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2-01-04 18:13:28
브리츠 BR-1500 크루즈 |
만약 스피커가 없었다면 우리가 지금처럼 소리를 즐기고 살 수 있었을까? 물건 자체가 내는 순수한 소리만 듣고 살 수밖에 없었으리라. 트럼펫 소리를 들으려면 트럼펫을 눈 앞에서 연주해야 하고, 노래를 들으려면 누군가 노래를 불러야만 한다. 생각만 해도 답답하다.
그런 면에서 볼 때 스피커는 참 고마운 존재다. 매일 손에 꼭 쥐고 있는 스마트폰도, 아침마다 울려대는 아파트 안내방송도, 유일한 낙인 TV도 스피커가 없다면 벙어리가 될 것이 분명하다. 이제 스피커 없는 세상은 상상하기도 어렵다. 모르는 새에 스피커는 우리 일상과 여가 속에서 꽤나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스피커는 다양한 곳에서 쓰이는 만큼 종류 또한 참 많다. 그래도 사실 하이파이나 AV에 푹 빠진 오디오 마니아가 아닌 이상엔 스피커를 따로 살 일은 별로 없다. 딱 하나, PC 스피커만 빼면 말이다.
데스크톱 PC의 경우 소리를 내지 못하기에 스피커가 꼭 필요하다. 소리를 듣기 위해 꼭 사야만 하고 값도 큰 부담 없는 물건. PC 스피커가 일반적으로 주는 인상이다. PC 스피커는 우리에게 그만큼 친숙한 존재다.
그렇지만 모든 PC 스피커가 꼭 그런 것은 아니다. 차별화된 품질로 승부하는 제품도 있고 남다른 기능으로 승부하는 제품도 있다. 종류가 많은 만큼 괴짜도 있다. PC 스피커로 잘 알려진 브리츠인터내셔널이 내놓은 브리츠 BR-1500 크루즈(CRUZE)가 바로 그런 물건이다.
척 보기엔 2채널 하이파이 스피커란 생각만 든다. 일단 소리를 잘 낼 것 같은 생김새가 눈길을 끌긴 하지만 그리 신기할 것은 없어 보인다. 그런데 음악 감상을 즐기는 이들은 물론이요 행사용 스피커를 찾던 이들까지도 이 제품을 꼼꼼히 살펴본다. 대체 이유가 무엇일까?
기본에 충실한 구성, 마이크 연결 기능까지 갖춰 |
브리츠 BR-1500 크루즈는 2채널 스피커다. 여기저기서 소리를 질러대는 멀티 채널 구성하고는 거리가 멀다. 저음을 꽝꽝 울려주는 서브우퍼도 없다. 대신 스피커 두 개로 2채널을 구성하는 제품인 만큼 기본에 충실한 모습을 보여준다.
사실 음악을 제대로 즐기는 이들은 2채널 스피커를 더 선호한다. 2채널 스피커가 기본 중의 기본이기 때문이다. 인위적인 음 분리도, 과장된 저역 처리도 없다. 눈을 감고 들으면 자연스럽게 각 소리의 위치가 잡힐 듯 그려진다. 사람 귀도 두 개 아니던가.
제품은 그야말로 무난하게 생겼다. 크기는 스피커 하나 기준으로 너비 140mm, 높이 240mm, 깊이 170mm로 작지만 단단하고 야무진 모양새를 보여준다. 전형적인 북쉘프 스피커의 모습 그대로다. 색상 또한 무난한 검은색이다. 모서리가 둥글게 처리된 점을 빼면 눈에 띄는 부분은 없다.
인클로저 재질은 MDF로 구성되어 있다. 나뭇결로 멋을 내 멋스럽다. 무게도 7kg 정도로 덩치에 비해 꽤 묵직하다. 플라스틱처럼 가벼운 소리를 내지 않는 것도 매력 있다. 방자형 설계라 설치 위치를 놓고 고민하지 않아도 된다.
브리츠 BR-1500 크루즈의 전면 그릴은 분리가 가능해 취향에 따라 달거나 떼고 쓸 수 있다. 그릴을 뜯어내면 마치 일반 오디오 스피커처럼 내부 유닛이 고스란히 노출된다. 전면에 살짝 무늬를 넣은 점도 이채롭다.
다른 북쉘프 스피커가 그렇듯이 이 제품 역시 무난한 2웨이 구성을 가진다. 고음을 담당하는 트위터 유닛엔 19mm 실크 돔 트위터가 쓰였다. 중음역대와 저역은 116mm 베이스 유닛이 처리한다.
본체 뒤쪽을 보면 이 제품의 특성을 한눈에 확인할 수 있다. 브리츠 BR-1500 크루즈는 한 개의 액티브 스피커와 한 개의 패시브 스피커가 짝을 이룬다. 앰프를 품은 액티브 스피커 구성 덕분에 간편하게 설치할 수 있고 충분한 음량이 확보된다. 스피커 저항은 4옴, 실효 출력은 채널당 14W씩이다.
