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e-상품 써보니…] 캐논 파워샷 G1 X


  • 강형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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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 2012-01-25 21:23:01

    캐논 파워샷 시리즈는 익서스와 함께 디지털 카메라 초창기부터 꾸준히 명맥을 잇고 있는 대표 브랜드 중 하나다. 과거에는 다양한 라인업이 존재했지만 현재는 콤팩트 시장에 익서스(IXUS)가 하이엔드 시장은 파워샷이 나눠갖는 형태로 뚜렷하게 전개되고 있다.


    하이엔드 카메라의 장점은 DSLR의 특징 중 하나인 P/S/A/M을 쓸 수 있다는 점이다. 다양한 수동 모드 조작을 통해 콤팩트 카메라보다 전문적인 느낌을 주고 있으며, 광학적 성능 또한 우위를 점하고 있어 다루기에 좋다.


    문제는 하이엔드 카메라가 DSLR의 기능을 품고 있어도 결국 DSLR이 되지 못한다는 점이다. 이는 결국 ‘이미지 센서’의 크기 때문이다.


    대부분 하이엔드 카메라의 이미지 센서는 2/3형 또는 1.7~1.8형을 쓰고 있다. 크기는 2/3형의 경우가 8.8mm x 6.6mm로 다른 콤팩트 카메라의 센서보다 크지만 가로 20mm를 넘나드는 DSLR에 비하면 코딱지 만하다는 표현이 맞을 정도로 작다.


    때문에 DSLR에 버금가는 수동기능을 갖춘 하이엔드 카메라라도 아쉬움을 줄 수 밖에 없다. 작은 센서로 인해 심도의 차이가 발생하고 표현력이나 고감도 등 약점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큰 센서를 채용하자니 크기나 렌즈 채택에 어려움이 발생하게 된다. 제조사로서는 딜레마에 빠질 수 밖에 없다.


    한편, 캐논이 이번에 야심차게 내놓은 파워샷 G1 X는 딜레마를 극복한 하이엔드 카메라가 될지 기대가 크다.

     

    ▲ 캐논에서 유례 없이 하이엔드 카메라에 대형 이미지 센서를 장착한 파워샷 G1 X.


    ◇ 파워샷 특유의 디자인 DNA 잘 살려 = 파워샷 G1 X의 디자인은 강한 느낌을 잘 전해주고 있다. 부드럽게 다듬어졌다기 보다, 투박하지만 묵직하고 신뢰감을 준다. 지금까지 파워샷 G 시리즈의 디자인이 이런 느낌을 꾸준히 줘 왔다. G1 X 또한 이런 파워샷 패밀리 DNA를 잘 물려 받았다. 젊은 사용자보다 약 30대 후반 이상의 남성 사용자들에게 어필할 듯 하다.


    크기는 생각보다 크지도 작지도 않은 적당한 수준이다. 폭 116.7mm, 높이 80.5mm, 두께 64.7mm로 여느 하이엔드 카메라와 비슷하거나 조금 작은 수준이다. 무게는 배터리와 메모리 카드를 포함해 약 534g 가량으로 무난하다.


    그립은 고무재질로 되어 있고 두툼하게 만들어져 손에 쥐는 맛이 좋다. 손이 큰 남성이 쥐어도 불편함을 크게 느끼기 어렵고 여성이 쥐었을 때에도 여유가 있어 안정적인 촬영에 도움을 준다.


    인터페이스는 단순해 보이지만 적절한 메뉴 배치로 사용에 어려움을 느끼기 어렵다. 모드다이얼이 자리하고 있어 자유자재로 P/S/A/M을 쓸 수 있고 밑에는 노출 조절 다이얼이 있어 +3부터 -3까지 1/3단계로 세밀하게 조작 가능하다. 보조 다이얼도 전면 그립부와 후면에 각각 하나씩 얹어 조작 편의를 돕는다.


    후면에는 3형 크기의 회전형 액정이 자리하고 있다. 92만 화소 사양으로 리뷰 시에 선명한 화질을 기대할 수 있으며 수평 약 175도, 회전 약 270도 가량으로 돌릴 수 있어 다양한 앵글의 촬영도 지원한다. 액정은 야외에서도 시인성이 좋아 만족감을 준다.


    이 제품의 또 다른 특징이라면 광학식 뷰파인더를 제공하고 있다는 점이다. 실상식으로 줌렌즈에 대응한다는 점은 좋지만 크기가 작고 최대 광각 상태에서는 렌즈 경통 끝부분이 보이는 등 실효성 측면은 다소 아쉽다.

     

    ▲ 3형 액정은 회전도 가능하고 화소도 높아 선명하다. 버튼이나 다이얼도 깔끔하게 배치했다.

     

    ◇ DSLR 버금가는 대형 이미지 센서에 4배 줌 렌즈의 만남... ‘이럴수가!’ = 캐논 파워샷 G1 X를 가지고 촬영을 시작했다. 하이엔드 카메라이기에 렌즈 교환은 필요 없지만 초점거리 15.1-60.4mm(35mm 환산 시 28-112mm), 조리개 F2.8-5.8 사양의 캐논 4배 줌 렌즈는 충분한 성능을 제공해 줄 것으로 기대된다. 촬영은 조리개 우선 모드에서 진행했고 이미지 셋팅은 표준으로 맞췄다.


