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2-03-09 12:02:58
리니지 유저들이 힘을 모아 한 어린이의 생명을 살렸다. 지난 1월 31일 리니지 홈페이지의 게시판에 한 아기의 아버지가 도움을 요청하는 글이 올라왔다. 구순구개열을 앓고 있는 생후 40일 된 영아의 수술비가 없어 수술을 받지 못하고 있다는 다급한 사연이다.
리니지 유저이기도 한 아이의 부모는 수술비를 마련할 길이 없어 발만 동동구르고 있는 상황. 엔씨소프트 리니지 운영자는 가족의 사정을 홈페이지 메인에 올렸고, 순식간에 게임 전체로 확산됐다. 이어 유저들끼리 자발적으로 수술비 마련 모금 운동을 펼쳤다. 리니지 유저들의 적극적인 참여로 1달 예정이었던 모금운동은 단 2시간 만에 목표금액 400만원을 채웠다. 아기는 4월에 수술을 받으며, 엔씨소프트 직원과 유저들이 직접 병문안도 갈 예정이다.
유저들이 자발적으로 나서 어려움에 처한 이웃을 돕는 사연은 어제 오늘일이 아니다. 작년 4월에는 ‘아이온’ 유저들의 헌혈로 산모와 아기의 생명을 구한 사연이 화제가 됐다. 한 산모가 출산 중 출혈과다로 급히 Rh-B형의 혈액이 필요하다는 글이 올라오자, 15명의 아이온 유저들이 자청해 헌혈해서 위기를 넘겼다.
리니지2에선 한 유저의 어머니가 사고로 중화상을 입고 수술비를 감당하기 힘들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혈맹 유저들이 돈을 모아 2,400만원을 수술비에 보탰다. 이중에선 게임에서 적대관계에 있던 혈맹들도 모금에 참여해 감동을 주었다.
어려운 가정형편 때문에 결혼식을 올리지 못했던 리니지2의 한 부부 유저의 결혼식 이야기도 유명하다. 이들 부부는 남편이 교통사고를 당해 반신마비가 되고 사회생활이 어려워지자 남편의 신경치료, 정신건강을 위해 ‘리니지2’를 시작했다. 이같은 딱한 사연을 알게 된 동료 게이머들은 부부를 위한 선물로 사이버 결혼식을 마련해 준 것이다. 결혼식 날 이들 부부는 실제로 뜨거운 눈물을 흘려 주위를 감동시켰다.
리니지, 아이온 같은 MMORPG에서 이웃돕기 행렬이 이어지는 이유는 유저간 소통이 다른 게임보다 활발하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MMORPG는 짧게 즐기고 끝내는 오락의 개념이 아니라 현실과 다른 삶을 사는 또 다른 세계”라며 “유저들이 게임속에서 사회를 형성하는 과정에서 남을 돕기 위한 동기부여를 받게 된다”고 말했다.
베타뉴스 이덕규 (press@beta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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