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방 인터뷰

“클라우드 서버는 새로운 기회를 창출한다” 호스트웨이 이한주 대표


  • 김태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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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 2012-08-06 10:30:12


    인터넷은 많은 현대인이 매일 사용하고 있다. 정보를 찾고, 자료를 보관하고, 동영상을 감상하고, 친구들과 의견을 나누는 등 이미 일상생활 깊숙이 자리 잡고 있다. 


    이렇게 자주 사용하는 인터넷이지만, 이것이 어떻게 작동하는지 일반 사람은 잘 알지 못한다. 그저 온라인에 접속해 유용하게 쓰고 있을 뿐이다. 그렇담 여기서 한 번 생각해보자. 인터넷에서 접하는 수많은 자료는 어디에 저장되어 있는 것일까? 궁금한 사람이 많을 것이다.


    이런 역할을 하는 것이 바로 ‘서버’다. 인터넷의 근간에는 서버가 존재하고, 사람들이 웹브라우저를 통해 접하게 되는 웹사이트와 그 안에 담긴 자료는 서버에서 불러와 보여주는 결과물인 것이다.


    서버는 컴퓨터다. 우리가 사용하는 PC를 서버로 꾸릴 수 있다. 하지만 수많은 사람이 접속하는 웹사이트를 안정적이고 효율적으로 운영하기 위해서는 전용 하드웨어가 필요하다. 기업들은 이런 서버를 직접 꾸리기도 하고, 운영과 관리를 대행해주는 IDC(인터넷 데이터 센터, Internet Data Center)를 사용하기도 한다.


    그런데 최근에는 서버도 진화를 거듭해 하드웨어를 구매하지 않아도 쓸 수 있는 ‘클라우드 서버’가 나타났다. 아직 국내에서는 많이 알려지지 않아 낯선 분야인 클라우드 서버, 이 영역에서 활발하게 사업을 펼치는 기업이 있다. 바로 호스트웨이다. 최근 이 회사의 이한주 대표를 만나 클라우드 서버를 비롯한 다양한 이야기를 나누어 봤다.


    ▲ 호스트웨이 이한주 대표


    호스트웨이는 대학 동창 4명이 창립한 것으로 알고 있다. 많은 사업 분야가 있었을 텐데, 웹호스팅을 선택한 이유가 있나?
    한국에서 태어나 중학교 때 아버지를 따라 미국에 가게 되었다. 대학 전공은 생물학이었는데, 대학원에 다니면서 열정적인 교수님을 바라보니 내 길이 아닌 것 같았다. 이 무렵 같은 대학 나온 컴퓨터 공학을 전공한 선배가 같이 인터넷 사업을 시작해 보자는 권유를 했다.

     

    시카고 대학 동창 4명이 모여서 사업 구상을 하게 되었는데, 여러 가지 이야기가 나왔지만 사업 같지 않았다. 이 때가 인터넷이 막 뜨기 시작한 무렵이었는데, 웹호스팅을 살펴보니 진짜라는 생각이 들었다. 인터넷이 없어지지 않는 이상 웹호스팅은 누구한테나 필요하다. 직접 금을 캐는 것은 아니지만, 장비는 누구에게는 필요하다. 이런 점이 우리에게 맞는다는 생각에 웹호스팅을 하게 되었다.


    지금 뒤돌아 보면 그때의 결정이 잘 맞았다고 생각하나?
    그렇다. 어느 정도 맞아떨어진 거 같다. 98년 사업을 시작한 이후로 빠르게 성장한 것은 아니지만, 꾸준히 성장해 지금까지 왔다. 현재 12개국에 진출해 있다.


    한국 진출은 언제 이루어졌나?
    미국 시카고에서 시작한 기업인데, 한국에 제일 처음 지사를 세웠다. 그때가 2000년이다. 약간은 무모했지만, 저기도 기회가 보이니 빨리 들어가자는 생각에 멋모르고 들어왔다.


    운이 좋았다. 2002년 지금 건물을 인수했다. 그때 당시 회사들이 어려운 시기였는데, 이 건물을 지은 회사가 과도한 투자 탓에 매물로 내놓게 되었고, 우리가 인수했다.


    미국과 서울 그리고 인도까지 오가며 일일이 사업을 챙기는 걸로 알고 있다. 스케줄이 정말 빡빡할 것 같다.
    시간을 미국, 한국, 인도, 비행기 등으로 4등분 해서 사용하고 있다. 진득하게 한곳에 있는 스타일이 아니라서 그런지 잘 맞다. 특히 비행기에서 개인 시간을 보낼 수 있어 여가 생활을 많이 즐긴다.


