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e-상품 써보니...] 소니 알파 NEX-F3


  • 강형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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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 2012-07-02 18:14:56

    소니가 렌즈교환식 미러리스 카메라 NEX 시리즈를 발표했을 때, 우려와 기대가 교차했다. 기대감은 다양한 시도를 즐기는 소니가 무언가를 해줄 것이라는 부분이었고 우려는 성급하게 준비한 제품으로 인해 시장에서 사라질지도 모른다는 것 때문이었다. 결과적으로 NEX 시리즈는 시장에서 꽤 좋은 인기를 얻고 있는 렌즈교환식 미러리스 카메라로 꼽힌다.


    NEX 시리즈는 3가지 라인업으로 분류된다. 보급형 NEX-3 시리즈, 중급기 NEX-5 시리즈, 플래그십인 NEX-7 등이다. 여기서 NEX-5는 5N으로 한 번 마이너 업그레이드가 이뤄졌고 NEX-3도 NEX-C3로 마이너 업그레이드가 단행됐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NEX-C3는 F3로 한 번 더 업그레이드가 이뤄졌다. C3 시리즈의 캐주얼함은 유지하면서도 여성에게 어필하는 기능을 갖추며 최대한 빨리 트렌드를 반영하려는 노력이 엿보인다. 배우 손예진을 홍보모델로 앞세우면서 여성 소비자를 공략하고 있는 이 제품이 과연 어떤 매력을 지니고 있을까?

     


    ◇ NEX 패밀리룩 이어가는 디자인, 완성도는 최고 = NEX-F3의 디자인은 기존 NEX 시리즈에서 큰 변화가 없는 채로 출시됐다. 이는 좋게 말하면 패밀리룩을 이어간다는 의미이고 나쁘게 말하면 변화 없이 기존 프레임을 재활용한다는 의미가 될 수 있다. 하지만 기존 프레임이 워낙 완성도가 좋기 때문에 더 이상의 무언가를 기대하는 것은 당분간 어렵지 않을까?


    그립감은 역대 렌즈교환식 미러리스 카메라 중 최고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뛰어나다. 그립이 깊고 두툼해서 손에 쥐어도 불편함을 느끼기 어렵다.


    인터페이스는 깔끔하게 정리돼 있다. NEX 시리즈의 특징인 휠 다이얼을 중심으로 버튼이 배치돼 있으며 한 손으로 쉽게 조작 가능하다. 하지만 주요 기능을 완벽하게 설정할 수 있도록 하지 않은 점은 아직까지 불만 사항으로 꼽힌다. 주요 기능 설정을 위해서는 최소한 버튼 두 번 이상은 눌러야 하기 때문이다.


    버튼 옆에는 소니 카메라의 장점인 대형 액정 화면이 자리한다. 3형 크기, 92만 화소 사양으로 NEX 시리즈와 동일하다. 게다가 플립형이기에 완전히 올리면 셀프 카메라도 가능한데, 여성을 노린 점도 이 액정 때문이리라. 사실, 남성에게는 큰 의미 없는 기능일 수도 있다.


    카메라의 크기는 렌즈교환식 미러리스 카메라라는 점을 감안하면 작다. 타 하이엔드 카메라 수준인데, 제조사가 밝힌 자료에 따르면 폭은 117.3mm, 높이는 66.6mm, 두꼐가 41.3mm다. 무게는 배터리를 장착했을 경우 약 314g 수준이다.

     

    ▲ 후면 액정이 플립 방식으로 180도 회전해 셀프카메라 촬영이 가능하도록 했다.


    ◇ 높은 휴대성과 뛰어난 화질은 소장가치 충분 = 여심을 노린다는 소니 NEX-F3를 가지고 촬영을 진행했다. 렌즈는 기본 번들킷으로 주로 18-55mm f/3.5-5.6 OSS 렌즈가 쓰였다. 다이얼은 조리개 우선 모드에 이미지 및 모든 카메라 설정은 기본(표준)에 맞췄다. 명부와 암부를 보정하는 DRO나 별도의 선보정 옵션은 쓰지 않았다.


    결과물은 최신 기종다운 모습이다. 타 렌즈교환식 미러리스나 하이엔드 카메라 대비 큰 APS-C 규격 이미지 센서를 얹었기 때문인데, 화소 역시 1,610만 사양으로 디테일을 살리는 데에는 큰 문제가 없어 보인다.


