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드웨어

저장장치 시장 SSD가 대세? HDD 아직 살아있다!


  • 최용석
    • 기사
    • 프린트하기
    • 크게
    • 작게

    입력 : 2012-05-30 17:57:23

    최근 PC 분야에서 주목받고 있는 ‘울트라북’의 광고를 보면 거의 공통적으로 볼 수 있는 문구들이 몇 가지 있다. ‘얇고 슬림한 디자인’, ‘가벼운 무게’, ‘오랜 사용 시간’ 등등이 그것이다.

     

    특히 ‘작고 가볍지만 강력한 성능’과 ‘○초 내로 끝나는 부팅 속도’ 등 성능과 관련된 언급도 적지 않다. 데스크톱은 물론 일반 노트북에 비해서도 덩치가 작은 울트라북이 ‘우수한 성능’을 낼 수 있는 비결은 주 저장장치인 SSD(Solid State Drive)가 있다. 기존 하드디스크 드라이브(Hard Disc Drive, 이하 HDD)보다 월등히 빠른 데이터 처리능력 덕분에 PC의 전체적인 성능이 향상된 듯한 효과를 내기 때문이다.

     

    울트라북 뿐만 아니라 기존의 노트북, 데스크톱 시장에서도 SSD의 약진이 눈에 띈다. 운영체제와 기본적인 애플리케이션을 설치하기에 적당한 120GB(기가바이트) 전후 용량의 제품들의 가격이 최근 크게 인하되면서 저장장치 시장 점유율이 눈에 띄게 상승하고 있는 것.

     

    특히 ‘디아블로3’와 ‘블레이드 앤 소울’ 등으로 대표되는 차기 대작 게임들이 잇따라 등장하며 게임 PC의 성능을 끌어올리기 위한 방편으로 SSD가 다시금 주목받고 있는 상황이다.

     

     

    ▲ 서서히 되살아나고 있는 HDD 업계 = 반면 전통적인 저장장치인 HDD 시장은 작년 말 터진 태국 홍수의 그림자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못했다. 제품 공급이 오랜 시간 불안정한 상태가 이어지며 그나마 장점인 ‘가격’마저도 SSD에 많이 따라잡혔다. SSD가 HDD를 완전히 역전하고 ‘주 저장장치’의 자릴 꿰차게 되는 시간이 머지 않았다는 말도 자주 듣는다.

     

    그렇다면 정말 HDD는 저장장치 시장의 주도권을 완전히 SSD에 넘겨준 것일까. 그렇지는 않다. 기존의 HDD 제조사들은 SSD에 대해 아직까지 큰 ‘위협’을 느끼지는 않는 것으로 보인다.

     

    최근 웨스턴디지털(이하 WD)은 10,000rpm의 하이엔드급 HDD인 ‘벨로시랩터’ 시리즈의 최신 모델인 1TB(테라바이트) 제품을 선보였다. 최신 고성능 SSD에 비하면 왕년의 ‘벨로시랩터’도 성능이 무기가 될 수 없기 때문에 만약 HDD가 SSD에게 주도권을 완전히 내준 상황이라면 등장하기 힘들었을 제품이다.

     

    그러나 일반 HDD에 비해 고성능을 내면서도 대용량(1TB)를 구현했다는 점은 SSD에 비해 확실한 장점이다. WD는 이번 신제품이 하이엔드급 PC 사용자와 워크스테이션과 같이 고성능과 고용량을 모두 요구하는 환경에서 좋은 반응을 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전체적인 저장장치 시장 상황도 여전히 HDD 업계에 유리한 상황이다. 각종 ‘스마트’ 기기의 등장으로 네트워크를 통해 오가는 데이터의 양이 급증하고, ‘클라우드’의 도입으로 인해 기업들은 막대한 용량의 저장장치를 필요로 한다.

     

    웹서버나 미디어 서버 처럼 성능이 중요한 분야에는 SSD를 도입할 수 있지만, 최소 페타바이트(FB, 테라바이트(TB)의 1,000배 용량) 단위가 요구되는 기업의 데이터 저장공간에 대한 수요는 여전히 비용 대비 제공되는 용량이 탁월하고 안정성이 검증된 HDD의 몫이다.

     

    또 대기업 뿐만 아니라 중소 규모 사업장 역시 대용량 데이터 저장장치에 대한 수요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이는 NAS와 같이 중소규모용 사업장에 적합한 스토리지 솔루션 시장을 확대시키는데 큰 힘이 되고 있다.

     

    씨게이트도 최근 NAS와 같은 외장형 스토리지 전문 브랜드인 라씨(LaCie)를 인수하기 위한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기존 HDD에 기반한 스토리지 라인업을 확보하고 강화하기 위한 움직임인 셈이다.

     

     

    HDD가 SSD에 따라잡히게 만들었던 ‘태국 홍수’의 여파 역시 올해 3분기 이후부터는 홍수 이전 수준으로 회복될 전망이다. 지난 홍수때 큰 타격이 없던 씨게이트는 물론, 타격을 입은 WD 역시 올해 내로 HDD 생산 및 공급량을 예년 수준으로 회복시킨다는 계획이다.

     

    기술의 발전 역시 멈추지 않고 있다. 어느새 단일 드라이브로 3TB의 용량을 구현한 HDD 업계는 올해 내로 디스크(플래터) 장장 1TB, 즉 최대 4TB의 드라이브를 선보일 전망이다. SSD가 ‘성능’으로 앞서는 사이 HDD는 ‘용량’에서 한 발짝 더 앞서는 상황이다.

     

    즉 SSD가 HDD를 완전히 뒤집는 것는 아직까지는 시기상조라 할 수 있다. 다만 SSD가 HDD를 쫒는 입장에서 이제는 ‘공존’하는 대등한 입장으로 올라섰다는 점이 올해 SSD 진영이 거둔 가장 큰 성과라 할 수 있겠다.


    베타뉴스 최용석 (rpch@betanews.net)
    Copyrights ⓒ BetaNews.net





    http://m.betanews.net/562169?rebuild=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