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2-02-02 19:34:57
렌즈교환식 미러리스 카메라 시장에 여러 카메라 브랜드들이 진출하면서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모두 저마다 개성과 성능을 앞세우며 소비자를 유혹한다. 국내에서도 예외는 아니다.
그 중에서 눈에 띄는 행보를 보인 것이 소니일 것이다. 지난 2010년, NEX-5와 NEX-3는 작은 크기에 DSLR에 쓰이는 대형 이미지센서 등 경쟁 제품 대비 장점을 보이며 시장에 급부상함과 동시에 국내 입지를 탄탄하게 다지는 계기가 됐다. 이들 제품은 화소나 기능이 업그레이드 되면서 NEX-C3, NEX-5N 등으로 이어지고 있다.
뒤이어 소니는 플래그십이라는 이름 아래, 역대 최고 사양을 갖출 렌즈교환식 미러리스 카메라 NEX-7을 발표한 바 있다. 그러나 태국 홍수 및 여러 악재 때문에 발매 시기가 늦춰졌고 결국 해를 넘긴 2012년이 되어서야 만나볼 수 있게 됐다.
2,430만 화소 사양의 APS-C 이미지 센서, 0.02초의 셔터 릴리즈 타임, 230만 화소의 OLED 트루파인더, 초당 10매 연사 등 사실상 A77과 큰 차이가 없는 NEX-7은 어떤 매력을 갖고 있을까?
◇ NEX 시리즈의 완성형... 흠잡을 곳 없다 = NEX-7의 디자인은 이미 NEX 시리즈의 틀을 잇고 있다. 하지만 조금 더 클래식하게 다듬어 고급스러운 느낌을 전달한다. 안정적인 라인과 디자인은 이제 따로 흠잡을 곳 없을 정도로 뛰어나다. 크기는 폭 119.9mm, 높이 69.9mm, 깊이 42.6mm로 적당하고 무게는 350g 수준으로 제법 가벼운 축에 속한다.
이번에 와서 눈에 띄는 부분은 조작성에 대한 것이다. NEX-C3나 5N이 적은 버튼 배열 때문에 혼란스러운 점이 있었으나, NEX-7은 두 개의 다이얼이 상단에 있고 버튼도 조금 더 달아 조작 편의성을 높였다. 덕분에 조작성 측면에서 조금 더 좋은 점수를 받을 듯 하다.
하위 제품에는 없었던 핫슈 단자도 달았고 내장 팝업 플래시도 있어 여러모로 활용이 가능하다는 점은 장점이다. 향후 NEX-7을 시작으로 C3나 5N의 후속 제품에도 핫슈를 달아줬으면 한다.
그립부는 NEX-C3나 5N도 뛰어났지만 NEX-7은 조금 더 좋은 그립부를 가졌다. 고무재질로 마무리 되어 있고 손에 쥐어도 불편함이 없게끔 깊게 만들어졌다. 여기에 버튼 대부분이 손에 쥐는 오른쪽에 집중돼 있어 한 손으로 버튼을 조작하기에 좋게끔 해놨다.
후면에는 3형 크기의 틸트 액정 디스플레이가 자리하고 있다. 92만 화소 사양으로 트루블랙 기술이 쓰여 선명한 화면을 볼 수 있다. 주간에도 시인성이 좋고 광시야각이라 불편함이 없다.
이 외에 상단에는 A65나 77에 채용된 OLED 트루파인더를 장착했다. DSLT에 쓰인 사양과 동일한 230만 화소 사양으로 시야율 100%, 1.09배 배율을 자랑한다. 때문에 작은 뷰파인더에서도 시원하게 피사체를 볼 수 있다. 액정에서 보이는 대부분의 정보를 볼 수 있다는 점도 나쁘지 않지만 다소 생뚱맞게 위치하고 있어 전체적인 미관을 어색하게 하는 요인이 아닐까 생각된다.
▲ NEX-C3나 5N에 비해 여러가지 측면에서 변경된 점이 많다. 후면만 봐도 크게 눈에 띈다.
◇ 플래그십 다운 성능, 결과물도 만족... DSLR 자리 넘봐 = 소니 NEX-7을 가지고 촬영을 시작했다. 렌즈는 NEX-7과 함께 출시된 E-마운트 전용 칼자이즈 24mm F1.8이 쓰였다. 조리개 우선 모드에서 촬영 했으며, 이미지 설정은 표준이다. 고화소에 칼자이즈 렌즈가 더해져 어떤 품질을 보여줄지 기대가 크다.