    감도는 ISO 200부터 16,000까지 쓸 수 있다. 기본적으로 고감도 셋팅을 통해 감도 지원 영역을 확대하려는 느낌이 강하다. 대신에 이미지 프로세서 자체의 고감도 노이즈 억제력은 만족스러운 수준을 보인다. ISO 3,200까지는 좋은 품질의 결과물을 기대할 수 있다.

     

    ▲ 번들렌즈의 한계로 주변부 화질 저하 현상이 있지만 비교적 안정적인 결과물을 보여준다. 
    ▶NEX-F3 ▶SEL1855 f/3.5-5.6 OSS (18mm) ▶ISO 1,600 ▶ 조리개 F5.6

    ▶셔터속도 1/60초 ▶평균측광 ▶이미지 설정:표준


    하지만 번들렌즈 자체의 성능 한계로 이미지 주변부 화질은 좋다고 보기 어렵다. 현재 NEX와 호환하는 E-마운트 렌즈 확보는 소니가 당장 해결해야 할 과제가 아닐까 생각된다. 아니면 빠른 리뉴얼을 통해 18-55mm 렌즈를 대체할 것을 내놓아야 할 것이다.


    동영상 성능은 뛰어난 편이다. 보급형 제품임에도 AVCHD 코덱 기반의 풀HD 해상도(1,920 x 1,080) 동영상을 지원하고 옵션 또한 30/24 프레임으로 나뉘어 있어 취향에 따라 선택할 수 있다. 용량을 줄인 MP4 규격의 동영상도 1,440 x 1,080과 640 x 480 해상도로 제공된다. 옵션이 다양해 일반 사용자가 쓰기에 불편함이 없을 듯 하다.


    NEX-F3가 내세우는 큰 장점 중 하나가 바로 셀프 사진 촬영이다. 틸트 액정 때문인데, 실제 사용해보니 불편함이 발생한다. 그립 때문인데, 일반적으로 쥐고 촬영 할 때는 검지 손가락을 셔터 위에 놓고 촬영하기 편하게 디자인 되어 있으나 셀프카메라 촬영을 위해 카메라를 뒤집는 순간 걸림돌로 작용한다.


    흔히 셀프카메라 촬영을 하려면 한 손으로는 어떤 제스처(V를 그리거나 손을 뺨 위에 대거나)를 취하게 되고 다른 한 손으로 셔터를 누른다. 그 과정에서 이질감이 발생한다. 카메라를 제대로 쥘 수 없으므로 과격한 떨림이나 불안감이 생기는 것. 차라리 손가락이 올라가는 편한 자리에 별도의 셔터 버튼을 배치하거나 전원 스위치를 다른 곳에 배치하고 그 자리에 별도의 기능 및 셔터 버튼을 장착했다면 좋았을 것 같다.


    NEX의 불편한 조작감은 이 제품 역시 여전하다. 일부 모드에서 감도나 화이트밸런스 등을 설정하려면 버튼을 두 번 이상 눌러야 되고 메뉴 역시 여러 기능을 동시에 바꾸기 위해 꽤 부지런히 움직여야 한다. 한 번 설정하면 메뉴 페이지가 꺼지고 촬영 모드로 돌입하기 때문이다.

     


    ◇ 아쉬운 점 있지만 가격대 만족도 높은 렌즈교환식 미러리스 카메라 = 소니 알파 NEX-F3는 여심을 공략한 제품으로 요구에 충실히 부합하는 기능을 제공하고 있다. 이것은 어떻게 보면 약이 될 수도 있고 독이 될 수 있다. 그래도 이 제품이 가격대비 성능이 좋다는 점은 부정할 수 없다. 소니스타일 기준, 기본 번들킷이 74만 8,000원. 타 렌즈교환식 미러리스 카메라와 비교해도 충분히 경쟁력 있다.


    분명 장점이 있는 NEX-F3라지만 아직 자축하기에 이르다. 소니 NEX가 가야할 길은 아직 멀었다. 사용자 친화적이지 않은 인터페이스 구조와 부족한 렌즈군은 빨리 개선되어야 한다. 이 두가지만 해결되어도 소니의 렌즈교환식 카메라 시장 제패는 결코 꿈이 아닐 것이다. 카메라는 화소와 성능만 가지고 말하는 물건이 아니라는 것을 기억하자.


    베타뉴스 강형석 (kanghs@beta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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