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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념상실 온라인게임 마케팅, 도를 넘었다!


  • 이덕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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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 2011-12-13 14:43:52

    “뜨겁게 놀아볼래요?”, “오빠 난 더 강한 걸 원해.” 성인영화에서 나올 법한 낮 뜨거운 문구가 온라인게임 광고에 버젓이 나오고 있다. 게임 시장에선 해마다 방학 성수기만 되면 과대광고와 사행성 마케팅이 고개를 든다.

     

    최근엔 수위가 더 높아졌다. 무협게임 ‘명품온라인’에서 수억원대의 고액 경품 마케팅을 하고 있다. 아파트 입주권과 외제 스포츠카 렌트비가 경품이다. 또한 이용자를 대상으로 전신성형을 해주는 이벤트도 있다. 시술 전후 사진을 게임 홍보에 활용하겠다는 조건까지 붙였다. 

     

    결국 15살 이상 등급으로 서비스되어, 청소년들에게 악영향을 줄 우려가 있다고 판단 한 게임위의 경고로 회사측이 자진 중단했다. ‘불패온라인’은 게임이 피시방에서 1위를 하면 이용자들 전체에게 현금 10만원을 지급한다는 이벤트를 하고 있다.

     

    광고의 선정성도 도를 넘었다. 웹게임 ‘연희몽상’은 ‘수위조절 실패’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노출이 심한 여성 캐릭터를 보여주며 어린 이용자들의 호기심을 자극한다. 이밖에 ‘현무온라인’ 광고에선 “오빠 나는 더 강한 걸 원해”, ‘레드블러드’ 광고는 “뜨겁게 놀아볼래요?” 등 청소년들이 보기에 적절하지 않은 광고문구를 담고 있다.

     

    현무온라인은 성인용이 아닌데도 광고에선 마치 성인게임처럼 포장되어 호기심을 유발하고 있다. 이런 자극적 광고들이 청소년들이 주로 이용하는 포털이나 게임 사이트에 버젓이 노출돼 있다. 게임사 쪽은 “처음 광고시안을 검토할 때 내부적으로 고민을 했으나, 여성 캐릭터가 주로 등장하고 18살 이상 성인층을 타깃으로 하다 보니 자극적 내용을 포함시켰다”고 밝혔다.

     

    연희몽상은 선정적 광고 덕분에 회원을 30만명 넘게 모았다. 무분별한 베끼기 관행도 문제다. ‘프리스타일2’ 광고는 일본 만화 '슬램덩크'의 명장면을 도용해 문제가 되자, 게임사가 부랴부랴 광고를 내리는 해프닝까지 빚었다.

     

    게임사들은 경쟁이 치열한 방학 시장에서 눈에 띄려면 자극적 광고를 사용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한다. 낯선 외산게임들이 한국에 수입될 때 단기간에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자극적 광고를 쓰기도 한다. 지난해엔 폭력적인 게임 광고가 국정감사에서 논의되기도 했다. 그러나 광고 내용에 대한 감시는 몇년째 제자리걸음이다.

     

    게임 콘텐츠에 대한 규제는 엄격한 데 비해, 광고나 마케팅에 관한 감시는 허술하다는 지적이다. 영화의 경우 광고의 폭력성이나 선정성 등 유해성을 확인해 내보내도록 규정되어 있지만, 게임은 광고 노출을 제재할 수 있는 감시체제가 없다. 게임물등급위원회 이종배 실무관은 “게임 광고에서 문제가 제기되면 해당업체에 시정권고 조치만 할 뿐 직접적 규제를 할 수 있는 장치는 없다”고 말했다.

     




    베타뉴스 이덕규 (press@beta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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