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방/인터뷰

블레이드앤소울 '소리의 반란', '귀를 기울이면 감동이 들린다!'


  • 이덕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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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 2012-02-23 18:52:02

    <블레이드앤소울 사운드 총괄 송호근 실장>

     

    “왼손은 거들뿐!” 인기 만화 슬램덩크에 나오는 명대사다. 오른손은 슛을 쏘고, 왼손은 공을 잡아주는 역할만 한다는 뜻이다. 온라인게임에서 그래픽이 ‘오른손’이라면, 사운드는 ‘왼손’의 역할이다. 게임을 할 때 그래픽은 칼 같이 챙겨도 사운드는 어물쩍 넘어가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주목받지 못했던 사운드가 반란을 일으켰다. 공교롭게도 올해 최고 기대작 '블레이드앤소울'에서 시작 됐다. 블소 사운드를 총괄하는 송호근 실장은 “게임의 재미는 사운드에서 시작한다”며 ‘소리의 반란’을 선포했다. 그가 이끄는 엔씨소프트 사운드실은 무려 5년 동안이나 블소 사운드를 갈고 닦으며 '반란(?)'을 모의했다.

     

    블소는 온전히 ‘소리’의 게임으로 봐도 무방하다. 보통 게임들은 사운드를 나중에 제작하지만, 블소는 기획 초기단계부터 사운드를 먼저 제작 했다. 사운드가 기획방향까지 움직일 만큼 절대적이다. 송호근 실장은 블소 사운드의 핵심키워드 5가지를 이야기했다.

     

    에너지 = 블소는 에너지가 충만한 게임이다. 한 마디로 기가 쎄다. 엔씨소프트의 완벽주의와 유저들의 기대감이 만나 게임의 에너지를 폭발시켰다. 악녀와 성녀를 넘나드는 '남소유', 팜프파탈 카리스마 '진서연' 등 살아 꿈틀대는 캐릭터의 에너지는 이제 김형태표 아트로도 감당하지 못할 수준까지 왔다. 

     

    진작부터 사운드 팀이 팔을 걷어 붙였다. 그래픽 팀이 캐릭터의 외형을 만들고 사운드 팀은 그속에 숨을 불어 넣는다. 그제서야 게임은 완전한 생명을 얻었다. 송 실장은 “단순히 효과음을 전달하는 수준를 넘어 게임의 에너지를 표현하기 위해 고민했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모션 사운드라는 구체적인 방식을 구현했다.

     

    캐릭터의 움직임, 카메라의 각도, 타격대상의 재질, 캐릭터 상, 하체의 움직임 등 세세한 동작을 놓치지 않고 소리에 담았다. 활을 쏠 때도 활시위를 당길때의 팽팽한 에너지를 소리로 표현했다. 이렇게 만들어진 총 2만여 가지의 음향은 블소가 품고 있는 ‘에너지’의 근간을 이룬다.

     

    화면을 360도 돌릴 때 현장감을 느낄 수 있도록 요소요소에 사운드를 추가했다. 공간별로 음향이 전파되는 잔영까지 세세하게 표현했다. 송 실장은 “5.1채널 환경에서 게임을 하면 지금까지 경험하지 못한 최고의 에너지감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느낌 = 블소는 무협 게임이다. 하지만 조금 특별한 무협이다. 송호근 실장은 블소 사운드를 연구하기 위해 중국 무협영화와 드라마를 수없이 봤다고 한다. 하지만 중국무협에는 답을 찾을 수 없었다. 오히려 촌스럽기만 했단다. 뭔가 느낌이 안 산다. 무협과는 다른 느낌의 동양적 소리가 필요했다. 많은 고민을 했다. 동양과 서양의 소리들을 아울러 새로운 소리를 만들기 위해 노력도 했다.

