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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너리티 리포트가 현실로… ‘손짓’으로 PC 부리는 시대 온다!


  • 방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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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 2012-05-24 10:58:27


    영화 ‘마이너리티 리포트’에서 특히 기억에 남는 장면을 꼽으라면 많은 이들이 톰 크루즈가 현란한 손짓으로 컴퓨터를 조작하는 모습을 떠올린다. 물론 당시엔 단지 상상 속 미래였을 뿐이다.


    그렇지만 불과 10년 만에 막연히 상상하던 미래의 모습이 현실이 됐다. 아직 현실이라고 하기엔 조금 이르지만 설레발칠 만큼은 되는 것 같다. 연구소가 아닌, 가정에서도 누구나 양손을 휘저어 PC를 다룰 수 있게 됐으니 말이다.


    23일 국내 시장에도 윈도우용 키넥트가 출시됐다. 또 이보다 며칠 앞서 리프라는 동작 인식 장치가 소개되어 화제를 모은 바 있다. 바야흐로 동작 인식으로 PC를 다룰 수 있는 기본 환경이 갖춰진 것이다.

     

    ▲ 영화 마이너리티 리포트의 한 장면. 손을 이용한 PC 조작은 더 이상 꿈이 아니다.
     

     

    동작 인식 기술, 시작은 게임으로부터


    동작 인식 기술을 현실로 끌어내는 시도는 게임 업계에서 먼저 했다. 단순히 패드에 달린 버튼을 누르는 것에서 벗어나 직접 몸을 움직여 캐릭터를 조작한다는 상상을 현실화한 것이다. 결국 체감형 게임 시대가 열렸다.


    소니컴퓨터엔터테인먼트유럽이 2003년 내놓은 ‘아이토이’를 그 출발점으로 꼽을 만하다. 소니는 웹캠을 빼닮은 소형 캠코더를 PS2에 접목해 집에서 즐길 수 있는 흥미로운 체감형 게임을 만들어냈다.


    동작 인식 게임에 물꼬를 튼 것은 닌텐도 위다. 닌텐도 위는 위모트, 위핏 등의 컨트롤러를 갖추고 동작 인식을 게임에 잘 녹여내며 소비자의 호응을 이끌어내는 데 성공했다. 제원만 놓고 보면 PS 3, 엑스박스 360에 미치지 못했지만 감성만큼은 확실히 사로잡았다.

     

    ▲ 닌텐도 위(Wii)는 동작 인식 게임으로 큰 인기를 끌었다


    닌텐도 위의 성공에 자극을 받은 MS와 소니 역시 동작 인식 컨트롤러를 추가로 선보이며 시장 공략에 나섰다. 그래서 나온 것이 바로 키넥트와 PS 무브다. 두 장치의 맞대결에선 키넥트가 우세승을 거뒀다. 이는 엑스박스 360이 다시금 시장에서 확실히 자리매김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됐다.

     

     

    가능성 인정받은 동작 인식, 이번엔 PC 차례


    키넥트의 등장 이후로 PC 업계에서도 동작 인식에 대한 움직임이 본격적으로 드러나기 시작했다. 일부 해커들이 키넥트를 해킹, PC에 연동해 다양하게 활용하는 모습이 알려지면서 상상이 현실화될 조짐이 보인다. 결국 MS는 2012년 윈도우용 키넥트를 따로 내놓게 된다.


    최근 화제를 모은 리프(LEAP) 역시 동작 인식을 현실로 만드는 것을 목표로 내걸었다. 이 장치를 PC에 연결하면 손과 손가락의 움직임으로 PC를 제어할 수 있다. 윈도우와 맥을 모두 지원하며 장치의 값도 70달러에 불과하다.


    이들 장치를 꽂으면 PC도 사람의 움직임을 알아채는 눈이 생긴다. 하드웨어는 준비가 끝난 상태다. 이제 남은 것은 소프트웨어의 뒷받침이다. 얼마나 많은 개발자가 이에 호응할지가 관건이다.

     

    ▲ 리프(LEAP)의 소개 영상. 동작 인식의 가능성을 보여준다.

     

    동작 인식, 과연 PC의 미래를 바꿀 수 있을까?


    PC는 끊임없이 진화하고 있다. 그렇지만 입력장치는 30년째 제자리걸음이다. 지금 이 순간에도 우리는 마우스와 키보드를 이용해 PC를 다룬다. 슬슬 변화가 필요한 때다.


    동작 인식으로 PC를 다룬다면 어떻게 될까? 한결 직관적인 조작이 가능해질 것이다. 그렇지만 손짓으로 PC에게 명령을 내리는 것이 늘 편하다고 장담할 순 없다. 지금 우리가 마우스와 키보드를 누를 때를 생각해 보자. 운동량으로만 따져도 단순히 손가락과 손목을 슬쩍 움직이는 쪽이 손을 이리저리 놀리는 쪽보단 적은 것이 당연하다.

     

    공중에 손을 휘저어봤자 키를 누르는 것 같은 구분감이 있을 리도 만무하다. 키보드와 마우스에 너무나도 익숙한 데다 대부분의 사용자 인터페이스가 이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만큼 어쩌면 더 불편할 수도 있다. 동작 인식이 현재 입력 방식을 대체하려면 사용자 인터페이스도 그에 맞게 변화해야 할 필요가 있다.


    물론 동작 인식이 적용되면 작업 효율이 크게 개선될 영역도 많다. 손으로 주물주물 순식간에 빚어낼 형상도 PC에선 렌더링 소프트웨어를 이용해야 하니 복잡하다. 손만 몇 번 움직이면 금방 끝나는 직관적인 작업에선 동작 인식의 진가가 드러날 것이 분명하다.

     

    ▲ 동작 인식이 널리 퍼지려면 소프트웨어의 뒷받침이 반드시 필요하다


    호기심을 동하게 했던 영화 속 그 기술, 동작 인식은 이제 현실이 됐다. 남은 건 우리가 이를 얼마나 잘 활용하느냐에 달렸다. 충분한 호응과 더불어 소프트웨어 지원이 뒷받침된다면 입력 방식의 혁명도 기대해 볼 만하다.


    비록 동작 인식이 지금 당장 우리의 PC 라이프를 바꾸진 못하겠지만 잠재력만큼은 충분하다. 손짓으로 모든 것을 해결하는 세상, 이제 시간문제다.


    베타뉴스 방일도 (idroom@beta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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