스피커 뒷면 위쪽엔 에어 덕트가 마련되어 있다. 작은 크기의 북쉘프 스피커에서 충분한 저역을 뽑아내기 위한 설계다. 스피커 연결 단자는 클립식으로 되어 있다. 액티브 스피커가 직접 음성 신호를 받기 때문에 패시브 스피커 하나만 연결하면 된다.
후면 입력 단자는 스테레오 RCA 단자 둘, 6.35mm 마이크 입력 단자 하나로 구성되어 있다. 주 또 음량과 마이크 음량을 따로 조절할 수 있도록 되어 있다. 입력 장치를 따로 선택할 순 없다. 그냥 꽂으면 소리가 나는 단순한 구조다.
무엇보다도 마이크 입력 단자가 달린 것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 제품의 가장 큰 특징으로 꼽을 수 있는 부분이다. 마이크를 바로 스피커에 연결할 수 있는 구조 덕택에 다양한 활용이 가능하다. 마이크가 필요한 곳에서 이 제품의 진가가 드러난다.
강의실이나 회의실에서 마이크를 써야 할 때 브리츠 BR-1500은 꽤나 좋은 대안이 된다. 브리츠 BR-1500에 바로 마이크를 꽂으면 되기 때문이다. 패시브 스피커 없이 액티브 스피커 하나만 쓸 수도 있다. 야유회 등 야외에서 마이크가 필요할 때도 편리하게 이용가능하다.
BR-1500 크루즈는 기본으로 스테레오 RCA 단자를 3.5mm 규격으로 바꿔주는 케이블을 제공한다. PC 뿐 아니라 기타 3.5mm 헤드폰 단자를 갖춘 휴대기기와 연결해서 쓰기에도 괜찮다.
준수한 음질 돋보이는 다용도 2채널 스피커 |
브리츠 BR-1500 크루즈는 값 싼 PC 스피커와 확실히 수준이 다른 소리를 선사한다. 소리에 까다로운 이들도 어느 정도 만족할 만한 소리를 들려준다.
일단 소리에 과장이 없다. 정갈한 소리가 귀를 즐겁게 한다. 착색된 소리에 익숙한 이들에겐 조금 밋밋하게 다가올 수도 있지만 올라운드로 돌리기엔 오히려 낫다. 잔향도 적당하다.
실크 돔 트위터는 적당히 부드러운 고음을 들려준다. 시원스럽게 지르는 맛은 없지만 지나치게 쏘지 않아 귀에 부담이 적다. 후면 덕트 덕분에 저역 또한 적당히 울려주는 맛이 있다. 쿵쿵 울려주는 소리를 선호하는 이들에겐 아쉽겠지만 비교적 충실한 저음역을 구현했다.
다만 소리를 듣는 위치에 따라 음색 차이가 있는 편이다. 귀 높이에 맞춰 적절한 스피커 배치를 해 주면 최적의 소리를 즐길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음악을 들을 땐 충분히 제 몫을 한다. 발라드, 락, 클래식 등 다양한 장르를 무리없이 소화한다. 다만 영화를 보거나 게임을 할 땐 채널 분리가 다소 아쉽다. 제품의 문제가 아니라 2채널 구성의 한계일 따름이다. 소리 자체의 질은 괜찮은 편이다.
◇ 다양한 활용 돋보이는 브리츠 BR-1500 크루즈 = 브리츠 BR-1500 크루즈는 책상 위에서 음악을 즐기고 싶은 이들에게 충분히 매력적인 2채널 스피커다.
값 비싼 북쉘프 스피커와 비교하면 부족한 점이 보이겠지만 단지 PC 스피커라 하기엔 과할 정도의 실력을 갖췄다. 적당한 크기에 2채널·2웨이·방자형의 구성은 책상이나 책장에 두기 딱 적당하다.
앰프가 내장되어 있고 두 기기에서 음성 입력을 받을 수 있어 쓰기에도 편하다. 비단 PC 뿐 아니라 TV 등 RCA 단자를 쓰는 영상음향 기기의 스피커 역할을 하는 데도 모자람이 없다. 음악 또는 멀티미디어 재생 장치와 연결하면 미니컴포넌트 대용으로 써도 될 정도다.
마이크를 꽂아 음성 전달용 스피커로 쓸 수 있다는 점도 이채롭다. 간편한 구성으로 해당 기능을 구현할 수 있기에 활용도가 높다. 마이크가 필요한 곳이라면 어디서든 실력을 발휘한다. 손잡이가 없고 배터리가 따로 달려 있지 않아 이동식 스피커라고 하기엔 아쉬움이 있지만 일상적인 용도로 쓰기엔 부족함이 없다.
브리츠 BR-1500 크루즈는 용도를 한정짓기엔 잠재된 가능성이 남다른 스피커다. 조금 더 좋은 소리를 즐기고 싶은 이들에게도, 목소리를 구석구석 전하고 싶은 이들에게도 충분히 어필할 만한 제품이다.
베타뉴스 방일도 (idroom@betanews.net)
Copyrights ⓒ BetaNews.net
-
- 목록
-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