     

    OST 거장 이와시로 타로 감독을 거의 삼고초려 하다시피 섭외해 게임의 OST를 제작했다. 이와시로 타로 감독은 ‘바람의 검객’, ‘귀무자2’, ‘살인의 추억’, ‘적벽대전’ 등 영화, 게임을 넘나드는 음악 명인이다. 엔씨소프트는 사운드 팀은 제갈공명을 만난 유비처럼 이와시로 감독과 블소의 소리를 창조했다.

     

    정서 = 그렇게 ‘소리’의 감을 잡았다. 그들이 찾은 해답은 정서다! 무협영화의 ‘소리’가 아닌 동양의 ‘정서’를 파고 들었다. 무사도, 복수와 원한, 한과 슬픔, 웃음과 비장미 같은 동양의 정서를 소리에 담았다. 가장 서양적인 사운드인 오케스트라 연주도 넣고, 국악연주자들과 교류해 대금이나 가야금 등 한국적 색깔도 가미했다.

     

    락과 테크노, 아프리카 토속음악, 남미음악까지, 각국의 다양한 음향을 게임에 넣었다. 이렇게 만든 소리들은 게임의 정서를 표현하기 위해 적제적소에 배치됐다. 그래서 블소의 사운드는 누가나 공감할 수 있는 '정서'를 담고 있다. 사운드 자체만으로도 동양적의 미를 한껏 품고 있다. 

     

    정보 = 유저가 게임을 하면서 인지를 할 수 있는 건 두 가지다. 시각적인 것과 청각적인 것. 그러나 시각적으로 표현되지 않는 정보들이 있다. 눈으로 보이는 것만으로는 공간의 분위기를 100% 느낄 수 없다.

     

    정보를 완벽하게 채워주는 건 소리다. 시각적으로 판별되지 않는 불분명한 부분을 소리가 채워준다. 그래픽과 소리를 촘촘히 얽어 만들 낸 게임만이 재미와 감동을 선사할 수 있다. 그래서 블소는 게임 중간에 시네마틱 영상을 삽입했다. 그 자체가 한편의 영화처럼 짜여져 있다.

     

    텍스트로 처리해도 되건만 등장인물의 모든 대사에 성우의 음성을 입혔다. 목소리가 입혀진 캐릭터들을 더욱 생명력이 넘친다. 블소에서 사운드는 게임의 정보를 유저에게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매개체다.

     

    감동 = “사운드는 감동을 뒷받침 해준다” 송호근 실장의 소리에 대한 철학이다. “사운드는 눈에 보이는 것이 아니라 들리는 것이다. 귀를 기울인 만큼 더 큰 감동을 느낄 수 있다”. 실제로 블소 테마음악은 300가지나 된다. 국내외 정상급 성우진 120여명이 음성 더빙을 맡았다.

     

    단지 캐릭터의 전투음성을 더빙하기 위해 오디션을 통해 성우 40명을 선발했다. 이와시로 감독과의 협업을 위해 일본에서 거의 살다시피 했다. 감동을 소리로 구체화 하는 작업을 5년 동안이나 했다. 웬만한 의지가 아니면 엄두도 못낼 일이다. 

     

    그는 곧 있을 3차 CBT에선 사운드에 주목하라고 당부했다. 새로 추가되는 '대사막' 지역과 '용맥타기' 부분에선 귀가 쫑긋 설만한 색다른 소리를 들을 수 있을 것이라 귀띔했다. 그는 “레벨 업에만 치중하지 말고 다양한 소리를 음미하며 감동을 즐겼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블소 할 땐 귀를 기울려라! 그러면 더 많은 재미와 감동이 들릴 것이다. 블레이드앤소울, '소리의 반란'은 시작됐다. 


    <검의 호쾌한 타격감을 살리기 위해 실제 칼을 사용해 사운드를 녹음했다>


    <국내외 정상급 성우 120여명이 음성제작에 참여했다>

    <각국의 다양한 악기들을 이용해 동양적인 정서를 담았다>


    베타뉴스 이덕규 (press@beta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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