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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화하는 그래픽 인터페이스, 못 따라가는 모니터


  • 최용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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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 2012-01-31 19:16:16

    새해 시작과 더불어 새로운 직장으로 이직한 디자이너 A씨. ‘새 술은 새 부대에’라는 기분으로 새 직장에서 사용할 PC를 세팅하던 A씨는 다소 난감한 상황에 처했다.

     

    디자이너 작업용인 만큼 하드웨어의 제원은 나름 ‘빠방한’ 구성이었고 모니터도 2대나 준비되어 있었지만, 막상 모니터들을 연결하려고 보니 그래픽카드의 DVI 단자가 1개에 불과해 한 대 밖에 연결할 수 밖에 없었던 것.

     

    이는 준비됐던 모니터가 DVI와 D-SUB 입력만 지원하는 ‘보통’ 제품이었기 때문이다. 결국 A씨는 HDMI를 DVI로 변환해주는 변환 젠더를 사용해 2개의 모니터를 모두 연결할 수 있었다.

     

    모니터를 1대만 사용하는 일반 사용자라면 큰 문제가 없지만, 최근에 2개 이상의 모니터로 듀얼 모니터를 구성하려 했다면 적지 않은 이들이 위와 같은 상황을 겪었을 것이다.

     

    최신의 그래픽카드는 기술의 발달과 HD(High Definition) 시대에 맞춰 3차원 그래픽 영상을 더욱 빠르고 고해상도로 화면에 뿌려줄 수 있게 됐으며, 그만큼 늘어난 정보량을 처리하기 위해 기존의 D-SUB와 DVI에 이어 영상가전을 중심으로 개발된 HDMI와 본격적인 PC용 디스플레이 인터페이스로 개발된 디스플레이포트(Display Port, 이하 DP)를 새로운 인터페이스로 받아들였다.

     

    그런데, 그래픽카드의 인터페이스가 꾸준히 업그레이드되는 것과 달리, 정작 그 화면을 보여줘야 할 모니터의 인터페이스는 그래픽카드보다 오히려 뒤쳐지면서 서서히 문제가 되기 시작하고 있다. 다수의 모니터를 쓸 수 있는 환경은 만들어졌지만, 그 다중 모니터를 구현하는 과정에서 위의 사례와 같이 모니터와 그래픽카드의 인터페이스가 맞지 않는 경우가 생기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 최신 그래픽카드 상당수는 DVI 포트가 줄어들고

    HDMI와 DP 등 차세대 인터페이스를 적극적으로 도입하고 있다

     

    ◇ 진화하는 그래픽카드 인터페이스, 제자리걸음인 모니터 인터페이스 = 최신 그래픽카드들은 HDMI나 DP 포트가 추가되면서 D-SUB는 아예 빼버리고 DVI도 단 1개만 달리는 것이 추세다. 2~3년 전만 하더라도 주력 그래픽카드 제품이 2개의 DVI 포트를 제공하는 것과 확연히 달라졌다.

     

    그러나 아직까지 대부분의 모니터는 D-SUB와 DVI라는 ‘기본 구성’을 갖춘 제품들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때문에 HDMI 이상의 단자를 갖추지 않은 '일반 모니터'로 다중 디스플레이 환경을 구성하게 될 때 문제가 생길 수 밖에 없게 됐다.

     

    물론 아직까지 2개 이상의 모니터를 동시에 쓰는 경우가 많지 않고, 최근에는 HDMI 포트도 갖춘 모니터도 많이 출시되어서 위의 사례와 같은 상황이 발생할 경우는 많이 줄어든 편이다. 실제로 대기업 브랜드 제품의 경우 DVI가 없이 HDMI만 갖추고 나온 제품도 적지 않다.

     

    또 이들 인터페이스들은 어느정도 상호 호환도 가능해 변환 젠더 등을 이용하면 위의 사례와 같이 해결할수도 있다. 하지만 이는 하드웨어에 대한 어느정도 지식이 있어야 대처할 수 있는 방법이고, 잘 모르는 일반 사용자라면 서비스센터나 주위 전문가들의 힘을 빌려야 하기 때문에 불편할 수 밖에 없다.

     

    ▲ 그러나 아직도 상당수의 모니터가 DVI와 D-SUB라는 기본 인터페이스만 제공해
    최신 그래픽카드와 다중 모니터 구성 시 문제가 생길 수 있다

     

    ◇ 비운의 그래픽 인터페이스, 디스플레이포트 = 한편, 기능이나 성능, 확장성 면에서 우수한 DP 역시 모니터업계에서 적극적으로 받쳐주지 않아 아직까지 찬밥 신세에 머무르고 있다. 특히 가전용으로 먼저 개발돼 적용 시 별도의 로열티 비용이 들어가는 HDMI에 비해 DP는 별도의 라이센싱이 필요 없는 공개된 규격임에도 불구하고 정작 모니터 업계의 채택률은 상당히 저조한 편이다.

     

    DP는 케이블 하나만으로 여러 대의 모니터를 연결할 수 있는 장점이 있으며, HDMI와 마찬가지로 디지털 영상과 음성 신호를 동시에 전송이 가능하다. 그러나 DP를 기본으로 지원하는 모니터는 대기업의 모니터들 중에서도 극소수에 불과하고, 중소브랜드중에서는 거의 없다시피하다.

     

    물론 당장 이들 최신 인터페이스가 없더라도 모니터를 연결하고 사용하는데에는 큰 문제는 없다. 게다가 신형 포트를 추가하면 그만큼 제조비용도 추가되기 때문에 경제성을 먼저 고려해야하는 제조사들 입장에서는 딱히 DP나 HDMI를 필수적으로 채택할 이유나 의무도 없다.

     

    즉 최신 인터페이스에 대한 수요 자체가 아직 크지 않은 것이 모니터의 인터페이스가 그래픽카드의 그것을 따라가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다.

     

    향후 풀HD(1080p)를 넘어서는 고해상도 디스플레이와 2배 이상의 정보처리량이 요구되는 3D 기능이 보편화되면 이를 감당하기 힘든 D-SUB와 DVI는 자연스럽게 대세에서 밀려날 것이다. 제조사들 스스로가 필요성을 느끼고 팔을 걷어부치기 전까지는 다소 불편하더라도 4종류에 달하는 다른 인터페이스를 상황에 맞춰 돌려가며 돌려 쓸 수 밖에 없을 것이다.


    베타뉴스 최용석 (rpch@beta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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