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사설

동글형 안드로이드 컴퓨터의 가능성


  • 이상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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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 2012-08-21 10:27:16

    안드로이드 탑재 동글 모양의 컴퓨터가 우리의 일상생활을 크게 변화시킬 가능성이 엿보인다. 단순 안드로이드 PC가 아닌 전용 단말기로서 새로운 비즈니스 및 서비스 탄생을 예고한다는 것이다.

     

    최근 IT관련 뉴스에서 USB 메모리를 닮은 작은 컴퓨터가 자주 등장한다. ‘동글형’ 컴퓨터 또는 ‘스틱형’ 컴퓨터라고 하는데 사실 이 같은 종류의 소형 컴퓨터는 10여 년 전부터 존재했다. 작은 크기만으로는 그다지 새롭지 않다는 것. 그러나 기술 발전으로 이 동글형 컴퓨터는 우리의 생활을 크게 변화시킬 존재로 변모하려 한다. 물론, 그 중추 기술에는 안드로이드가 활용되고 있다.

     

    동글형 컴퓨터와 안드로이드 

    모두가 인지하고 있듯이 소비자 대상 기기들은 갈수록 소형화되어가는 추세다. 일례로 셋톱박스로 분류되는 애플의 3세대 ‘애플TV’는 98×98×23mm의 크기와 272g이라는 무게로 ‘손바닥 크기’를 현실화했다. 이러한 트렌드는 스마트폰에서도 재현되고 있다. 스마트폰은 “보다 큰 화면이 필요하다”는 딜레마에도 기술적으로는 “보다 작고·얇고·가벼운”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

    = 동글형 컴퓨터 ‘CX-01 미니 안드로이드TV 박스

     

    동글형 컴퓨터는 이 같은 소형화의 “최종형태”라 할 수 있는 디바이스이면서 주머니에 넣을 수 있는 크기와 적당한 기능/성능, 그리고 저렴한 가격이라는 특징을 지닌다. 사진은 동글형 컴퓨터 ‘CX-01 미니 안드로이드TV 박스(이하, CX-01)’로 생김새는 USB 메모리와 크게 다르지 않지만 엄연히 하나의 컴퓨터다.

     

    재미있는 것은 HDMI 출력 단자를 이용해 TV와 연결되고 이로써 TV는 디스플레이 역할을 한다는 점이다. CX-01은 USB 버스 파워로 구동되며 USB 연장 케이블을 통해 본체 측 마이크로 USB 단자와 TV의 USB 단자가 연결되어 충전되는 구조다. USB 연장 케이블은 다소 번거로울 수 있지만 전원 어댑터를 사용하는 것과 비교하면 편리할 게다. 본체 역시 주머니에 쏙 들어가는 크기이므로 손쉬운 이동이 가능하다. 네트워크는 802.11b/g/n 속도의 무선 랜을 제공하고 무선 방식의 USB 마우스나 키보드로 입력이 가능하다.

     

    운영체제는 당연한 말이지만 안드로이드 4.0(아이스크림샌드위치)가 탑재되어 있다. 다양한 USB 기기 지원을 위해 API나, 주요 애플리케이션용 UI 또한 구현이 가능하다.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것이 가격인데 8GB 모델이 6만 원 정도 한다. 안드로이드만이 가능한 장점이라 할 수 있다.

     

    새로운 비즈니스 예고 

    동글형 컴퓨터는 전혀 새로운 형태의 서비스를 만들어낼 가능성이 크다. 한 가지로 예로 휴대용 셋톱박스를 생각해볼 수 있겠다. CX-01은 셋톱박스 기능을 가진 안드로이드TV다. 소프트웨어 플랫폼으로서 안드로이드는 물론 TV서비스를 위한 애플리케이션을 갖추고 있다.

     

    즉, CX-01은 ‘휴대용 서비스 플랫폼’인 것이다. 멀티미디어 서비스 공급자 입장에서는 더 이상 바랄게 없는 디바이스인 셈이다. 사용자는 큰 화면에서 즐기고 싶고 또 다양한 장소에서 즐기고 싶은 것이 당연한 이치. 그러나 현재 대중화된 셋톱박스는 크고 무거워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가족 구성원별 콘텐츠 관리가 불가한 것도 단점으로 지적된다.

     

    손안의 동글형 컴퓨터는 온가족이 공유하는 디바이스가 아닌 ‘개인 소지품(디바이스)’로서 부담 없이 가지고 다닐 수 있다. 출력 장치와 콘텐츠는 다양할지라도 클라이언트 디바이스가 하나로 통일되므로 서비스 운영도 한결 편리해진다.

     

    비즈니스 형태로서는 좀 더 다양하게 생각해볼 수 있는데 예를 들면 최근 통신 사업자는 콘텐츠 서비스를 늘려 고객과의 약정 기한을 연장하고자 한다. 동시에 대부분의 콘텐츠 서비스 사업자도 자사 서비스에 다양성을 부여하기 위해 갖은 노력을 기울인다. 이러한 요구에 동글형 컴퓨터는 안성맞춤이다. 대량 발주 시 제조원가는 내려가므로 무료로 제공할 수도 있다. 투자금은 콘텐츠 이용료로 충당하면 된다.

     

    물론 풀어야 할 과제가 없는 건 아니다. 대표적으로 보안과 품질, 내구성, 크기와 입력 방법에 대한 연구가 필요하다. 특히, 콘텐츠를 취급할 때 반드시 챙겨야 하는 게 보안과 품질이다. 콘텐츠 서비스 사업은 콘텐츠 개발자와 계약을 통해 콘텐츠를 수급하고 이를 시청자에게 보낸다.

     

    이때, 콘텐츠를 불법으로 빼내 공유되거나 제3자에게 재판매될 경우 서비스 유지 자체가 불가능할 수 있다. 통상 안드로이드는 이 같은 불법 행위 차단에 능하지 않다. 이른바 탈옥(Jailbreak)을 사전에 차단할 수 있는 방법이 강구되어야 한다. 상용 서비스인 이상, 일정 수준의 콘텐츠 제공도 중요하다.

     

    데이터 전송을 위한 규칙도 마련해야 한다. HD(High Definition)급 해상도는 데이터 양이 많기에 현재 컴퓨팅 환경에서 일정 수준의 품질 확보가 쉽지 않으므로 랜 환경에서 하나 이상의 콘텐츠를 이용하는 경우 그 중 하나가 네트워크를 점유하는 등의 대한 대책이 필요하다.

     

    예를 들면, 개개의 네트워크 이용에 상한선을 설정할 수 있는 기술을 적용해 이용자 모두가 문제 없이 콘텐츠를 시청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열에 대한 대책도 요구된다. 동글형 컴퓨터는 일반적인 셋톱박스와 비교하면 크기가 작아 방열에 어려움이 따른다.

     

    그 밖에도 컴퓨터에 익숙한 사용자라도 직관적인 조작 및 입력이 힘들다면 쉬이 적응하지 못할게다. 쓰기 힘들면 서비스에 대한 신뢰도 떨어지기 마련이다.

     

    다양한 해결 과제를 안고 있지만 이러한 디바이스를 저렴한 가격에 구입할 수 있다는 것은 분명 환영할 만한 일이다. 여기서 출발한 아이디어는 좀 더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는 방법으로 구현될지도 모른다. 안드로이드 탑재 동글형 컴퓨터를 이용한 다양한 서비스가 시도되기를 기대해본다.


    베타뉴스 이상우 (oowoo7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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