에 나선 것은 하드디스크 시장 점유율 1위를 고수하기 위한 WD의 피나는 노력의 결과로 풀이된다. 올들어 히타치GST를 인수한 WD는 최근 삼성전자의 하드디스크 사업부를 인수한 업계 2위 씨게이트에 약 10%정도 앞선 점유율로 시장 1위를 유지하고 있었다.
하지만 HDD의 핵심 부품인 스핀들 모터를 생산하는 니덱(Nidec)과 이번 홍수에서 상대적으로 피해를 덜 입은 씨게이트가 일찍 조업 재개에 나서면서 더 이상 생산 재개 및 공급이 지연되면 장기적으로 봤을 때 시장 점유율에서 씨게이트에 역전을 허용할 수도 있다는 가능성이 제시됐기 때문이다.
일단 씨게이트가 앞서 HDD 생산을 재개한데다, WD의 2개 공장이 이달 내로 모두 정상화되면 전 세계적으로 공급 부족에 시달리고 있던 HDD 시장은 물론, 그 여파를 그대로 받았던 PC 시장은 다소 숨통이 트일 전망이다.
또 WD가 태국 PBI 공장의 HDD 생산량이 원래 수준으로 회복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는 내년 3월 경, 말레이시아의 페낭(Penang)에 위치한 새로운 공장에서도 HDD 생산에 나설 방침이어서 HDD의 시장 가격 안정화 역시 예상보다 빠르게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조업 재개 및 공급이 시작된다 하더라도 여전히 수요 대비 공급이 크게 부족한데다, 당장 생산분은 규모가 큰 기업 및 OEM 시장에 우선 공급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일반 소비자 시장에서의 HDD 가격에 영향을 끼치기에는 다소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베타뉴스 최용석 (rpch@beta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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