    이 제품에서 눈여겨 볼 부분은 이미지 센서가 아닐까 싶다. 1.5형 크기의 CMOS 이미지 센서는 크기가 가로 18.7mm, 세로 14mm로 마이크로 포서드와 1:1.6 포맷의 캐논 APS-C 센서의 중간 정도되는 크기로 제법 대형 이미지 센서에 속한다.


    이는 2/3형 센서보다 3배 이상 큰 면적이고 가로 7.4mm, 세로 5.6mm의 캐논 파워샷 G12의 1/1.7형 센서보다는 6.3배에 달하는 크기다. 센서가 커 심도 표현과 고감도 노이즈에 유리하다. 캐논에 미러리스 카메라는 없지만 타 미러리스 카메라와 경쟁도 가능한 수준이다.


    RAW 촬영은 당연히 지원하지만 EOS DSLR과 동일한 14비트라는 점은 이 제품의 강점이 아닐까 싶다. 더 많은 정보를 담고 있기 때문에 후보정에 유리하다.


    이미지 센서는 1,430만 화소 사양이고 감도는 ISO 100부터 최대 12,800까지 쓸 수 있다. 디직5 이미지 프로세서와 호흡을 맞춰 반응 속도나 고감도 노이즈 억제력 등은 흠잠을 곳이 없다. ISO 4,000 부근까지는 좋은 모습이고 ISO 6,400 부터는 디테일은 줄고 노이즈가 증가하지만 제법 뛰어난 억제력을 보여준다. ISO 12,800은 웹용으로 활용하면 좋을 듯 하다.


     

    ▲ 캐논 파워샷 G1 X / CANON ZOOM 15.1-60.4mm F2.8-5.8 / ISO 400 /
    초점거리 54mm (100mm) / 조리개 F7.1 / 셔터 속도 1/200초 / 평균 측광


    35mm 환산 기준으로 28-112mm 가량의 렌즈는 비교적 무난한 성능을 보인다. 광각에서 준망원까지 커버가 가능해 풍경이나 인물 촬영 등에서 요긴하게 쓰인다. 조리개 값은 최대 광각에서 F2.8로 좋은 수준이지만 망원에서는 5.8로 조금 어둡다. 추후 제품에서 F4 가량의 망원 조리개 수치를 보여준다면 활용도가 더 높아지지 않을까 예상된다.


    결과물 자체도 의도한대로 잘 나와준다. 렌즈의 성능이 조금 아쉽게 느껴지지만 제품의 크기와 포지션 등을 감안하면 뛰어난 수준이라고 평가할 수 있다. DSLR은 크기 때문에 부담되고 렌즈교환식 미러리스 카메라는 렌즈 교환이 번거롭게 느껴진다면 파워샷 G1 X 하나로 갈증을 해소할 수 있으리라 생각된다.


    동영상 기능은 캐논 EOS DSLR에 비하면 기능이 아쉽지만 풀HD 촬영을 지원한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할 부분이다. 타 제품과 비교해 판형이 압도적으로 큰 터라 자유로운 심도 표현이 가능한 점에 주목하자. 가볍게 촬영할 요량이라면 굳이 덩치 큰 DSLR을 들고 다닐 이유가 없어졌다. 하지만 여러 기능을 고려했을 때 DSLR이 답일 것이다.

     


    ◇ DSLR에 근접한 파워샷 G1 X... 렌즈 교환 귀찮다면 서브 카메라로 적합 = 대형 이미지 센서에 광각과 준망원을 커버하는 줌 렌즈, DSLR 버금가는 기능까지 두루 갖춘 파워샷 G1 X는 렌즈교환이 되지 않을 뿐, 사실상 DSLR에 접근한 슈퍼 하이엔드 카메라다. 크기가 작은 렌즈교환식 미러리스 카메라도 있어 G1 X의 포지션이 조금 애매할 수 있겠지만 렌즈 교환 자체를 번거롭게 생각하는 소비자라면 이 제품이 큰 메리트를 줄 것이라 생각된다.


    하지만 걱정되는 부분이 있다면 가격적인 요소일 것이다. 대략 국내에서는 80만원 안팎에 가격이 책정될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 가격이라면 결국 렌즈교환식 미러리스 카메라와 경쟁을 해야 할 판국이다. 그 점에서 파워샷 G1 X가 경쟁력 있을지는 소비자가 판단해야 할 몫이다.


    DSLR에 준하는 대형 이미지 센서를 채택한 하이엔드 카메라는 과거에도 있었다. 소니의 DSC-R1이나 올림푸스 카메디아 E-10 등이 대표적일 것이다. 그러나 터무니 없는 가격 때문에 조용히 추억의 저편으로 사라지기도 했다. 파워샷 G1 X가 이 정도까지는 아니겠지만 합리적인 가격이 책정된다면 DSLR을 보조하는 서브카메라로 부상할 것으로 기대된다.


    베타뉴스 강형석 (kanghs@beta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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