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엡손이 11일 서울 밀레니엄 힐튼 호텔에서 새로운 개념의 헤드마운트 디스플레이(HMD)인 ‘모베리오 BT-100(MOVERIO BT-100)’을 발표했다.

 

대형 화면과 3D 입체영상이 디스플레이 업계의 중요한 이슈로 자리잡고 있는 가운데, 헤드마운트 디스플레이는 이를 모두 만족시키는 개인용 디스플레이로 주목받고 있다.

 

그런 가운데 엡손이 선보인 모베리오 BT-100은 주변 환경을 볼 수 없던 기존의 헤드마운트 디스플레이와 달리 주변 환경도 그대로 볼 수 있는 ‘시스루(See-Through)’ 방식을 적용한 것이 특징이다.

 

모베리오 BT-100는 초소형 프로젝터가 헤드마운트 디스플레이의 양쪽에 내장되어 있고, 도광판과 투명한 하프 미러를 통해 반사된 영상이 사용자에게 전달되는 구조다.

 

덕분에 주변 환경이 그대로 비쳐 보이는 동시에 고화질 영상을 대형 스크린에서 보는 듯한 효과를 동시에 누릴 수 있다는 것이 엡손 측의 설명이다. 간단히 말해 안경이나 선글래스의 알(렌즈)에 프로젝터의 투사 화면이 그대로 비치는 셈이다. 기존의 헤드마운트 디스플레이들은 불투명 LCD를 사용함으로써 장착하면 주변을 볼 수 없었다.

 

▲ 한국엡손 관계자가 모베리오 BT-100을 착용한 채로 발표를 진행하는 모습

 

모베리오 BT-100는 헤드마운트 디스플레이를 머리에서 벗지 않아도 주변 환경을 볼 수 있기 때문에 길을 걸으면서도 영화를 감상하고, 준비된 자료를 화면으로 읽는 동시에 청중을 보고 프레젠테이션을 진행하는 등의 작업이 가능하다. 특히 기존의 헤드마운트 디스플레이와 마찬가지로 모베리오 BT-100 역시 3D 입체 영상 감상이 가능하다.

 

또 고정된 크기의 화면만 보여주는 다른 제품들과 다르게 모베리오 BT-100는 보는 초점 거리에 따라 5미터 앞에서는 80인치, 20미터 앞을 보면 320인치에 준하는 초대형 화면을 보는 듯한 느낌을 제공한다고 엡손 측은 강조했다. 화면 해상도는 960×540(QHD)로, 사람들이 많이 쓰고 있는 스마트폰의 화면 해상도와 비슷한 수준이다.

 

 

모베리오 BT-100는 안경형 헤드마운트 디스플레이와 콘텐츠를 재생하고 제어하는 유선 컨트롤러로 구성되어 있다.

 

컨트롤러는 최대 6시간 연속 재생이 가능한 리튬 폴리머 배터리와 마우스와 같이 포인팅 조작이 가능한 터치패드를 가지고 있다. 특히 안드로이드 운영체제를 적용해 안드로이드용 앱을 추가로 설치해 이용할 수 있으며, 와이파이 무선랜을 통해 인터넷을 검색하거나, 유튜브와 같은 인터넷 동영상 서비스 등도 즐길 수 있다.

 

한국엡손의 스즈키 모토시 대표는 인사말을 통해 “그동안 주변을 볼 수 있으면서 영상이나 화면을 보는 헤드마운트형 디스플레이는 터미네이터나 로보캅 같은 SF 영화에서나 볼 수 있었지만, 이번 엡손 모베리오 BT-100은 그런 가상의 기술을 현실화한 제품이다”라며 “주변 환경을 볼 수 없는 기존 제품과 달리 주변이 모두 보이는 ‘시스루’ 방식 모베리오 BT-100은 엡손의 앞선 프로젝터 기술력의 집약체로, 아직 초기 단계인 헤드마운트 디스플레이 시장이 한 걸음 더 발전하고 대중화를 앞당기는 새로운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스탠드 얼론 방식의 모베리오 BT-100는 마이크로 SD/SDHC 카드에 영화나 동영상, 사진, 음악 등을 저장하고 이를 재생하는 방식으로 구동한다. 스마트폰이나 외부 기기 및 외부 영상을 입력할 수 없으며, 엡손은 차기 제품에서 이를 개선한다는 방침이다.

 

또 새로운 방식을 시스루 방식을 적용한 이번 모베리오 BT-100의 시장 반응을 본 후, 기능과 디자인 등을 한층 개선한 후속 제품도 개발 및 출시할 계획이라고 한국엡손 관계자는 전했다. 모베리오 BT-100의 가격은 80만원 선으로, 온라인 몰을 통해 판매될 예정이다.

 

베타뉴스 최용석 (rpch@beta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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