    미국과 한국을 오가며 사업을 하다 보니 문화적 차이도 눈에 보일 것 같다. 어떤가?
    미국 인구가 3억이다. 전체적으로 경제 성장률이 높진 않지만, IT 분야는 다르다. 기술 혁신이 미국에서 가장 많이 나오고, 시장 자체도 규모가 크다. 성장 속도, 기업의 가치, 규모, 매출액 등 모든 것에서 스케일이 달라진다. IT쪽은 미국에서 하는 게 더 좋지 않나 생각한다. 하지만 향후엔 한국과 동남아 쪽이 미국보다 더 좋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클라우드 서버에 관한 이야기를 안 할 수 없다. 아직 한국은 활성화가 되지 않은 상태인데 사업하기 어렵지는 않나?
    시간문제라고 본다. 클라우드가 대세이긴 하지만, 하루아침에 세상이 바뀌지 않는다. 클라우드에 맞는 고객 니즈가 있고 아닌 경우도 많다. 호스트웨이는 웹호스팅을 토탈 제공하고 있다. 점점 더 클라우드에 맞는 고객이 늘어날 것으로 본다.


    클라우드 서버를 써야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새로운 기술이 기존의 기술이 대체하는 경우가 있다. 카카오톡이 이 범주에 들어간다. 카카오톡으로 말미암아 점차 사람들이 SMS를 안 쓴다. 하지만 클라우드 서버는 이와 다르다. 기존에 잘 쓰고 있는 것을 굳이 클라우드 서버로 옮길 필요는 없다. 클라우드 서버는 완전히 새로운 플랫폼이다. 새로운 비즈니스를 만들어 준다. 클라우드 서버가 있기 때문에 여태까지 시작도 못 했던 여러 프로젝트가 시작되고, 스타트업이 생길 수 있다.


    조금 이해가 되지 않는데, 상세히 설명해 달라.
    내가 새로운 서비스를 개발한다고 예를 들어보자. 처음 서비스 시작 시 얼마나 들어올지는 아무도 모른다. 하지만 최소 몇만~몇십만 명을 고려해 준비하게 된다. 그런데 투자자한테 어떤 아이디어가 있는데, 몇십만 명이 사용할 수 있는 시스템이 필요하니 몇억을 투자해 달라고 하면 선뜻해 줄 사람은 없다. 아이디어는 좋지만 그런 이유로 스타트를 못 하는 일이 생긴다. 하지만 클라우드 서버가 나옴으로 말미암아 이젠 누구나 쉽게 시작할 수 있다. 클라우드는 종량제로 쓴 만큼 돈을 낸다. 초기 투자 비용이 적어도 서비스 시작하는 데 문제가 없는 셈이다.


    이는 스타트업뿐만 아니라 기업에도 통용된다. 좋은 아이디어가 있지만, 회사에서 인프라를 제공에 제약이 생겨 프로젝트 시작이 어려운 경우가 많다. 클라우드 서버를 사용하면 이런 문제를 해소해 인프라 때문에 못 한다는 이야기는 줄어들게 될 것이다.

     

    ▲ 클라우드 서버는 기존 물리적 서버를 대체하는 것이 아닌 새로운 비즈니즈 모델이라고 이한주 대표는 설명했다


    국내에서 경쟁 업체는 어디를 보고 있나?
    여러 업체가 있겠지만, 현재 한국 내에서는 KT와 경쟁하는 모양새다. 하지만 솔직히 KT보다는 해외업체가 한국에 진출할 때 본격적인 경쟁이 시작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일전에 MS가 윈도우 애저를 국내에 발표했다. 윈도우 애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윈도우 애저는 물리적 서버가 싱가폴에 있다. 그렇기 때문에 호스트웨이의 클라우드 서버보다 성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한국 내수 시장에서 크게 성공하기는 어렵다고 본다. 대기업을 상대로 마케팅을 진행하리라 생각한다.


    글로벌 시장으로 보면 결국 윈도우 애저와 경쟁할 수밖에 없지 않나?
    윈도우 애저 좋다. 하지만 서비스 프로바이더로 시작한 회사와 소프트웨어 회사에서 서비스받는 것은 근본적인 차이가 있다. MS는 소프트웨어 회사니 서비스 회사는 아니지 않은가?


    사업을 처음 시작할 때에는 클라우드 서버가 정말 좋다. 하지만, 어느 정도 규모가 갖춰지고 성장 곡선이 평행선을 유지하게 되면, 상황에 따라서는 서버호스팅이 더 쌀 때도 있다. 그럼 그걸 유연하게 왔다 갔다 할 수 있는 서비스 업체를 선택해야 한다. 그런데, MS는 그것이 안 된다. 한번 사용하면 계속 쓸 수밖에 없다. 호스트웨이는 웹호스팅에 관해 총체적으로 제공하고 있어, 이런 부분도 해결된다. 아마존이나 MS 같은 회사보다 우리 같은 호스팅 업체를 쓰는 것이 유리하다고 볼 수 있다.