NEX-7은 여느 카메라와 다른 사양을 갖췄다. 2,430만 화소 엑스모어(Exmor) HD CMOS 센서에 초당 10매 연사 등 사실상 대부분의 사양이 DSLT인 A77과 유사한 면이 있다. 화소만 따지면 최고 수준이다. 삼성 NX200의 2,000만 화소가 부족하게 느껴질 정도다.
성능 자체는 불만이 느껴지지 않는다. 초점잡는 속도도 무난하고 반응 속도 역시 타 제품과 비교하면 뒤떨어지지 않는다는 느낌이다.
칼자이즈 렌즈와 만난 NEX-7은 만족스러운 수준의 결과물을 보여준다. 깔끔하면서도 정돈이 잘 되어 있다. 하지만 이는 뛰어난 해상력의 칼자이즈 렌즈 덕이라는 생각이다. 기존 소니에서 내놓은 18-55mm F3.5-5.6 OSS 렌즈나 다른 E-마운트 기반의 렌즈는 2,400만 화소의 품질을 제대로 소화해낼지 의문이다.
고감도 노이즈 처리도 고화소 카메라라는 점을 감안하면 뛰어나다. ISO 3,200까지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으며 ISO 4,000 부터는 디테일은 떨어지고 컬러 노이즈가 증가한다. ISO 12,800 이상 부터는 사실상 웹용으로 활용 가능하다. 삼성 NX200은 ISO 고감도 영역에서 컬러노이즈 패턴이 비정상적으로 나타나는데 비해 NEX-7은 잘 억제하는 모습이다.
▲ 소니 NEX-7 / Carl Zeiss Sonnar E 24mm F1.8 T* / ISO 100 / 초점거리 24mm
/ 조리개 F9 / 셔터 속도 1/80초 / 평균 측광 / 조리개 우선 / 표준 설정
카메라 설정을 위한 조작은 NEX-C3나 5N에 비해 좋지만 주요 설정은 아직도 메뉴를 통해 해야 한다는 점은 조금 아쉽다. 하지만 감도 조절이나 노출 등은 상단에 있는 두 개의 다이얼과 후면에 있는 다이얼을 통해 쉽게 할 수 있어 즉각적인 대응이 가능하다. 향후 다양한 메뉴 조절을 위한 버튼을 두 개 정도 더 달아주면 좋을 것 같다.
애매하게 장착된 뷰파인더도 조금 아쉽다. 차라리 이를 제거하고 가격을 조금 더 낮췄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꼭 뷰파인더를 장착해야 플래그십이 되는 것은 아니다. 기능이나 화질 자체는 A77과 차이는 없지만 전자식이라 광학식에 비해 감성적인 맛은 덜하다.
◇ 만족스러운 성능에 매력 갖춘 플래그십 미러리스 카메라 = 우선 NEX-7 자체는 일부 애매한 것을 제외하면 뛰어난 성능에 품질까지 두루 갖춘 실력파 카메라다. 화질 자체도 잘 정제되어 있으며, 여러 첨단 요소를 갖추면서 매력을 잘 끌어내고 있다. 뷰파인더 위치나 버튼 인터페이스를 잘 다듬어 차기 제품을 선보인다면 경쟁력을 계속 이어갈 수 있으리라 예상된다.
처음 선보인 칼자이즈 24mm F1.8 렌즈는 압도적인 해상력이 돋보인다. 물론 브랜드 명성과 성능 덕에 가격은 다소 비싸지만 확실하게 ‘돈 값 하는’ 렌즈다. 크기가 조금 큰 것이 아쉽지만 이 정도면 고성능 표쥰 단렌즈로는 합격이다.
NEX-7은 프리미엄 렌즈교환식 미러리스 카메라로는 높은 완성도를 갖췄다. 앞서 발매된 삼성 NX200과 비교해도 충분히 성능이나 화질 등에서 우위에 있다고 판단된다. 물론 렌즈의 차이가 있으니 향후 동일하게 18-55mm 렌즈 상에서 비교하는 자리를 마련해 보고자 한다.
베타뉴스 강형석 (kanghs@beta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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