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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발 HDD 사태...‘착한 가격’ 지킨 외장하드, 그 배경은?


  • 최용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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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 2012-07-11 18:31:51

    지난 2011년 10월 경, IT 업계 전반에 걸쳐 적지 않은 영향을 끼친 사고가 태국에서 발생했다. IT 업계에서 핵심적인 저장장치로 널리 쓰이고 있는 하드디스크 드라이브(HDD)의 태국 소재 주요 공장들이 유래 없는 대홍수로 인해 상당수 물에 잠기는 사태가 발생한 것.

     

    생산 라인이 멈추고 하드디스크 공급이 뚝 끊기면서 IT 업계에는 비상이 걸렸다. 특히 하드디스크를 ‘소모품’으로 쓰는 기업 시장은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재고로 남아있던 하드디스크는 순식간에 동이나고, 가격은 하루가 다르게 폭등했다.

     

    ▲ 태국에 위치한 주요 HDD 제조사들의 공장이 물에 잠기며 심각한 공급부족이 발생했다

     

    한국도 예외는 아니었다. 당시 잘 나가던 500GB와 1TB 용량대 제품들의 가격이 2배, 3배씩 껑충 뛰었다. 핵심 부품인 하드디스크의 가격이 뛰자 PC의 가격도 덩달아 뛰었다. 연말 성수기를 맞은 PC 시장은 그야말로 된서리를 맞았다.

     

    그런 태국 홍수 사태가 일어난지 벌써 9개월 정도의 시간이 흘렀다. 천정부지로 치솟았던 하드디스크의 가격도 어느덧 작년 이맘때의 가격과 비슷한 수준으로 떨어졌다. 업계에서는 올해 하반기 말쯤 되어야 하드디스크의 가격이 예년 수준으로 완전히 회복될 것으로 보고 있다.

     

    ◇ 하드사태 중 가격 선방한 외장하드, 그 배경은? = 그런데 하드디스크 공급 부족이 가장 심각했던 작년 말에서 올해 초까지, 같은 하드디스크를 원 재료(?)로 하면서도 유독 외장하드만큼은 상대적으로 가격 인상 폭이 크지 않았다.

     

    일각에서는 ‘외장하드를 사서 분해해 쓰는 것이 싸다’라는 말까지 나올 정도였다. 같은 하드디스크임에도 불구하고 외장하드가 나름 가격 방어에 성공한 이유는 무었일까.

     

    LG전자 외장하드 유통사인 컴매니아의 하진갑 팀장은 “내장형 제품에 비해 외장하드의 가격 인상 폭이 적었던 것은 LG전자를  비롯한 외장하드 제조사들이 가격 인상을 최소한으로 억제했기 때문”이라고 그 배경을 설명했다.

     

    ▲ 일반 내장형 하드디스크의 가격은 휘발유처럼 외부 요인에 민감하다

     

    단품으로 유통되고 오픈프라이스가 적용되는 내장형 하드디스크 제품들은 시장 상황이 가격에 그대로 반영될 수 밖에 없다. 수요에 비해 공급이 부족하면 순식간에 가격이 치솟을 수 밖에 없는 구조다. 이는 램(RAM)이나 CPU 등 다른 PC 주요 부품들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하 팀장은 “당시 외장하드 판매율 1위를 기록하던 LG전자가 소비자들의 부담을 우려해 영업 이익을 줄이는 방향으로 가격 상승을 최소한으로 억제했고, 경쟁 브랜드들 역시 이에 동조하는 추세로 흘러가면서 상대적으로 외장하드의 가격 인상폭은 적었었다”고 당시 상황을 밝혔다.

     

    이는 외장하드가 내장형 제품과 달리 하나의 ‘완제품’의 성격을 가졌기 때문에 제조 및 유통사 차원에서 어느 정도 가격 조절이 가능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작년인 2011년 통계청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물가 상승률 대비 가격 인상폭이 가장 적은 품목으로 외장하드가 선정된 것으로 나타났다. 그 기준이 된 제품이 LG전자의 장수 베스트셀러 외장하드이자, 당시 판매율 1위를 기록하던 ‘XD5’ 모델이라고 하 팀장은 귀띔했다. 이 제품의 온라인 쇼핑몰 점유율은 작년 8월 이후 월 평균 20%대를 기록했으며, 올해 상반기에도 20% 이상의 점유율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 외장하드 가격 안정화를 주도한 LG전자 외장하드 XD5

     

    어떠한 상품이든지 한 번 오른 가격은 내리기가 어렵다. 제조사 및 공급사 입장에서도 가격 상승은 그만큼 이익으로 직결되기 때문에 가격 인하에 소극적인 경우가 많다. 대표적인 예로 휘발유 가격을 들 수 있다.

     

    그런 상황에서 제조 및 유통사들이 앞장서 제품 가격 인상을 최소한으로 억제하는 모습은 소비자 입장에서 매우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다.

     

    하 팀장은 “아직 작년 태국 홍수의 여파가 완전히 가신 것은 아니지만 7월달로 접어들면서 추가적인 가격 인하 요인이 반영됨으로써 외장하드의 가격은 소비자들이 체감할 수 있을 만큼 좀 더 인하될 전망”이라며 “물가 상승이 사회적인 이슈가 되며 가계 부담이 늘어난 요즘, 앞으로도 소비자들의 부담을 줄여 혜택으로 돌려주는 방향으로 마케팅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어렵고 힘든 상황에서도 ‘착한 가격’을 지켜온 외장하드 업계가 앞으로도 그런 모습을 유지하기를 기대해 본다.


    베타뉴스 최용석 (rpch@beta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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