    스타트업 이야기가 나왔는데, 국내도 요즘 스타트업을 하는 사람이 많다. 미국과 다른 점이 있나?
    개인적으로 스타트업에 관심이 많고 투자도 하고 있다. 근데 한국과 미국의 차이점은 너무 확연하다. 처음 30초부터 차이가 난다. 한국에 투자처를 찾는 한국 스타트업은 이걸로 어떻게 돈을 벌 것인가에 관해 이야기만 하고, 아이템에 대해서는 거의 끝나갈 때쯤이나 들을 수 있다. 당신이 하고 싶은 아이디어는 무엇이고, 어떻게 사람들 생활을 바꾸고 낫게 해주며, 재미나게 해줄 것인지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싶은데 돈 벌 이야기만 한다. 돈 버는 건 나중 일이다. 아이템만 확실하고 사람이 모이면, 수익은 자연스럽게 뒤따라 온다.


    이건 투자자들의 문제도 크다. 젊은 사람들이 스타트업을 하려는데, 돈을 어떻게 벌 것인지는 나중의 문제다. 한국 투자자들의 마인드도 좀 바뀔 필요가 있다.


    한국 스타트업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나?
    한국 시장만 바라보지 않았으면 한다. 한국은 5천만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 글로벌 마인드를 가지고 전 세계에 보편화된 애플리케이션에 도전해라. 한국 내에서도 쉽지 않겠지만, 어차피 사업 시작할 거면 큰 걸 보지 왜 작은 걸 보냐. 더 적극적으로 할 필요가 있다.


    과거엔 한국 웹사이트와 미국 웹사이트가 많이 달랐다. 싸이월드가 미국에서 실패한 원인도 UI의 영향이 컸다. 그런데 아이폰 나오면서 UI에 대한 생각이 많이 바뀌었다. 보편화된 UI를 만드는데 일조했다고 본다. 즉, 아이폰 덕에 한국 사람이 생각하는 UI와 미국, 전 세계 사람이 생각하는 UI의 격차가 많이 좁혀졌다. 그렇기에 한국서 만든 애플리케이션도 글로벌 시장에서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


    호스트웨이 클라우드 서버를 사용하면 이런 글로벌 진출에도 도움이 된다는 걸로 알고 있다.
    물론이다. 호스트웨이는 현재 12개국에 진출해 있다. 그리고 국내에서 비용을 지불하지만, 현지에서 클라우드 서버를 개설해 바로 쓸 수 있다. 해외 서버 개설을 국내에 클릭 몇 번으로 할 수 있는 셈이다. 호스트에이의 강점이라고 할 수 있다.


    웹호스팅 사업을 펼치기 때문에 암만해도 기업이 타깃일 수밖에 없어 보인다. 개인 사용자에게도 많이 알려지면 좋을 듯한데, 이와 관련해서는 계획하는 바가 없나?
    워드프레스를 활용해 클라우드 서버를 제공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티스토리, 야후, 네이버 등 좋은 블로그 툴이 많지만, 정형화된 틀에서 벗어나고 싶은 사용자도 있다. 이런 사람을 위해 클라우드 서버를 기반으로 그 위에 워드프레스를 얹혀 싼 가격에 제공할 예정이다. B2C 사업을 본격적으로 진행하는 것은 아니다. 돈을 벌기보다는 인프라를 제공하는 회사로서 클라우드 서버로 이런 것도 할 수 있다는 하나의 예를 보여주기 위함이다.


    제 2의 IDC를 준비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해외 기업은 국내에 데이터 센터 짓기를 꺼리는 편인데, 문제는 없나?
    순조롭게 진행 중이다. 내년 초에 삽 뜬다. 한국이 아시아에서 데이터 센터 짓기엔 가장 좋은 곳이다. 대만, 홍콩, 싱가폴보다 기온도 낮고, 안정적인 전기 수급, 태풍이나 지진에 안전하다. 여러 면에서 한국이 좋지만, 규제 문제로 기업들이 꺼린다. 제 생각에 이런 문제는 풀릴 것 같다.


    마지막으로 인생 선배로서 한국 대학생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은?
    무엇을 하든지 5년은 해라. 어디든 들어가서 5년 동안은 진득하게 있으면 뭔가 길이 분명히 보인다. 자기 일만 하지 말고, 옆 부서, 옆 사람이 하는 것도 치밀하게 바라보면서 깊게 파고들면 전문가가 된다. 남들이 부러워하는 직업만 찾지 말고, 기회가 있다면 5년 동안 열심히 해봐라. 그러면 자기한테 많은 도움이 된다. 요즘 너무 일찍 포기하는 사람이 많다. 그러지 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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